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상종'이라고 아이돌을 탐구하다 보니 주변에 아이돌 관련 정보를 던져주는 지인들도 있는 편이다. 덕분에 이 칼럼을 쓰면서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번에 이야기할 아이돌도 한 지인이 "최근에 덕질을 시작했다"며 알려준 팀이 있었으니 '나우 유나이티드(Now United)' 였다.
처음 들었을 때는 우리나라 아이돌인 줄 알았더니 미국에서 결성된 팀이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팝 음악계를 휩쓴 걸그룹 '스파이스걸스'를 만든 프로듀서 사이먼 풀러가 만든 다국적 팝 그룹이며 지난해 데뷔했다고 나와 있다. 멤버의 국적은 미국, 영국,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다양한 가운데 '정혜윤'이라는 한국인 멤버도 있다. 몇 개의 싱글곡이 발표됐지만 정식 음반을 발매한 건 아니고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해 놨다. 5곡의 뮤직비디오가 이들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이들의 노래를 뮤직비디오로 감상하면서 불현듯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멤버들의 노래와 가창 방식이 한국 아이돌과 놀랍게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예 작정하고 K-POP의 방법론을 따라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멤버들의 파트 배분부터 악곡 구성이 영미권의 팝 음악 느낌은 아니었다. 메인 래퍼와 서브 래퍼, 메인 보컬과 서브 보컬이 나뉘어지는 음악의 '분업화' 시스템은 K-POP의 특징이기도 한데 몇몇 멤버에게 편중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거의 비슷하게 따라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우 유나이티드'를 보며 소름돋았던 또 다른 점은 이들의 홍보활동이 대부분 유튜브와 SN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인기를 얻기 위해 유튜브와 SNS를 활용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일종의 큰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뮤직비디오도 세계의 도시를 배경으로 촬영됐는데(이들의 노래 중 'What are we waiting for'의 촬영장소는 우리나라의 노래방이다.), 팀 이름에 있는 '유나이티드'의 의미를 살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마치 방탄소년단이 뮤직비디오 전체를 아우르는 서사를 짜듯 뮤직비디오 전체를 통괄하는 의미를 담아버린 것이다. 심지어 활동하는 모습까지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것까지 요즘 우리나라 아이돌의 유튜브 채널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나우 유나이티드'의 시도는 K-POP의 성공 방식이 미국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음을 확인하는 사례라 본다. 예전에도 뉴욕에 사는 미국인으로만 구성된 K-POP 그룹인 'EXP Edition'이 데뷔한 적은 있지만 이는 한 대학에서 우리나라 남자 아이돌이 유튜브같은 초국적 미디어 안에서 아시아 남성성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실험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팀이었다. 하지만 '나우 유나이티드'는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한 팀이며 이 팀의 활동방식이 한국 아이돌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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