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CNN "청년도 코로나19로 사망, 효소 변이·폐 경화 등 가능성"

산제이 굽타 의학기자 "병리학적 원인 규명 수개월…나이 무관, 기본수칙 지켜야"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최대 확산 지역이 된 뉴욕주의 뉴욕시 퀸스에 있는 엘름허스트 병원 앞 도로에 4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최대 확산 지역이 된 뉴욕주의 뉴욕시 퀸스에 있는 엘름허스트 병원 앞 도로에 4일(현지시간) 구급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기저질환이 없는 20, 30대마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숨지는 것은 ACE2(바이러스 수용 효소) 변이, 계면활성제 부족 등이 원인이라는 추론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는 5일(현지시간) 젊을 수록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작지만, 증세가 급격히 나빠져 사망하는 사례도 간혹 나온다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달 말 미국 뉴저지주(州) 한 30세 교사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지 수일 만에 숨졌다. 플로리다주 39세 DJ도 코로나19로 갑자기 숨졌다. 유족에 따르면 이들 모두 기저질환은 없었다.

최근 굽타와의 인터뷰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많은 사람은 상태가 나아지는 반면 일부는 갑자기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인공심폐장치) 치료까지 받다가 사망한다. 이 양극단을 볼 때 발병 이전 차원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마다 코로나19 증세가 크게 다른 것에 대해 과학자들은 유전적인 원인이 있는지 파악하는 중이라고 굽타는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증세에 영향을 주는 한 요소로 바이러스 수용체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를 지목했다.

ACE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어 침입할 때 이용하는 효소다. NIAID 소속 면역학자인 필립 머피는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폐 세포에 침입하기 쉽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굽타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에게서 폐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계면활성제가 부족해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계면활성제가 없다면 폐가 뻣뻣해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더라도 호흡이 어려울 수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에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에 "집에 머무세요. 삶은 아름다워요"라는 문구가 담긴 벽화가 그려져 있다. 연합뉴스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에 얼마나 반응하는 지도 환자 간 코로나19 증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일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염증을 일으키는 탓에 폐와 다른 장기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이라 불리는 증상이다.

굽타는 일부 청년이 자신이 젊고 건강해서 코로나19에 취약하지 않다고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조처에 소홀해, 바이러스에 더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병리학적 측면에서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나이와 무관하게 개별 환자마다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나이나 기저 질환 유무와는 무관하게 기본적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상이 경미할 때는 바이러스 노출을 줄이기 위해 병원을 찾기보다 자택에서 회복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