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핵심 지지층, 내분 진화에 안간힘

민주당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민주당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에서 또다시 분당을 시사한 홍문종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에서 또다시 분당을 시사한 홍문종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이 조기 분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양당 지도부가 나서 가까스로 정면충돌을 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논란을 다시 꺼내 들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신중한 입장이고, 비상대책위원회와 비박(비박근혜) 견제에 나선 친박(친박근혜)에 대해서는 한국당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 정치권이 만류에 나선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해찬 대표는 '이재명 논란'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사태에 '신중론' 견지하는 민주당 지도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혜경궁김씨' ID의 주인이라는 경찰 발표 직후부터 민주당 분위기는 심상찮게 흐르고 있다. 여기에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채용특혜 의혹까지 다시 꺼내 들면서 친문 지지자들의 반발이 격해졌다.

지난 24일에는 민주당 당원 수십 명이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지사의 제명을 공식 촉구했다.

당내 대표적 친문 의원 중 한 명은 27일 "(문준용씨 특혜 채용의혹 언급은) 이 지사가 선을 넘었다"며 "본인이 부당하게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는다는 프레임을 짜는 것 말고는 달리 (상황을 돌파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자진 탈당 등 당이 공식 징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조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철희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가 본인 스스로 '친문-비문' 갈등 구조의 프레임을 일부러 쓰는 것 같다"며 "이 지사가 억울하더라도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바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층이 '이재명 사태'에 조급증을 내는 이유는 이번 논란이 지지율 추락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2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19~2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05명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39.2%로 8주 연속 하락해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경제와 민생 악화도 꼽혔으나, 여당 소속 유력 광역단체장이 각종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자체가 대중의 '정치혐오'를 키우고 있어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앙당 지도부는 여전히 사법부의 최종 판단 이후 이 지사에 대한 징계 논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친박 억지 주장에 진화 나선 TK 정치권

한국당에서 또다시 분당사태는 없다는 김광림 의원. 연합뉴스
한국당에서 또다시 분당사태는 없다는 김광림 의원. 연합뉴스
당내 분란 근절을 주장하는 곽대훈 의원. 연합뉴스
당내 분란 근절을 주장하는 곽대훈 의원. 연합뉴스
분당이라는 말을 하려면 당을 나가서 하라는 김석기 의원. 연합뉴스
분당이라는 말을 하려면 당을 나가서 하라는 김석기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일부 친박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와 비박계가 손을 잡고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분당까지 시사하고 나서자, 당내 최대 주주인 TK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역 의원들은 "분당은 어불성설이다. 다시 갈라지면 정말 폭망하고 만다"며 문제를 제기한 강성 친박 의원들의 자제를 주문했다.

분란의 실마리는 일부 친박 중진 의원이다.

정우택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세 달밖에 활동 기간이 남지 않은 비대위가 공천 심사를 하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비대위가 인적 쇄신의 칼을 들이대며 당협위원장 교체로 전당대회를 (복당파에) 유리하게 치르기 위한 꼼수를 쓴다면 당은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적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병준 위원장의 인적청산 기준은) 이른바 복당파들이 그동안 시도했던 그런 자세와 거의 비슷하다"며 "안 그래도 울고 싶은데 당이 대분열 할 수 있는 실마리들을 자꾸 제공하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광림 의원은 27일 "분당 이야기는 그런 말을 하려는 자들의 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현재로선 분당 문제는 논할 가치조차 없는 사안이다. 똘똘 뭉쳐 분발하고 세력을 모아도 어려운 판에 다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도 이날 "바른미래당 탈당으로 수난이 시작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다시 분당을 논하느냐.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지적하기 위해 대여 전선에 쏟아부을 역량을 내부 투쟁에 악용한다면 대구경북 여론이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