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이석기 대경직물협 이사장 "섬유업계 맞춤 정부 지원을"

코로나 여파로 업계들 큰 타격…장기화 땐 임시 휴업까지 검토
"지역 전체 근로자 20%나 차지, 생산 비중 높은데 지원 태부족"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상구 기자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상구 기자

"이대로는 상반기가 지나면 섬유업체 상당수가 도산합니다. 4차산업이나 자동차부품업종도 중요하지만 섬유업계에 맞춘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섬유업계가 유독 큰 타격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유럽·북미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망고, 자라 등 대구에서 섬유를 공급하던 글로벌 기업까지 아예 문을 닫거나 축소 경영에 돌입하며 수출길은 완전히 막힌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호신섬유의 경우 올해 누적매출이 18억원 정도로 지난해 같은기간 40억원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마저도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매출이 대부분으로 2월 중순부터는 발주 물량이 아예 없는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4월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임시 휴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는 "1월 중국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만 해도 중국 저가공세에 힘겨워하던 지역 업계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봤지만 지난달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모든 계약이 취소·연기됐다. 배에 물건을 실으려다 계약이 중단된 곳도 있다"며 "섬유업종은 장치산업이어서 잠시라도 공장 가동을 멈추면 재기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다고 휴업신고를 하려고 하면 바로 은행에서 빚독촉이 와 울며겨자먹기로 경영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섬유업계가 지역 내 생산비중에 비해 정부·지자체 관심과 지원은 크지 않다며 소외감까지 호소했다. 사양업종이라는 인식 탓에 자동차부품업종이나 로봇, 의료기기 등 신규산업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경북 섬유업계 비중이 지역 전체 근로자의 20%쯤 되고 협동조합 회원사도 전국에서 대구경북이 가장 많은데도 섬유업종에 현대기아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없는데다 유망업종도 아니라 그런지 지원은 가장 적다. 오히려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에도 지원 없이 지금껏 버텨낸 곳이 많아 모두 알짜기업들"이라며 "현재 일감이 없어 주 4일제로 운영되는 곳이 적잖다. 섬유업체가 도산하면 관련된 염색, 봉제업체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섬유업계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출 몇억원 정도로는 한달 밖에 못버텨 이대로는 올 여름쯤 도산하는 업체가 많아질 것 같다. 과감한 지원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정부가 2018년 자동차부품업종에 7천억원을 지원한 것처럼 섬유업계에도 특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