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 시인이 아홉 번째 대구달성시지(大邱達城詩誌) '애조글재조글 잔소리만 해쌓는 우리 시누이야'(이하 '우리 시누이야')를 냈다. 2010년부터 시작해 총 10집을 목표로 삼은 시인은 이 책을 내면서 구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시인의 글이니 시집이라 짐작하겠지만 통상의 시집 두께도 아닐뿐더러 시인의 자작시로 보이는 건 30편 정도다. 3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에는 대구달성의 민요가 절반을 차지해 구술채록자나 언어학자의 기록으로 보인다. 시인은 각 민요에 해설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지역 사투리 관용어를 시의 형식으로 쓴 것도 제법 된다. 예컨대 '희득서거리하다'는 시를 보면, 그냥 할매할배들 사투리를 그대로 갈아넣은 듯하다.
"참 오랜만에 / 아들네미 집에 나들이 온 / 시에미 얼굴이 / 우째 시주구리하다 / 아들 녀석 낯짝을 보이 / 희득서거리항 기이 / 에비빠져가아 / 매린도 없어 뷔능 기라"
시인은 주석으로 희득서거리하다=얼굴이 다소 축이 나거나 여위거나 해서 부스스한 모습. 시주구리하다=못마땅하거나 불만이 쌓인 모습. 매린도 없다=몹시 여위거나 몰골이 초라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해설을 달아뒀다.
우리지역 앞산, 함지산, 와룡산 등을 소재로 삼은 시 30편이 300쪽이 넘는 인문지리서를 마무리한다. 314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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