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나타난 2018년 1년 동안의 주요 관심사를 정리합니다. 포털의 빅데이터(검색량)를 이용한 트랜드(흐름) 읽기입니다. 전세계인의 검색엔진이 된 구글과 국내 최대 검색량을 자랑하는 네이버의 빅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2018년의 시작은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봄이 오는가 싶더니 이른 더위에 20, 30대 여성들이 '원피스, 샌들' 룩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 즈음 우리나라 축구는 '월드컵' 분위기를 탔고 믿을 수 없는 경기 결과를 보이더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버렸다. 어느덧 상반기가 지나있었고 적당히 일하다 보니 추석이 코앞. 듣도 보도 못한 '노니'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었고, 머리 좀 식히려 게임하러 갔더니 '로스트아크' 천하였다.
◆2018년을 달군 검색어
스포츠 담당 기자들에겐 역경의 한 해였다면 스포츠마니아들에겐 안식년과 같은 2018년이었다. 4년에 한 번씩 오는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그리고 아시안게임이 있었다. 독일을 막판에 무너뜨린 월드컵과 국내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의 검색량이 많았다.

옆 나라 일본에게 2018년은 가장 많은 메달(13개)을 따낸 역대급 올림픽이었다. 심지어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나가노 동계올림픽(10개) 메달보다 많았다. 아직도 일본 방송에서는 평창올림픽의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2002년 월드컵 축구를 한동안 하이라이트로 편성해 보여줬듯이.

단연코 원피스의 해였다. 유행이란 게 돌고 돌기에 의미 부여하는 게 의미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올해 4~9월의 패션 트렌드는 원피스로 도배됐다. 치맛바람을 지탄할 순 있어도 하늘하늘한 치맛자락의 감성을 욕할 순 없다. 원피스에 따라붙어 검색된 것이 샌들이었다. 올 여름 동성로를 메운 젊은 여성 대개가 원피스에 샌들 차림이었다고, 연말인 겨울에야 이마와 무릎을 탁 친다.
게임을 가볍게 볼 게 아니다. 게임 산업은 어엿한 대세다. 검색량도 어마무시하다. '로스트아크'가 검색량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1월 런칭한 '로스트아크'는 하필 런칭과 동시에 사이트 접속 불량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첫날 이용자가 폭주하면서 게임 접속이 잘 안 된 덕분에 노이즈 마케팅에도 성공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검색량도 많았다. '외모지상주의'는 드라마에 이어 게임 콘텐츠까지 만들어내면서 속칭 콘텐츠업계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다. 다만 게임 콘텐츠의 핵심인 재미에선 평이 엇갈린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진 경우다. 검색량 면에선 올해의 압도적 시청률을 자랑한 '리턴'과 '미스터션샤인'보다 많았다.
'노니'만큼 올해 극과 극을 오가며 회자한 물품도 있을까. 2018년 데뷔해서 인기를 끌다 곧바로 스캔들 악재가 터진 연예인으로 비유하면 적당하다.

'노니 힘들어', '실컷 노니', '집에서 노니' 정도로 소개되던, 단어 '놀다'의 'ㄹ' 탈락 연결형 혹은 '놀고 있냐'는 뜻의 의문형으로 쓰이던 '노니'가 열대 과일이름이었음을 알린 건 올해 봄부터.
4월부터 검색어에 끼어 나오던 것이 홈쇼핑에서 자주 보인다 싶더니 결국엔 특집이라며 제작된 언론사 지면에 히트상품으로 소개되면서 더 자주 검색됐다.
생면부지의 열대식물 '노니'가 이렇게 알려지게 될 줄이야. 베트남 다녀온 숙모, 이모부대가 바가지 대신 노니를 들고 와 입소문이 더 퍼졌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패키지 관광을 다녀왔는지도 간접 입증됐다.
그런데 정작 노니를 많이 검색한 연령대는 30, 40대였다. 추석을 앞둔 9월 중순 검색량이 폭증했다. 선물용으로 대거 검색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던 것이 연말을 앞둔 이달 초 쇳가루 사태가 터졌고 현재진행형이다.
사람으로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이는 미투 논란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조민기, 남자친구와 있은 폭력 사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던 걸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아니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듯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검색량이면 누군지 다 알 수밖에 없는 '논산여교사'였다.
◆2018년의 유행어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이 낳은 유행어가 눈길을 끈다. 우리에겐 '트릭'과 '영미'다. 독일을 이길 줄이야. 한국 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관통한 키워드는 '트릭'이었다. 원래 '트릭'은 상대편을 속이기 위해 등번호를 마구잡이로 단 채 평가전에 임했던 것에 대해 신태용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 내놓은 해명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뛰지도 못 하고 승리를 헌납한 스웨덴 전을 두고 "이게 트릭이냐"는 국민들의 조롱이 이어졌다. 그러나 3차전 독일 전을 잡으면서 "이것도 트릭이었냐"는 반어적 찬사로 바꿔 놨다.

'영미'는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충분할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공교롭게도 일본에서도 올해의 유행어로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이 관련된 말이 꼽혔다.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유캔이 뽑은 신어'유행어대상'에서 "そだね~(소다네)"가 대상을 받았다.
'소다네'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일본 컬링대표팀의 대화에서 나왔다. 작전 회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말이다. 홋카이도 사투리의 귀여움에 일본 국민들이 많이들 따라했다고 한다. 추임새 역할을 하는 말로 의성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우리 컬링팀의 언어로 바꾸면, "그자?" 정도가 된다.

월드컵과 관련해 "오사코, 장난 아니라니까"도 유행어로 선정됐다. 월드컵 조별예선 콜롬비아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오사코 유야 선수에 대한 평이다.
그런데 이 말의 기원이 2008년이다. 오사코 유야의 고교시절 경기가 끝난 뒤 상대편 선수가 울며 인터뷰한 게 올해 또 등장한 것이다. "오사코, 장난 아니라니까. 공이 뒤에서 넘어오는 걸 트래핑해서 넣는데 어쩌나. 장난 아니다"라며.

이밖에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내놓은 '2018 유행어 설문조사' 결과 최고의 유행어로 '소확행'이 뽑혔다고 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짐의 줄임말), 인싸(인사이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 TMI(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 로 과한 정보를 전하는 경우) 등도 있었으나 취업이 필요한 이들이 주로 찾는 포털답게 설문 결과 역시 대부분 젊은층에서 즐겨 쓰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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