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천대로나들목' 신설두고 대구시와 3산단 공장주들 갈등

“고가도로 아래로 대형화물차 못다니고 교차로 사라져 불편” 반발

22일 대구 북구 노원로 9길 도로에 신천IC 건설로 인한 공장 진출입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2일 대구 북구 노원로 9길 도로에 신천IC 건설로 인한 공장 진출입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제3산업단지(이하 3산단)와 신천대로를 직접 연결하는 '신천대로IC'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3산단 입주업체들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대구시는 북대구IC 진입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된다는 입장이지만, 공장주들은 IC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옹벽이 기존 교차로를 막고 대형차량의 공장 진·출입을 방해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3산단 재생사업의 하나로 2021년까지 329억원을 들여 3산단과 신천대로를 잇는 고가도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3산단에서 북대구IC에 진입하려면 침산교 방향으로 2km를 우회해야 한다. 대구시 계획대로 노원로 9길을 따라 길이 400m, 폭 19.5m의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3산단에서 북대구IC 진입이 20분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곳 공장주 265명은 대구시의 설계안이 3산단의 교통여건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건 고가도로 아래 도로다. 인도를 포함한 도로 폭이 9.5m에 그쳐 대형화물차 진입에 필요한 최소한의 도로폭인 11m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

공장주 이모(48) 씨는 "지난해에도 대구시 관계자들을 불러 폭 9.5m의 도로에서 14m 길이의 트레일러 등 대형 화물차의 진·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연까지 해서 보여줬지만 설계가 바뀌지 않았다"면서 "설계대로 고가도로가 건설되면 공장 운영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물류량이 몰리는 아침시간대 주변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문제는 고가도로 초입 140m 구간에 건설되는 옹벽으로 팔달북로8길의 허리가 끊기고 교차로 기능을 상실한다는 점이다.

인근 공장주 박모(49) 씨는 "멀쩡히 다니던 진입로가 막혀 들어오는 차량마다 한참 우회해야 한다. 공장 입지의 핵심은 교통인데 재산가치가 폭락한 셈"이라며 "고가도로 개설은 3산단 입주업체들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에게나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양측은 이 밖에도 신천대로 합류 램프구간의 시작지점과 횡단보도 설치 등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옹벽 대신 교각을 세워 교차로 단절을 막고 대형화물차 통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원회 정한우(64) 위원장은"설계단계에서 공장주들과 조금만 소통했다면 불필요한 분쟁이 없었을텐데 안타깝다. 대구시가 원안을 고수한다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시 산단재생과 관계자는 "화물차 진입문제는 공장 출입구를 넓히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고, 교차로 차단 문제는 옹벽을 교각으로 변경하더라도 차량통행이 가능한 높이가 확보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해결 방안에 대해 산단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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