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농사에 관심이 많다보니, 우리 정부도 다양한 지원책들을 마련했다. 그 중 하나가 농업기술센터. 농사를 원하는 시민이 각 지역의 센터로 흙을 보내면, 성분분석을 해 준다. 인, 질소, 칼륨, 마그네슘 등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성분들을 분석해 주고, 모자라는 성분을 어떻게 보충하라는 친절한 처방까지 무료로 내려준다.

그리고 각 도시마다 대규모로 도시농업박람회를 하고 있다. 도시농업을 장려하고 정보를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대구도 6년 전부터 하고 있다. 참가하는 사람들은 엄청 많다. 그만큼 도시농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참가하는 인원수로만 보면 대성공이다.
하지만 땅 성분을 분석하고 부족한 것을 처방내리는 방법이나 현재와 같은 도시농업박람회에 대한 아쉬움은 많다. 자기가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은 농산물 수확량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농산물을 바란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성분분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농산물을 어떻게 키우는지 정보를 줘야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한 농산물은 미생물이 많고 다양한 영양분이 있는 땅에서, 자기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물과 영양분을 찾아가면서 자란다. 그렇다면 부족한 영양분을 간단하게 비료로서 해결하라고 알려줄 것이 아니라 좋은 흙을 어떻게 만드느냐를 가르쳐야 한다.
도시농업박람회조차 수경재배에 대한 정보가 있고, 실내에서 LED조명으로 키우는 방법을 신기술이라고 선전하고 세미나까지 열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하게 퇴비를 만드는 방법은 아예 없다.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다. 손으로 뽑는 것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간단하게 비닐 멀칭으로 해결하라고 말하면 안된다. 비닐 멀칭은 손쉽게 잡초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습기가 항상 뿌리 주위에 있어서 식물 스스로 물을 찾아 깊게 뿌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다양한 미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은 흙을 만들 뿐이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시민을 교육시켜야 한다. 농사를 지으면서 어떤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숙제를 던져줘야 한다. 그래야 농사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민들이 망가진 환경을 생각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간다.
더불어 궁금한 현실적인 문제에 답을 줘야 한다. 도심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도심 농사가 안전한가이다. 공기가 나쁜 도심에서 아파트 베란다에 상추를 키워도 안전한지,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얼마나 떨어져야 배기가스 영향은 없는지 등 이런 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자체에서 지역에 따라 이런 부분의 안전성에 대해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줘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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