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한 지 20년이 넘은 지역난방용 열 수송관이 대구시내에만도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의 원인이 낡은 배관의 용접 부위가 높은 압력을 이기지 못해 터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구시내 열 수송관 실태에 관한 시민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화상을 입는 등 참사가 벌어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1997년 달서구 대천동 성서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를 준공해 현재 달서구와 달성군, 서구 일대 모두 10만6천여 가구에 온수를 공급 중이다. 최근 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장기 사용 배관 현황'을 보면 대구시내 열 수송관은 모두 131㎞다. 이 가운데 전체의 34%에 달하는 45㎞가 설치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배관으로 확인됐다.
오래된 배관이라고 해서 모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양시 사례에서 보듯 언제든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정밀 점검과 수시 교체 등 철저한 예방 노력을 기울여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는 소리다.
지역난방공사는 열 수송관의 내구연한을 40~50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고양시 사고는 이런 예상을 한참 빗나갔다. 고양·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의 지역난방용 열 수송관이 처음 설치된 게 1991년이다. 초기에 매설한 배관이라도 아직 30년이 안 된다. 대구시내의 열 수송관과 비교해봐도 몇 년밖에 차이가 없다.
공사 측이 이런 내구연한만 믿고 평소 점검과 교체를 게을리한 것은 아닌지 철저히 따지고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통신구나 도시가스관, 열 수송관 등 각종 지하 시설물의 관리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 시민 안전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부실한 지하 인프라 시설 때문에 날벼락을 맞거나 불안에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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