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빵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는 고향을 떠나온 허전함을 채울 수 있었던 빵이었다.
전국에서 처음 시민 출자로 세워졌던 구미 형곡동 '아름다운 베이커리'가 25일 문을 닫았다. (본지 24일 자 8면 보도)
이런 시민 출자 기업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사회 구조가 현실을 더 슬프게 한다. 어쩌면 구미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그동안 아름다운 베이커리에 손을 내밀던 납품처들이 3년 전부터 하나, 둘 거래를 끊기 시작했으며, 매출이 반 토막 나다 보니 더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베이커리가 문을 닫으면 당장 구미에 사는 1천여명의 이주여성과 500여명에 달하는 소외계층 아이들의 지원마저 끊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아름다운 베이커리 장흔성 대표는 '다문화가정의 대모(代母)'로 통할 정도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 소외계층 아이들에 대해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장 대표는 '무지개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족 육아정보나눔터' '아름다운 소통을 위한 행복한 문화공간, 다문화 북카페 다보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 아이들은 위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사업 영역이 커지면서 재정문제가 어려워지자, 자구책으로 만든 것이 아름다운 베이커리다.
아름다운 베이커리에서 얻어진 수익금은 다문화 및 소외계층 사업 등에 경비로 사용됐다.
이러한 덕에 아름다운 베이커리는 2007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으로 함께 일하는 일터 1호점'으로 지정받았다.
얇아진 유리 지갑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손길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 출자 기업마저 문을 닫으면 재정적 숨통이 조여와 다문화가족 및 소외계층 아이들에 지원되던 후원금도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세밑에 찬바람이 더욱 거세져 가슴까지 움츠러들게 만들지만, 행정적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까지 돌볼 수 있는 시민 출자 기업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 및 기업체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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