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4년 전 도입한 도시 브랜드 '인자수성(仁者壽城)'을 변경하자는 주장이 구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어려운 한자어를 차용한 탓에 쉽게 뜻을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도시 정체성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인자수성'은 공자의 논어 옹야편에 있는 '지자락(知者樂) 인자수(仁者壽)'(지혜롭고 사리에 밝은 사람은 즐겁게 살고 어진 사람은 오래 살아 장수하게 된다)라는 구절 중 '수(壽)'자와 수성구의 '수(壽)'자가 일치하는데서 착안해 만든 조어다. 수성구청은 '깨어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따뜻한 삶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수성구의회 제227회 2차 정례회에서 박정권 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정 질문에서 수성구 도시브랜드인 '인자수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자어를 모르는 주민들이 많은데다 수성구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어렵다는 이유다.
박 구의원은 "한글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도 다르고,'인~자(이제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수성' 등 우스갯소리로 읽히기도 한다"며 "기초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변경되는 일회성 도시 브랜드가 아닌 수성구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도시 브랜드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자수성은 지난 2014년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취임하면서 도입한 도시 브랜드다. 당시 수성구청은 도시가 발전할수록 함께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인자수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도시 브랜드는 '명품수성', '행복수성' 등 민선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제시하는 슬로건과 달리 장기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구시의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도 지난 2004년 도입된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인자수성'을 글로벌 브랜드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공감했다. 그러나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만들기보다는 인자수성을 유지하며 발전시킬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인자수성'이란 도시 브랜드의 인지도도 상당히 높아졌다"며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현재의 브랜드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안을 내년까지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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