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북문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때 아닌 '스팸 문자'에 시달리고 있다. 알바천국, 알바몬 등 아르바이트(알바)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구인 광고 게재를 권유하는 문자다.
A씨는 가게를 운영하며 구직 사이트에서 먼저 광고를 권유해 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 8월 첫 문자를 받은 이래 A씨 휴대전화에 들어찬 문자는 15개에 달한다. 거의 매주 구직 광고 권유를 받은 셈이다.
A씨는 "아무래도 등록된 가게 수가 많아야 광고 수익도 늘고 구직자도 많이 찾을 텐데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광고가 줄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같다"며 "당장 주변 상가만 봐도 알바를 구하는 곳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구직 사이트는 올해 들어 유독 채용 공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등록된 채용 공고 수는 총 850만4천46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972만7천912건) 대비 13% 줄었다. 대표적인 알바로 꼽히는 편의점 업종의 경우 지난해 69만4천84건에서 올해 46만2천328건으로 33%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구직 사이트가 구인 공고 한 건당 5천~1만원 수준의 광고비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매출액이 수십억원 줄어든 셈이다. 경기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알바생 감축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일부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자동화 기기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알바 자리를 구하는 학생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능이 끝난 데다 대학교도 기말고사를 마치고 방학에 돌입하며 용돈 벌이에 나선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요는 줄었는데 공급은 훌쩍 늘었다.
경북대학교에 다니는 정지원(22·여) 씨는 "방학 때마다 인근 카페나 식당에서 일하며 매달 60만원 정도를 벌어 용돈에 보태 썼다. 작년까지는 방학 시작하고 알바를 구해도 하루 이틀이면 구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자리를 찾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바천국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유치 문자를 보내도록 한 것은 아니다. 영업팀 담당자 재량인데 올해 들어 실적이 줄어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선 경우가 늘었다"며 "내년 최저임금이 8천350원까지 오르면 상황이 더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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