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두 나라의 우정은 나누고 함께합니다.'
광복절(15일)과 국치일(29일)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기리는 날이 낀 8월의 마지막을 보낼 무렵, 일본의 일간지 쥬고쿠신문(中國新聞) 31일 자에는 한·일 두 나라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뤄진 우정(友情)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다. 한국과 일본의 원폭 피해자들이 각각 만들었던 모임 사이에 일어난 한 사연이었다.
경남 합천의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도쿄의 일본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에 8월 17일 1만2천 장의 마스크를 보냈고, 피단협은 이를 일본 전국 41개 조직에 240장씩 나눠준 이야기 등이 소개됐다. 코로나19로 서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한국과 일본 두 단체의 '우정을 나누고 보다 더 함께하자'는 뜻에서, 또 동병상련의 아픔을 달래려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보낸 정성이었다.
물론 코로나19로부터 고통받는 이웃 나라 일본의 사정을 이해하고 마스크로 우정을 나눈 일은 지난 3월에도 펼쳐졌다. 일본 정부가 마스크를 배분하면서 한국인 학교 학생을 제외하자, 뜻있는 일본인들이 나섰고 대구지방변호사회와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등 여러 시민단체와 후원자들이 합세해 일본인들과 함께 모두 1만6천 장 넘는 마스크와 4천여만원의 후원금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고교생 등 학생 중심의 마스크 기증 운동이 펼쳐졌고 그렇게 모은 7천 장은 한국인 학교에, 3천 장은 히로시마의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에게 전달됐다. 대구 학생들이 거둔 결실은 지난해 계산성당에서 조환길 대주교가 집전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연대 걷기 대회를 계기로 모은 정성을 바탕으로 한 만큼 더욱 값지다며 이들을 도운 최봉태 변호사가 전했다.
코로나19 재난의 일상 속에서 대구 사람들의 한·일 두 나라 사이에 마음을 잇기 위한 노력은 지난 4월에도 빛났다. 대구경북에 사는 일본인 이주여성들이 만든 '이코이'(憩い) 합창단원들이 코로나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과 일본의 고향과 가족을 만날 수도 없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 망향(望鄕) 동영상을 제작, 배포해 코로나로 힘든 한·일 두 나라 사람의 가슴을 적시기도 했다. 한·일의 갈등에도 이런 일들이 쌓이는 대구의 일상, 그런 일에 앞장서는 대구 사람들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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