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 실장은 22일 '회고록'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이어 회고록 공개가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회고록 내용을 보면 정 실장이 이런 격한 거부반응을 충분히 보일 만하다. 볼턴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한국 좌파는 햇볕정책을 숭배한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불가역적 비핵화의 첫 단계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도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대목은 "(미·북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는 주장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문 정부의 북핵 외교는 '북핵 폐기'라는 근본 목표 대신 문 대통령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됐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이 핵을 폐기할 생각이 없음은 2018년 '핵무장 완성' 선언이 잘 말해 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김정은은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공언해 왔다. 공상이거나 알고도 속은 것 둘 중 하나다. 볼턴의 주장은 후자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 사실이라면 김정은 못지않게 문 대통령도 국민과 국제사회를 속인 것이 된다.
정 실장은 볼턴의 회고록이 '사실 왜곡'이라고만 했을 뿐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회고록 내용 중 어떤 대목이 가장 심각한 왜곡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고록 전체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발을 뺐다. 이것은 '반박'이 아니다. 청와대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인가.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회고록에 대해 미국 정부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이미 미국 법원은 회고록 출간을 막아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소송을 기각했다. 미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런 행태야말로 사대주의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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