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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수성구' 서부고, 서울대 수시합격자 3명 배출 비결은?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자 3명을 배출해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자 3명을 배출해 '비 수성구'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대구서부고는 매년 인문학 독서 나눔 한마당 등 인문학 축제를 열어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서부고 제공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가 발표된 지난 13일 예우희 대구서부고 3학년 부장교사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서부고 학생 3명이 합격 통지를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예 교사는 "입학부터 진학 준비까지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낸 3년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쳤다"며 "마지막 야간자습까지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의 성실함과 학부모, 학생들이 전적으로 학교를 믿고 따라준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예 교사는 또 "무엇보다 1, 2학년 후배들에게 가능성과 용기를 심어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도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서대구산단 지역에 자리한 서부고가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것은 3년 만이다. '명문 학군=수성구'라는 인식을 깨고, 비(非) 수성구 고교로서 수성구 학교 못지 않은 성과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서부고는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하늬 학·창·인 인증제'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한 서부고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다. 1년간의 모든 교내 교육활동을 평가해 연말 인증점 상위 학생 20여명을 선발해 시상 및 해외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예 교사는 "인증제는 1학년 때부터 창의PT대회, 디베이트대회, 진로 관련 교육 등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서부고에서 인증하는 인재'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문학 도서에 대한 토론, 발표대회인 '인문학 독서나눔한마당'이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의 최우수 공감상을 수상하고, 서구고교연합 학술제 논문대회에서 인문사회분야 금상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예 교사는 "수시라는 입시제도가 있는 한 수성구에 입성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는 지역별 교육 격차가 큰 데다 서구의 경우 상대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냄으로써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 대구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했다.

양성윤 서부고 교장은 "무조건 성적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학생들의 역량과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며 "학생들은 교사를 최고의 입시전문가라고 믿고, 교사들은 직접 자소서 코칭과 면접 준비에 발벗고 나서며 부모의 마음으로 준비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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