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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생계자금 '온누리상품권', 쓸 곳 마땅찮아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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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일부 가맹 상점만 사용 가능…"수수료 떼고 상품권깡"
"비상 시국 필요한 시민 고려해 대구시 책임지고 사용처 늘려야"

14일 대구 서문시장 한 점포에
14일 대구 서문시장 한 점포에 '긴급생계자금 선불카드 사용처'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전통시장을 제외한 다른 업소에서는 사실상 선불카드만 쓸 수 있다. 매일신문DB

최근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70만 원을 지급받은 3인 가구 가장 A(42) 씨는 선불카드와 함께 도착한 온누리상품권 20만원어치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평소 전통시장을 자주 찾지 않는데다, 코로나19 사태에 시장에서 장을 보기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그는 결국 동성로의 한 업체를 찾아 현금 18만원을 받고 상품권을 팔았다. 이른바 '상품권깡'이었다. A씨는 "2만원 손해를 보긴 했지만, 원하는 곳에서 현금으로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수수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시가 코로나19 피해 시민에게 지원하는 '긴급생계자금' 지급 수단 중 하나인 온누리상품권을 둘러싸고 사용처가 전통시장 등으로 제한돼 불편이 크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비상 시국인 만큼 예외를 인정해 대구시가 사용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건강보험료 납부 가구에 지난 10일부터 긴급생계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가구원 수에 따라 50만~90만원을 지급하며 50만원까지는 선불카드로, 50만원 초과분은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문제는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가 선불카드에 비해 크게 제한돼 있다는 점. 선불카드는 편의점이나 커피숍, 동네 마트, 택시 등 선택의 폭이 넓은데 반해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이나 상점가 입점 업체가 아니면 대부분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전통시장을 자주 찾지 않는 경우 아예 서랍에 재워두거나, 상품권깡을 동원해 현금화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전액 선불카드 지급이나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신금융법 상 50만원까지만 카드를 발급할 수 있고, 전통시장 역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상품권깡과 관련한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과 공조해 단속할 계획"이라며 "대구시가 직접 발행하는 유가증권이 아닌 탓에 사용처 확대도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피해 시민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정말 시민들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처를 늘릴 수 있다"며 "그런데 방법을 마련할 생각 없이 규정과 타 시·도 사례만 따지고 있다. 이는 대구시의 전형적 관료주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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