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또 기니만 피랍사건, 서아프리카 해적 피랍 유독 잦은 이유는?

대륙붕 발달해 세계적인 황금어장, 한국의 주요 원양어업 무대
동아프리카 아덴만서 기승 부리던 해적, 서아프리카 기니만서 속출

원양어업 어장도 서아프리카 기니만 해역도 주요 어장으로 이름이 높다. 출처 :해양수산부
원양어업 어장도 서아프리카 기니만 해역도 주요 어장으로 이름이 높다. 출처 :해양수산부

서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5명이 24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에 납치돼 정부가 즉각 대책반을 꾸린 가운데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에서 한국인 선원 피랍 사건이 숙지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해상안전 정보회사 드라이어드 글로벌이 운영하는 온라인매체 채널16은 24일(현지시간) 파노피 프론티어호가 베냉 코토누 항구 남쪽 해상에서 쾌속정에 탄 괴한들의 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나 국적인 이 어선에는 모두 3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지만, 스피드보트를 타고 접근해 배에 올라탄 무장 세력은 한국 선원 5명과 가나 국적 선원 1명 등 6명만 납치해 나이지리아 해역인 동쪽으로 달아났다. 현재 납치 세력의 신원과 정확한 소재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여부도 아직 미확인 상태다.

베냉 앞바다를 포함한 기니만(灣)은 국제적으로도 해적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로 한국인 선원이 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이 한국 원양어업의 주요 무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중서부 적도 부근에서 대서양을 접하는 기니만은 대륙붕이 발달해 다랑어 등의 주요 어장으로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일대는 과거 한국이 철수했던 어장이었지만 원양어업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3차 원양산업발전종합계획(2019년~2023년)을 통해 이 일대 신규 조업어장 개발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수부는 정부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해 정부가 직접 기니만 연안국과 어업협정을 맺고 협상력을 높여 원양기업이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 아울러 저인망(트롤어선) 조업이 금지된 서아프리카 어장은 참치 연승어업 어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해산물 소비는 연간 60kg에 육박한다.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해산물 사랑이 남다른 것. 평균 어획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해산물 수요를 감당하려면 어장 개척이 필수적인 이유다.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5명이 24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에 납치된 가운데 선원총출회사인 피오마린이 현지에서 참치 조업을 하던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5명이 24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에 납치된 가운데 선원총출회사인 피오마린이 현지에서 참치 조업을 하던 '파노피 프런티어'호에는 당시 30명이 승선했고 이중 한국인 5명, 가나인이 25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배에 스피드 보트를 대고 올라간 무장괴한은 이중 간부급 선원인 한국인 5명과 가나인 1명을 납치한 것으로 보인다. 피랍 한국인 선원은 선장, 기관장(56세), 1항사(50세), 1기사(50세), 갑판장(56세) 등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아프리카 현지에서 선원 피랍된 파노피 프런티어호. [S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에 따라 기니만 지역 선원 피랍사건도 최근 몇년간 숙지지 않고 있다. 드라이어드 글로벌에 따르면 베넹 코토누 앞바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올들어서만 7번째다. 앞서 지난 2018년 4월에도 기니만 가나 해역에서 한국 어선 '마린711호'와 한국인 선원 3명이 피랍돼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이 급파되기도 했다. 불과 한 달 전에도 기니만 가봉 해역 인근에서 새우 잡이 배 2척이 공격을 받아 한국인 선장이 납치됐다가 37일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원래 아프리카 해역에서 해적 문제로 골머리을 앓던 곳은 동아프리카 지역이었다. 지중해-홍해-아덴만-인도 양으로 이어지는 세계 물류의 중요한 길목인 탓이다. 그만큼 다수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 국제적인 소탕 작전이 벌어져 해적 공격 사건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도 2009년부터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를 창설해 현재까지 파견하고 있다.

반면, 서아프리카 기니만 일대는 나이지리아의 '니제르델타' 유전지대를 빼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어선과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배들이 적지 않지만 서아프리카는 연안국들의 군사력이 약하고 세계의 관심이 적으니 해적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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