이상적인 당신을 꿈꾸지 말라. 갖고 싶은 것과 가질 수 있는 것, 누구에게나 이 사이의 간극은 존재한다. 얼마 전 야망으로 가득한 당신을 봤다. 당신 곁에는 오롯이 사랑을 줄 수 있는 연인이 있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보다 나은, 그럼으로 인해 신분을 상승시켜줄 수 있는 배우자를 원했다. 그런 배우자는 당신이 원하는 만큼, 당신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일, 돈, 명예 등 당신 만큼이나 중요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연인과 같은 사람만이 당신을 감당할 수 있음을 알았다.

당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우리는 이상적인 나와 실제의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이상적인 기준을 향해 갈 때는 자존감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준에 미달하면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이상적이라는 것은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계획대로 되겠지만, 이내 좌절하게 될 것이다. 가장 좋은 성과를 기준으로 매일을 산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으니까. 환상은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나에게 맞는 이상사회를 찾아 영원히 방황해야 할 테니까.
직함은 당신이 아니다. 직장에서 존경받지만, 가정에서는 외면받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생활에서는 직위, 재산, 명예에 대한 존중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남의 시선이 곧 나인 것처럼 착각할 때가 있다.
국회에서 일할 때다. 국회는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이 있으니, 소위 '갑중의 갑'이라고 불린다. 대기업 총수가 국정감사에 불려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부터, 지역구 사업예산을 달라며 읍소하는 이들을 자주 봤다. 하지만 그들의 속이 겉과 같겠는가. 이 분에 겨운 대우가 나를 향한 것이 아님을 착각하지 않도록 애써야 하는 것이다. 당신이 국회를 나오는 순간 한낱 보통사람이 될 테니까.
집과 회사를 오가는데 치여서 '진짜 나'가 사라진 것 같을 때가 있다. 관계는 있지만 '함께' 하지는 않는다. 관계를 감당하는 것마저 노동일 때가 있다. 이렇게 아프고 귀찮은 감정에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받아야 하는 것일까. 당신도 나도 외롭고 나약한 존재인데, 환상적인 존재인 것처럼 보여야 할 때가 있다. 그 괴리에서 오는 공허함과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다. 누군가는 '신속하게 돌아가는 채널처럼 어지럽고, 최대로 키운 볼륨처럼 시끄러운'이라고 표현한 이 세상에서 화려함 속의 고독함을 찔릴 때, 그 부끄러움을 애써 감추려 하고 있다. 그 비뚤어진 자의식이 당신에게 상처주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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