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가 연중 최고치 60~70%까지 올라가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번식이 쉬워 각종 감염질환에 걸리기 쉽다. 특히, 여성들은 높은 열기와 습도로 인해 불편함과 고민이 더욱 크다.
많은 여성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강이나 계곡, 수영장, 바닷가, 해외로 여행과 피서를 떠난다. 즐거운 여행 중 여러 환경에 노출되다보면 때로는 의도치 않게 불편감이 생기기도 한다. 고온다습 날씨에 땀도 많이 나지만 옷을 자주 갈아입기도 쉽지 않고, 날씬하게 보이려다 보니 너무 꽉 끼이는 옷을 입다보면 통풍이 잘 안되어 질 내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다.
이 같은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고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질염이다. 특징은 가려움증, 분비물, 냄새남, 성교 시 불쾌감, 배뇨곤란 등이다. 가려움증과 냄새남은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아주 많이 마주치는 대표적 증상이다.
◇질 속 정상적인 미생물 집락의 경우
질 속에는 보통 많은 정상적인 미생물들이 집락을 이루고 있는데, 이 미생물에는 질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 디프테리아종, 칸디다 및 다른 미생물총들이 있다. 질의 생리학적 pH는 약 4.0이어서 병원성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 또한 박테리아총과 물, 전해질 그리고 질과 경부의 상피세포로 이루어진 생리학적 분비물이 있다. 전형적으로 이 분비물은 흰색이며 냄새가 없다. 배란기 때 느낄 수 있는 투명하고 끈적이는 점액성 분비물도 정상소견이다.
◇세균성 질염: 정상 세균 감소 시 발생, 가려움, 통증 드물어
대표적인 질염으로는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진균성(칸디다) 질염이 있다.
세균성 질염은 질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한 가지 감염원에 의해 생긴다기보다는 질 속 정상 세균 총을 구성하고 있는 가드넬라, 유레아플라즈마 등의 혐기성 박테리아가 10배까지 증가하고 락토바실러스종의 농도가 감소할 때 생긴다. 특징은 회색빛냉과 생선비린내가 난다. 분비물의 양은 많고 외음부나 질의 가려움증과 통증은 드물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성적 접촉 감염, 악취, 반점, 부종 등 발생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와 같은 원충류에 의해 성적 접촉으로 감염되는데, 질염 원인의 25%를 차지한다. 트리코모나스는 젖은 수건이나 기타 다른 물건의 표면에서 생존 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성적인 접촉이 아니더라도 전달될 수 있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전형적인 분비물은 거품이 있고 묽고 악취가 나며 양이 많다. 색깔은 회색, 흰색, 또는 연녹색일 수도 있다. 외음부나 질에 빨간 반점이나 부종이 생긴다. 치료 시에는 성 파트너도 같이 치료를 받아야하며,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성관계를 피해야한다.
◇칸디다 질염: 면역억제 변화가 원인, 가려움, 배뇨곤란 동반
칸디다 질염은 성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증상은 아니다. 칸디다는 25%의 여성에서 정상적으로 질에 살고 있다. 발병 위험인자로는 면역억제(HIV 감염증, 당뇨병, 호르몬의 변화(예:임신)), 광범위 항생제 치료, 그리고 비만 등이 있다.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으로 종종 질의 가렴움증이나 배뇨곤란을 동반한다. 흰색이며(치즈와 비슷하다) 양이 많고 냄새는 없다.
※질염 예방관리 방법 및 치료
이처럼 질염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 더욱 자주 발생할 수 있으므로, 꽉 끼는 옷보다는 통풍이 잘 되는 옷을 권하며,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이 좋다. 질은 세정제나 여성 청결제보다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는 것이 제일 좋으며, 샤워 후 외음부는 깨끗이 닦거나 말려주는 것이 좋다. 생활 습관이 문제가 되어 질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섭취와 숙면, 고른 영양섭취도 여름철 여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산부인과를 일찍 방문해서 치료받기를 권한다.

도움말 : 대구여성아이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이강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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