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코로나19 폭증세로 일대 혼란을 겪던 시절, 이용섭 광주시장은 특별담화를 통해 고통 분담의 뜻을 밝혔다. 경증 확진자에게 병상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광주시의회와 광주의 5개 자치구는 물론 대학과 병원 그리고 많은 단체가 동참했다.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모두가 대구 확진자 수용을 망설이던 때였다.
그렇게 광주에서 치료를 받았던 대구 환자들은 모두 완쾌되어 돌아왔다. 환자와 가족들은 광주에 감사의 편지와 성주참외 등을 선물로 보내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광주의 병상 나눔 실천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적인 일로 부각되며 특히 달빛동맹의 실천적 성과로 남았다. 그런데 경주시가 지난 3월 대구시의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 요청에 반대한 사실이 새삼 논란을 빚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자매도시에 방역물자를 보냈는데, 이를 두고 '한국 국민은 못 도와도, 일본 국민은 도와준다'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 잇따라 올라오면서다. 이에 대해 주 시장은 '치료 시설을 찾지 못한 대구 확진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관광으로 먹고사는 경주 시민들 특히 보문단지 내 숙박업계는 어쩌란 말이냐'는 입장이었다.
주 시장은 또 '보문관광단지 내 생활치료센터 지정 무산이 결코 지역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다'라는 해명의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대구는 외면해 놓고 두 달 만에 일본 자매도시인 나라와 교토에 방호복 등 방역물자를 전달한 게 합당한 처사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주 시장은 경주 지진 때 도움을 받은 상호주의와 대승적 차원임을 밝혔지만 논란은 숙지지 않았다.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진정한 이웃'이라는 경주시장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문화대국의 아량을 과시하고 미래지향적인 극일의 입장을 밝힌 것도 나쁜 처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한 가족이자 이웃인 대구는 왜 외면했느냐'는 반문에는 답변이 궁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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