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민화를 그릴 때 천연물감인 석채를 주로 사용했었는데 요즘엔 반천연물감인 분채를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보다 전통적인 물감을 이용해 민화를 그려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학술세미나의 주제를 '민화와 색채'로 정하게 됐죠."
민화작가이자 계명대 한국민화연구소 소장인 권정순(70) 교수는 2008년 전국에서 처음 설립된 대학부설 민화연구소장을 맡은 이래 올해로 11번째 학술세미나와 학술논문집을 발간해 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권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국내에서 민화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으며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해외홍보원과 손잡고 해외서 민화순회전도 열고 있다. 2017년 영국 런던한국문화원에서의 순회전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한국문화원,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이어 올해는 캐나다에서 순회전을 가질 예정이다. 순회전은 권 교수와 제자들이 기증한 작품들을 위주로 열리고 있다. 일례로 민화에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호랑이 그림은 유럽 등 해외에서도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민족 고유의 그림인 민화는 독특한 색채감을 자랑합니다. 게다가 모란은 부귀영화, 호랑이는 벽사(辟邪)의 기운을 의미하듯이 출세와 장수 등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주술적 의미로 민간에서 많이 사용됐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민족의 정서가 녹아 있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 교수는 최근 오방색을 주로 한 전통 민화의 기법을 무시하고 서양화법으로 그린 '현대 민화'의 등장에 대해서는 참된 민화일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전통 기법과 옛 소재를 바탕으로 해서 새롭게 해석된 민화만이 21세기형 민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요즘엔 동양화와 한국화 전공자들도 민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민화를 그리려는 민화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권 교수가 민화 세미나를 통해 계속적인 홍보의 효과일 수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민화부문이 신설된 것도 그 방증 중 하나이다.
오는 8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계명대 성서캠퍼스 행소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민화연구소 제11회 학술세미나'의 궁극적인 목적도 민화의 수준을 높이고 학문적 체계를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정종미 고려대 교수의 '우리 그림에 나타난 색채의 정체성'이라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고연희 성균과대 교수의 '조선시대 문헌기록 속의 색채', 김현승 가일전통 안료 대표의 '민화 안료의 시대적 변이', 이원복 전 부산박물관장의 '한국회화의 채색미학', 박지선 용인대 교수의 '채색민화의 수리와 보존', 권정순 교수의 '색채의 맛'이 차례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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