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금성면 금성산 일대에 분포한 '의성 전통 수리 농업 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에 등재돼 지난 21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정서를 받았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의 환경과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랜 기간 형성한 유·무형의 농업 자원을 국가가 지정하는 제도다.
의성 전통 수리 농업 시스템은 휴전선 이남에서 비가 가장 적게 내리는 의성군 금성면 금성산 일대 지역 환경 특성과 물 빠짐이 심한 지리적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삼한 시대 고대 국가인 조문국 시대부터 약 2천여년 동안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들을 축조해 농업을 이어 온 선조들의 농업 문화가 담긴 유산이다.
이 지역에서는 단 한 방울의 물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금성산 고도에 따라 할아비 못·아비 못·손자 못으로 이어지는 연속 관개 시스템을 구축해 농업에 이용했다.
특히 금성산 일대는 대부분의 농경지가 이모작의 작부 체계 속에 6월 초·중순 의성 마늘을 수확한 이후 일주일 이내 모든 농경지가 한전(밭)에서 수전(논)으로 바뀌는 특이한 경관을 볼 수 있다.
또 크고 작은 수백 개의 저수지와 논이 연결해 만들어내는 논 습지는 토종 어류와 다양한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수달, 물총새 등의 상위 포식자가 사는 안정된 수변 생태계를 유지한다.
이 외에도 저수지 수통과 못 종을 활용한 관개 방식에서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저수지 상층부와 하층부는 통상 10℃ 정도 차이가 나는데 벼 생육에 수온의 영향이 커서다. 선조들은 이 관개 방식을 이용해 햇볕으로 데워진 지표수를 수통을 통해 논에 공급, 벼의 냉해를 방지했다.
의성 전통 수리 농업 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서 세상에 알려진 데는 금성면 지역 주민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금성면 주민들은 "열악한 지역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가기 위해 선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기술과 지혜로 저수지를 만들고 이용했던 것이 국가가 지정하는 농업 유산으로 등재된 것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 전통 수리 농업 시스템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후대에 널리 보전하고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럽다. 주변의 우수한 관광 자원들과 연계해 '지붕 없는 생태 박물관'으로 조성하고,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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