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김학용·나경원 국회의원(기호순)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이번 선거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쥘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양 진영에서도 사활을 거는 눈치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최대주주인 대구경북(TK) 한국당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은 11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한다. 김영우·유기준 의원은 접수 마감일이었던 9일 불출마 선언을 했고, 유재중 의원도 지난 4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김학용·나경원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당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경선은 계파 표심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복당파·비박계의 힘을 받고, 나 의원은 잔류파와 친박계의 지지를 업으며 표가 계파별로 양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TK만큼은 정치적 손익 계산이 표심에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파로 보면 TK에 친박 성향 의원이 많은 탓에 나 의원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표심을 다잡을 구심점이 없어 '각자도생'(各自圖生, 제각기 살길을 도모함)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TK 친박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공석인 탓에 TK 친박 의원들은 점처럼 흩어져 있다. 게다가 올들어 이들이 '친박이 어디 있느냐'고 말하며 '친박 색깔 지우기'를 하고 있어 표심이 하나로 엮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김 의원은 초선의 비례대표 러닝메이트를 지목하며 비례대표, 초선 쪽으로 표 확장성을 꾀했다. 나 의원은 친박에 이어 충청권 표심을 노리고 정용기 의원과 조를 이뤘다"면서 "TK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TK 의원들은 이들 중 누가 당선됐을 때 자신에게 유리할지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 계산에는 자신의 공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물론이고, 자신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줄 '상품성' 있는 후보가 누구일지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방증하듯 장석춘 경북도당위원장은 "이번 경선만큼 오리무중인 선거가 없는 것 같다. TK 의원들도 표심을 철저히 숨기고 있다"고 전했다.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도 "대구 의원들 각자는 마음의 결정을 했겠지만, 마음이 어디로 갔을지는 가늠되지 않는다"며 "누가 되든 당이 화합하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투표의 공정성을 위해 검찰 기소 등으로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 9명은 원내대표 경선 투표권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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