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도로 차선 개선 노력은 굼뜨면서 교통사고 줄기만 바라나

관리 소홀로 제구실을 못하거나 빛 반사율이 낮은 도료를 쓴 도로 차선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발하는데도 당국의 개선 노력은 턱없이 굼뜨다는 지적이다. 예산 타령만 하면서 도색 개선을 늦잡죄는 사이 시민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는 비판 여론마저 높다. 대구시가 교통사고를 줄인다며 대대적인 교차로 구조 개선사업을 벌이면서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차선 재도색은 게을리해 개선 의지가 약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다.

특히 야간이나 우천 시 차선 식별이 매우 어렵다는 게 운전자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도심 구간도 많아 '스텔스 차선'으로 불릴 정도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로 사고로 연결될 만큼 위험천만이다. 물론 어두운 가로 조명이나 빗길 수막현상 등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현행 교통노면표시 규정보다 밝기가 크게 떨어지는 저휘도 도색 차선이 도심 교통사고를 키우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 당국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2012년 차선 밝기를 130mcd(밀리칸델라)에서 240mcd로 높이고 고휘도 도료를 쓰도록 매뉴얼을 고쳤다. 하지만 대구 도로 차선이 안전 운전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불평이 쏟아진다. 빛 반사 성능을 높인 도료로 재도색하고는 있으나 최근 3년간 바뀐 차선은 전체의 28%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관련 예산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2016년 30억원에서 지난해 27억원, 올해 23억원으로 줄었다. 이렇듯 기존 차선을 방치하는 사이 빗길 사고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대구 전체 교통사고의 7.6%(5천224건)가 빗길 사고로 63명이 숨졌다.

게다가 3, 4년마다 차선을 다시 손봐야 하는데 지금의 진행 속도로는 전체 차선 재도색까지는 하세월이다.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예산을 늘리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교통사고 적은 안전도시, 대구'라는 목표가 헛구호가 안 되려면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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