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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자는 자녀 3명? 또는 김여정?

김정은 위중설에 벌써 김여정 주목 "후계자 수업 넘어서는 경험치"
김정철, 김평일, 김경희는?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김일성, 김정일, 김여정, 김정은. 매일신문DB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김일성, 김정일, 김여정, 김정은. 매일신문DB

벌써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후계 구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1일 미국 언론 CNN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김정은 위중설'을 보도해서다.

물론 청와대는 김정은이 중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김정은이 현재 측근들과 평양이 아닌 지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고, 이에 과거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 및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에 따른 영향을 경험한 바 있는 국민들의 긴장감은 수그러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위중설은 언제라도 다시 나타나날 수 있어 주목된다.

최근 국내 북한 전문 언론 데일리NK가 지난 20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최근 심혈관 관련 시술 후 치료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는데, 앞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심장마비(심근경색)로 사망한 바 있다. 김정은 역시 이런 가족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심혈관에 문제를 갖고 살다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최근 관련 시술을 받은데다, 심혈관 질환에 취약한 비만 상태이다. 따라서 현재 나이가 37세로 젊은 30대이지만 심장마비와 같은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맞을 수 있다는 것.

다만 김일성은 1994년 82세의 고령에, 김정일은 2011년 69세로 역시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에 사망했다. 심혈관 질환에 취약한 가족력을 북한 최고 의료진이 최대한 관리한 결과라는 해석이 있다. 김정은 역시 현 북한 최고 존엄인만큼 높은 수준의 건강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부인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과 리 여사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부인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과 리 여사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그럼에도 현재 3명으로 알려진 김정은 및 부인 리설주 슬하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는 점은, 향후 후계 구도가 이전과 '딴판'이고 불확실성도 높을 수 있음을 드러낸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2009년 리설주와 결혼, 2010년 첫째, 2013년 둘째, 2017년 셋째를 낳았다.

이에 따라 현재 첫째는 11세, 둘째는 8세, 셋째는 4세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사망한 후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이자 북한 3대 세습 지도자가 됐다. 당시 나이는 27세.

김정은의 첫째가 이즈음 나이가 되려면 앞으로 16년은 더 있어야 한다. 또한 김정은이 3남(김정일과 고용희 사이 형 김정철에 이어 차남, 김정일과 성혜림 사이 김정남을 모든 형제 간 첫째로 치면 김정은은 3남)임에도 권력을 승계받았듯이, 3명 자녀 가운데 누가 권력을 이어받을지는 알 수 없다.

아울러 현재 김정은의 세 자녀 성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3대까지 남자들이 권력을 이어받았고, 4대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별도 고려해야하는 부분.

▶사실 나이보다 중요한 게 있다. 후계자 수업을 미리 받았느냐다.

김정은은 스위스 등 외국 유학 생활 후 북한으로 돌아와 김정일이 사망하기 수년 전부터 후계자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김정일이 죽기 1년여 전인 2010년 9월에는 북한 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해서도 그랬듯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진행됐다.

한마디로 충분한 후계자 수업 및 대중 앞에 후계자로 각인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이 역시 현 김정은의 세 자녀 모두 아직 소화하지 못한 과제이다.

▶따라서 당장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까지는 제대로 이뤄진 후계자 수업 등 여타 조건이 김정은의 자녀들에게는 적용되기 힘들다. 따라서 향후 수년 내지는 10년 안팎 기간 안에 김정은이 사망할 시 이전과는 다른 후계 구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여러 언론 보도에서는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현재 북한의 2인자로 언급되는 김여정을 꼽는다. 김정은의 자녀들도 백두혈통이지만 김여정 역시 김일성의 손녀이자 김정일의 딸이기에 백두혈통이다.

김여정의 나이는 김정은보다는 4살 어린 33세로 알려져 있다.

김여정은 앞서 언급한 후계자 수업 등의 조건을 '비공식적으로' 충족하는 인물이라 눈길을 끈다. 그동안 오빠 김정은의 지근거리에서 함께 한 대내외 활동 덕분에 기존 북한의 후계자 수업을 오히려 넘어서는 경험치를 쌓았다는 분석이다.

김여정은 공식적으로는 2012년 국방위원회 행사과장에 이어 2014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맡아 대내외에 모습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후, 2018년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2019년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의 중책을 하나둘 이력에 추가했다.

또한 최근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만난 정상외교 자리에서 그림자 수행을 하며 국제 경험을 쌓았다.

앞서 김정일에게 여동생 김경희(김정은과 김여정의 고모)가 조력자였다면, 김정은에게는 김여정이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 북한 지도자 옆 여성 형제 조력자'가 북한 권력 구도의 전형이 됐다는 것. 남성 형제 간에는 권력 다툼을 할 여지가 있지만, '남매' 간에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다만 고모 김경희는 조력자 역할까지가 한계였지만, 김여정에게는 다른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정일의 경우 사망 때 후계자 자격을 이미 갖춘 아들 김정은이 있었다. 김정은의 경우 같은 상황에서 권력을 이어받을 후계자가 나이가 어린 등의 이유로 마땅찮을 수 있다. 이때 김여정은 그동안 3명의 북한 지도자 모두 남성이었음에도 유력한 권력 승계 대상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풀이다.

그럼에도 전례와 다른 양상의 권력 승계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 이에 김여정은 북한 4대 지도자로 나서기보다는 차기 지도자가 성장할 때까지 일종의 권한대행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군부 중심 집단지도체제 얘기도 나오는데, 이 집단지도체제에도 수장이 필요하고, 명분상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철, 김평일, 김경희. 매일신문DB
김정철, 김평일, 김경희. 매일신문DB

▶북한 후계 구도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3살 위 형이자 김여정의 큰오빠인 김정철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김여정과 달리 김정철은 북한 내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철은 2007년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맡았다는 기록 이후 10여년 동안 행적조차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 시쳇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다.

김정일의 이복 동생이자 김정은의 이복 삼촌인 김평일도 언급된다. 그러나 김평일은 계속 해외에서 외교관 자리를 맡으면서 북한 내에 기반을 다지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체코 대사를 끝으로 2019년 북한으로 돌아왔지만, 권력 구도 안에 들어선 모습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폭 영화에서 흔히 얘기하는 '은퇴' 상태로 분석된다.

김경희는 최근 조카 김정은·리설주 부부 및 김여정과 함께 한 음악 공연 행사에 참석한 장면이 공개돼 관심을 얻었다. 권력 구도 안으로 복귀한 것일까. 이에 대해 김정은의 같은 백두혈통 결집 과시용으로 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리고 김경희는 올해 나이 75세로 후계 구도에 참여하기엔 고령이다. 또한 남편 장성택이 2013년 김정은에게 숙청된 데 따라 권력 자체를 넘보지 못하는 처지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 당일인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었던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리일환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이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김경희는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6년여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공연을 보며 박수 치는 김정은, 리설주, 김경희, 김여정, 조용원.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 당일인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었던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리일환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이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김경희는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6년여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공연을 보며 박수 치는 김정은, 리설주, 김경희, 김여정, 조용원.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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