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 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들이 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광물 수출입에 관한 독점적 통제에도 경각심을 드러내며 중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이 북한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 정세를 무게감 있게 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주재로 워싱턴 D.C에서 열린 회의 후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이 다수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UNSCR) 위반, 불안정을 야기하는 탄도미사일 발사 감행, 핵무기 개발 추진을 규탄한다"며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이 안보리의 모든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관련 언급은 올해 1월 열린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 날 열린 당시 회의 직후 성명에서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등 적국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제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운용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저지른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포함됐다. 가상화폐 탈취 및 해외 근로자 파견 등으로 외화를 조달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북한이다. 쿼드 외교장관들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UNSCR에 따른 국제 의무를 준수해 (대북) 제재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등을 고리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에도 경고음을 보낸 것으로 읽힌다. ◆중국 경계, 특정 광물 독점 안돼 공동성명은 '중국'이라 대놓고 못 박진 않았지만 미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을 겨냥한 언급도 포함했다. 이들은 "동중국해, 남중국해 주변의 상황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힘이나 강압을 통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일방적 조치에 대해 강력한 반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해상 자원 개발에 대한 개입, 반복적 항행 및 비행의 자유 차단, 군용기 및 해안경비대·해상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기동,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물대포 사용 및 충돌·차단 행동 등 위험하고 도발적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핵심 광물 수출입 통제에 대한 경계도 빼먹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핵심 광물 및 파생 제품의 가공 및 정제·생산을 특정한 한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 산업을 경제적 강압, 가격 조작, 공급망 붕괴에 노출해 우리 경제와 국가 안보에 추가적인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중 간 관세 및 통상 갈등에서 중국이 영구자석 등의 희토류 수출을 통제한 걸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쿼드 외교장관들은 '쿼드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다각화를 통해 경제 안보와 집단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쿼드 파트너십의 야심 찬 확대"라고 설명했다.
2025-07-02 16:02:37
美제약업계, "무역협상 지렛대로 韓 약값 정책 개선해야"
미국 제약업계가 우리나라의 약값 정책 개선을 성토했다. 우리 정부에 개선을 촉구한 게 아니다. 현재 진행형인 한국 정부와 무역 협상을 지렛대 삼으라며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이다. 미국 의약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잡아 피해를 입힌다는 주장이 담겼다. 향후 무역 협상에서 더 많은 미국산 신약에 건강보험 적용은 물론, 제약사에 지급하는 보험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제약협회(PhRMA)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USTR은 미국 바이오 의약품 혁신을 평가 절하하는 고소득 국가의 행위, 정책, 및 관행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 바이오의약품 혁신의 가치를 저해하는 불공정·비상호적 외국 무역 관행을 제거하기 위해 무역 협상을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렸다. PhRMA는 미국의 대표적 제약업계 로비단체다. 협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유럽연합(EU)을 미국에 피해를 입히는 국가들로 지목했다. 미국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혁신 신약에 쓰는 비중이 훨씬 낮은 국가들이라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두고는 시장 진출 문턱을 높인 심사 강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국 시장 진입을 원하는 미국 제약사들에 여러 평가 과정을 거치도록 해 신약 판매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주장이다. 미 상공회의소가 제출한 의견서에도 같은 맥락의 의견이 게재됐다. 미 상공회의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2014년 전 세계에 출시된 신약 500개 중 20%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런 신약의 출시부터 공단의 급여 지급까지 평균 40개월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USTR과 상무부에 다른 나라가 의도적이며 불공정하게 자국 약값을 시장 가격보다 낮추고 미국의 가격 급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행동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국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쓰지만, 그런 약을 미국에서만 비싸게 팔고 외국에서는 싸게 팔다 보니 미국이 연구개발비를 전적으로 부담해 다른 나라의 약값을 보조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당시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제약사의 약품을 위탁 생산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약값 부담 완화에 기여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국 정부에 보낸 바 있다.
2025-07-01 16:00:45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 성과를 두고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시설 완전 파괴로 핵 개발 능력이 수년간 퇴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미국 정보당국 등은 너무 깊은 곳에 있는 핵 시설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농축 우라늄이 60% 저장된 이스파한 핵 시설에는 벙커버스터 투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란 공습 성과를 둔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6월 26일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상원 정보 브리핑에서 이란 핵시설 세 곳 중 한 곳에는 벙커버스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하에 너무 깊숙이 있어 벙커버스터 사용 효과가 없을 것 같았다는 설명이 따랐다. 이곳이 바로 이스파한이다. 6월 22일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에서 미국은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의 핵 시설 세 곳을 타격한 바 있다.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이 투하된 곳은 포르도와 나탄즈였다. 이스파한에는 미군 잠수함에서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발사됐다. 미국의 공습이 이란 핵 시설에 끼친 영향이 미미하다는 평가는 다수설이 되고 있다. 앞서 CNN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 언론도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핵 시설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주요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몇 달 내로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국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 이스파한과 관련해 "지하 공간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 했고 포르도 시설에 대해서는 "피해가 있었다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 도청된 이란 당국자들의 통화 내용도 이런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6월 22일 있은 미국의 공습이 예상보다 파괴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내 관련 기밀을 공유 받은 인사 4명을 인용, 미국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대화 내용을 도청했다고 6월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는 다른 정보와 결합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가 있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익명의 이란 당국자들이 수백 피트 잔해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끝났다"고 반박했다.
2025-06-30 16:25:38
부모의 국적과 무관하게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해도 미국 국적을 주는 '출생시민권'이 당분간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내 28개 주(州)에서는 출생시민권이 금지되고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22개 주에서는 출생시민권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일부 연방 판사들이 출생시민권 관련 행정명령이 적법하지 않다고 내린 결정을 미국 전역에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의 손을 들어준 대법관 6명은 다수 의견에서 "하급심인 연방법원의 판결은 소송 당사자 구제에만 제한되며 미국 전역에 적용하는 건 권한 남용"이라고 했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행정명령이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에 대해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며칠 뒤 민주당 성향의 시애틀, 메릴랜드, 매사추세츠주 연방 판사들은 이 행정명령이 "명백히 위헌적"이라면서 중단시켰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이 명령을 중단시키라는 전국 단위의 금지명령(nationwide injunctions)을 내렸는데, 정부는 이 명령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며 소송을 냈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출생시민권이 미국 헌법에 규정된 조항이어서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2025-06-29 20:06:58
혈맹 수준 '북-러 조약' 체결 1년… 협력 분야 확대하는 두 나라
러시아와 북한이 혈맹임을 다짐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조약)' 체결 1주년을 맞아 러시아 문화부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문화 분야 협력으로 두 나라 사이의 우호 관계를 대내외에 선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문화성의 초청에 따라 올가 류비모바 문화상(문화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연방 문화성 대표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기 위해 28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류비모바 장관 등 대표단 방북에 앞서 'M. E. 퍄트니츠키 명칭 국립아카데미민속합창단', '그젤 모스크바 국립아카데미아무도극장' 소속 러시아 문화예술단도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덧붙였다. 두 나라가 1년 전 맺은 조약은 '전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포함돼 군사동맹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6월 19일 평양을 직접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조약은 두 나라가 혈맹 관계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약 체결 이후 북한의 러시아 군사원조는 전폭적이었다. 1만 명이 넘는 전투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냈고 러시아는 이를 '형제적 지원'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북한군 파병과 무기 지원이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탈환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은 지난 3월 쿠르스크 지역 복구를 위해 지뢰 제거 공병과 건설 노동자 등 6천 명의 병력과 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외교·군사적 협력뿐 아니라 경제, 문화,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러시아 문화부 대표단 방북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러시아 대표단의 북한 도착 소식을 전하면서 "문화 분야의 적극적 협력은 상호 존중과 연대, 긴밀한 역사적 유대를 바탕으로 양국 간 형성된 높은 우호 관계를 보여준다"고 했다.
2025-06-29 16:48:14
이란 폭격 후 휴전 끌어낸 트럼프, 이란 비핵화 쐐기 박을 수 있을까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의 휴전을 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풀이를 멈췄던 숙제를 펼쳐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있을 것이라 예고한 이란과 핵 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이란의 추가 핵 개발 가능성 일체를 박멸하는 포괄적 평화 합의다. 미국의 바람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란 의회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력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사찰과 감시에서 벗어날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다음 주에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전쟁' 발발로 치워진 핵 협상 테이블을 다시 편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요구할 유일한 것은 이전에 요구한 것, 핵에 관한 것"이라며 굳이 이란과 핵 합의 서명이나 협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여유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가질 협상에 대해 시점이나 방식 등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미국 C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과 포괄적인 평화 합의를 하길 희망한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중단을 넘어서는 포괄적 평화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을 대가로 이란을 40년 넘게 옥죈 숙원, 경제제재 해제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현 여부는 이란의 자세에 달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다음 주 협상'에 이란이 응답하지 않았다. 외려 이란 의회(마즐리스)에서는 IAEA에 대한 협력 중단을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의회 결의안을 필두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열린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란원자력청은 핵 시설 안전이 보장되고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때까지 IAEA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NPT 당사국으로서 IAEA의 핵 관련 시설과 활동 등의 사찰이나 검증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핵 협상과 별개로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핵 프로그램 복원을 시도하거나 은닉한 것으로 추정되는 농축 우라늄으로 비밀리에 핵 개발을 시도할 경우 충돌 재개는 정해진 수순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머지않아 재개될 수도 있다면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면 다시 공습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라고 잘라 말했다.
2025-06-26 16:56:44
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 종전…서로 "내가 승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른바 '12일 전쟁'이 25일 자정(현지시간)을 기해 끝났다. 전쟁이 부랴부랴 정리된 듯하지만 아직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됐던 13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지구 분쟁에 집중할 것으로,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란 "우리가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로 단계적 휴전을 선언했지만 두 나라는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띄워 보복 공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은 미사일 발사를 부인했으며,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도 레이더 기지를 겨냥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이제 휴전이 발효됐다. 위반하지 마라"고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도 했지만 이후로 두 나라는 잠잠히 단계적 휴전 합의를 지켰다. 두 나라 모두 이번 전쟁의 승리자라고 말한다. NYT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을 결단하고,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면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성명에서 "적이 후회 속에 패배를 받아들이고 일방적으로 침략을 멈추게 만드는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가자, 이란 핵협상 집중 '12일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지구 분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합동참모본부 회의에서 "우리는 중요한 단계를 마무리했다"며 "이제 초점은 다시 가자지구로 돌아간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하마스 정권을 붕괴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울러 민간인 이동과 경제 활동 등 전시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며 일상 회복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공항 운영도 전면 재개한 상태다. 이란은 핵 협상 카드부터 빼들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과 국제적 틀 내에서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에도 "국제 규범에 따라 미국과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4월부터 미국과 핵 협상을 했지만 우라늄 농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쟁이 마무리됐다지만 일단 휴전은 이뤘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란의 핵 문제가 그만큼 민감하다는 반증이다. 잠정적 휴전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포르도 등 핵 시설에 투하한 벙커버스터 공습으로 "모든 핵 시설과 역량을 파괴했다"고 확신한 듯 주장한 것과 달리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기밀 보고서는 "핵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고 기록된 점을 CNN이 전했다. 그럼에도 국제 사회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종전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장기전에 따른 세계 경제 불안정성을 빠르게 정돈한 것은 성과로 풀이된다. 외교적 해법을 촉구해온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이를 온전히 존중하기를 촉구한다"며 "전투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2025-06-25 16:38:10
北,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재지정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을 미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다시 지정하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연방 관보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0일 자로 작성한 통지문에서 "행정명령 13466호(2008년)로 선포된 북한과 관련된 국가비상사태(6월 26일 만료)를 1년 동안 지속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로 사용 가능한 핵분열 물질의 존재와 확산 위험, 북한 정부의 도발적이고 불안정하며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은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정책, 경제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지난 2008년부터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재지정은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1976년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National Emergencies Act)'에 따라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면 의회의 승인 없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행정 권한을 확대할 수 있다. 비상사태의 대상 지정 연장 여부는 매년 결정해야 한다.
2025-06-24 17:14:48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른바 '12일 전쟁'이 25일 자정부터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이다. 이란 핵 시설을 완전히 분쇄한다는 명목이었다. 미국도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참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극단적 대응 카드를 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론은 휴전이었다. ◆'12일 전쟁'의 시작 미사일을 주고받는 소모전을 지양하던 양국의 입장이 '12일 만의 휴전'에는 일치했다. 설마 했던 전쟁이 시작된 건 지난 13일(현지시간)이었다. 미국과 이란이 우라늄 농축 허용 여부 등을 두고 지지부진하던 핵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감행된 이스라엘의 공습이었다. 앞서 미국은 이란에 60일 내로 새로운 핵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압박했었다. 60일 기한이 만료되는 때가 12일이었고 그 기한을 넘기자마자 이란 핵 시설 등을 공습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기습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주요 핵 과학자가 다수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 궤멸의 적기로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항의 축으로 불리던 하마스와 헤즈볼라, 시리아 아사드 정권마저 힘을 잃었기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란으로 가는 하늘 길이 거침없던 호기였다. 이란도 반격했다. 이스라엘로 탄도미사일 200여 발을 발사했다. 모든 미사일을 막아낼 것 같던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일부 뚫렸다. ◆미국의 참전과 휴전 선포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 과감해졌다.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도 한몫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지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19일 이란 아라크 중수로와 나탄즈 핵 시설을 공격했고,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최대 2주의 시한을 주며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주의 시한을 뒤엎고 불과 이틀 뒤인 21일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 시설 세 곳을 쳤다. 특히 포르도에는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을 떨어뜨렸다. 포르도는 우라늄 농축설비 등이 있어 이란 핵 시설의 심장으로 꼽힌 곳이다. 중동의 맹주를 자처해 온 이란은 체면치레에 가까운 동태복수 방식으로 미군기지를 타격했다. 23일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14발의 미사일을 쐈다. 다만 공격 계획을 사전에 카타르 정부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 인명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자정(우리 시간 오후 1시)부터 이란이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12시간 후인 24일 정오에 이스라엘도 공격을 중단한 뒤 그로부터 다시 12시간이 지나면(25일 자정)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휴전 이후 평화 보장될까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만 있기에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실제 휴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로를 향한 공격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란의 핵 개발 시도도 없어야 한다는 게 조건일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이 곧장 평화의 시작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건 무리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휴전 발표 이후 두 나라의 미사일 공방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측은 이란이 쏜 여섯 차례의 미사일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란 수도 테헤란의 북서부에 있는 길란 지역을 공격하는 등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채의 주택이 파괴됐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은 사망자 중에 핵 과학자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2025-06-24 17:10:09
중국이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란과 경제와 안보에서 긴밀히 연결돼 있는 중국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관리 아래 있는 핵 시설을 공격한 것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미국의 공격은 유엔 헌장의 취지·원칙 및 국제법을 엄중히 위반한 것이고,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경제·안보 관련 이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에서 '절대적인 고객'으로 꼽힌다. 이란의 석유 수출 물량의 약 90%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중국이 해상을 통해 수입한 원유량의 16%는 이란산이었다. 이런 마당에 이란의 원유 생산 인프라가 공격당하거나 석유 수송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조치가 내려진다면 중국으로서는 에너지 안보에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안보 협력 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관계다. 중국은 이란, 러시아와 함께 '해상안보벨트' 훈련을 해온 터다. 외교적으로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군사적으로 이란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상황이 악화해 이란이 수세에 몰린다면 다르다. 중국이 이중용도 품목인 드론 등의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과 각을 세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중관계의 파국은 중국의 경제 재건에도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규합해 미국을 압박하고, 자신들의 지도적 입지를 강화하려 할 가능성은 있다.
2025-06-23 17:16:39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까…원유 운송 마비 가능한 '요충지'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22일 자국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것이다. 해협 봉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에 있어 해협 봉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란이 받을 경제적 타격도 적지 않은 탓에 쉽사리 전면 봉쇄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일로드, 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 통로이기에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중 하나로 꼽힌다. 북쪽은 이란, 남쪽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접해 있다.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30㎞ 남짓이지만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25%가 이곳을 지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석유류가 통과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도 전 세계 공급량의 20% 이상이다.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대부분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을 향한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되나 이란 앞바다처럼 보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명령할 만한 법적 권한이 이란에 없다. 그러나 지리적 특성상 이란이 봉쇄 작전을 펼치기에 유리한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 해협 자체가 수심이 얕아 대형 유조선들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돼 있고, 그나마 수심이 깊은 곳이 이란 영해다 보니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는 셈이다. 군사적으로도 이란에 유리하다. 수심이 얕아 선박들이 기뢰 공격에 취약하고 이란과의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이란 해안이나 내륙에서 발사되는 드론, 미사일 등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이란은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자위권을 주장하며 해협 인근에 지대함 미사일, 고속정 등을 배치하는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든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위협을 가한 사례는 드물지 않았다. 2019년 이란 혁명수비대는 영국 유조선이 이란 어선과 충돌하고 역방향으로 도주하려 했다며 3개월 동안 억류한 바 있다. 이후에도 그리스 유조선, 이스라엘 연계 컨테이너선 등을 나포한 적이 있다. ◆봉쇄 현실화, 유가 급등은 수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게 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2%가량 오른 배럴당 75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장중에는 전장 대비 6% 넘게 오른 배럴당 78.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직후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이미 12% 넘게 급등했었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조선 항로 차단이 현실화할 경우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중동 전역으로 충돌 확대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이란에 되돌아오는 정치·경제적 타격도 만만치 않다. 스티븐 쇼크 쇼크그룹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 고객인 인도와 중국 두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해협을 봉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 입장에서 자살행위"라며 "이란의 전체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돌아가고 있다. (해협 봉쇄는)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5-06-23 16:45:30
이스라엘, 이란 미사일 인프라 파괴…"소모전 없을 것"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기습 공격에 발맞춰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시설 공습도 이어지고 있다. 미사일 관련 시설 중점 타격이다. 이란의 반격을 초장에 불식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2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 발사장과 미사일 보관 시설, 군사 위성 및 레이더 시설 등을 포함해 수십 개의 군사시설 표적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공군 전투기 20여 대를 동원해 30여 발의 포탄을 투하한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들이 호람샤르 장거리 미사일이 보관된 (이란 중부) 야즈드 지역의 이맘 후세인 전략미사일본부를 먼저 공격했다"며 "이스파한과 부셰르 지역 등의 군사시설도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첩보에 기반한 공습이었다고 부연하며 같은 날 북서부 지역 여러 곳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날의 공습은 이란의 미사일 관련 인프라 타격에 집중된 것이었다. 장기전을 극도로 경계한 것으로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에 따른 대이란 공세의 탄력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 기간은 일정 부분 미사일 재고량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던 터다.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미사일 재고 소진과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 자명한 탓이다. 이란의 경우 2천 발 내외의 미사일을 보유해왔을 것으로 추산됐다. 격렬한 공방전이 이어진 최근까지 최소 수백 발의 미사일이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역시 보유한 요격 미사일이 한정돼 있고 요격 비용만 하루 최고 2억 달러(2천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소모전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이란 내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절반 이상을 파괴했다"며 "우리는 목표를 향해 단계적으로 나아가고 있고,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도 지난 13일 이후 공방 11일째를 맞은 23일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면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2025-06-23 15:28:27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밤 B-2 폭격기 6대를 동원해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하고, 해군 잠수함이 토마호크 미사일 30발을 발사하는 등 공격을 퍼부은 이란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세 곳은 이란 핵 시설의 핵심으로 꼽히는 곳들이다. 특히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곳이 이란 핵무장 잠재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미국 국제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이곳에 60% 농도의 우라늄 408kg이 보관돼 있다.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도 갖추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곳에서 약 2천700대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이 투하된 포르도 핵 시설은 테헤란 남쪽 외딴 산 안에 있으며 지하 80~90m 아래에 있어 외부 공격에도 끄떡없다고 알려진 곳이다. 때문에 이곳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18m의 콘크리트 혹은 61m의 흙을 뚫고 들어간 뒤 폭발한다는 '벙커버스터', GBU-57 초대형 관통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이었다. 이번에 12발의 MOP가 투하됐지만 포르도 핵 시설이 타격을 입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한 한 관계자는 "핵 시설은 한참 전에 대피 조치가 이뤄졌다"며 "핵 물질이 이미 반출돼 있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피해 확인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AEA나 주요국 정보기관의 후속 평가 등을 거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나탄즈 핵 시설은 포르도와 함께 이란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에는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FEP)과 지상 핵연료 농축시설(PFEP) 등이 있다. 지하에서는 순도 5% 수준의 발전용 우라늄을, 지상에서는 무기급에 가까운 순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파한 핵 시설 역시 이란이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앞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스파한의 우라늄 변환시설과 연료판 제조 공장 등 주요 건물 4곳이 파괴됐다.
2025-06-22 17:35:28
협상 시한 '최대 2주' 예상 깨고 기습…트럼프의 연막전술?
미국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19일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앞으로 2주 안에 (이란 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했고 20일에도 "그들(이란)에게 시간을 주고 있다. 2주가 최대치다. 이란이 정신을 차리는지 보는 시간"이라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이다. 협상 시한이 최대 2주일이라는 다수의 예상을 깬 기습이다. 미국이 21일(현지시간) 밤 B-2 폭격기 6대를 동원해 12발의 벙커버스터와 3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란 주요 핵 시설에 투하했다. 우회적인 것도 아닌 직접 참전이다. 미국이 벙커버스터를 집중 투하한 이란 포르도는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이다. 지하 80~90m에 자리 잡아 웬만한 무기로는 파괴할 수 없는 요새로 각인됐다. 때문에 이란은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B-2 스텔스 폭격기 6대가 포르도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투하했고, 해군 잠수함이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 시설에 토마호크 미사일 30발을 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파한, 포르도, 나탄즈 등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이 있는 세 곳을 전격적으로 공격한 것은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란은 줄곧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할 수 없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키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친 '2주 이내'라는 표현을 연막전술의 일종으로 보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란 핵 보유 불용 원칙을 중심에 두고 이스라엘의 지원 요청에 호응해 조기 결단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 공격이 있은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며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며 이란은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2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있은 대국민담화에서 "공습은 군사적으로 극적인 성공이었다.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제거됐다"고 밝혔다.
2025-06-22 17:24:17
이스라엘, 결국 이란 핵 시설 폭격…트럼프 공격 명령 고심 중
이스라엘과 이란의 미사일 공방전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인 아라크 중수로를 타격했다.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참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미국의 최후통첩성 경고가 나온 직후다. 이란도 2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250㎞ 떨어진 아라크 인근 콘답 핵 시설을 겨냥했다. 이곳에는 중수로 기반 플루토늄 생산 시설이 있다. 유엔 산하 국제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타격을 자제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해왔다. 이란 ISNA통신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핵 시설 근처가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지만 이란 당국은 핵 시설 근무자 등이 모두 대피했으며 방사성 물질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공습을 예고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도 맞대응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방공망도 일부 구멍이 뚫렸다. 19일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주요 지역에는 미사일 경보가 발령됐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일부가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병원 등을 타격했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첫 공습이 있은 13일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약 4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중 약 40발이 방공망을 뚫고 주요 시설을 타격했다. 이로 인해 2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반면 이란은 지금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2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18일 기준 639명이 사망하고 1천329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내리는 모든 결정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군사적 선택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명령만 기다리는 상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최종 공격 명령은 보류했다는 입장을 고위 참모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2025-06-19 19:16:30
"영국, 美 이란 공격에 군사지원 검토"… 공군기지 제공 가능성
영국이 인도양의 환초섬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 기지와 지중해의 아크로티리 공군 기지를 미국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되면 미국의 이란 폭격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8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정부 비상대책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할 경우 중동 위기에 대한 영국의 대응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영국 정부도 미국이 직접 움직이는지, 동맹국에 요청하는 지원 정도에 따른 옵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직접 움직인다면 인도양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를 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란에서 약 4천㎞ 거리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 기지는 고정된 항공모함 역할을 한다. 지난 4월 이란과의 핵 협상 과정에서도 B-2 스텔스 전폭기가 배치된 바 있다. 이란 포르도 산속 지하 80~90m에 있는 핵 농축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GBU-57' 투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GBU-57'를 실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B-2 스텔스 폭격기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또 지중해 키프로스에 있는 아크로티리 공군 기지 활용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오만 등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지원하기 위한 시설로 영국 공군의 주력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14대도 배치돼 있다. 이곳에서 미군의 공중급유기가 대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타이푼 전투기가 이라크와 시리아 등의 친(親)이란 민병대 공격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영국이 미국으로부터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 기지를 활용해 이란을 폭격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서는 이란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기 위해 군사적 방안 등 모든 옵션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싶어 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2025-06-19 17:01: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남긴 글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전황을 안갯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란이 확전과 항복 사이에 서성이고 있다고 암시하는 한편 미국의 인내심이 얇아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사살할 수도 있음을 알렸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시지, '무조건 항복'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 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썼다. 그의 발언은 미국의 개입 여부를 저울질하면서 이란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내용을 올리고 3분 뒤에는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는 단문도 올렸다. 영어권에서 대문자로만 쓰인 표현은 강조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전날 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단축해 캐나다에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NSC에서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 결정적 무기를 제공하거나 공습에 동참하는 방식 등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할지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CNN은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미군 자산을 사용하는 데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에는 시큰둥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부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시설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에 합류하는 등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NSC를 소집해 90분 동안 현재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해 줬다. 또 1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혀 사실상 이스라엘과 공동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중동지역 미군기지 타격 채비 미국 국가정보국은 이란이 중동에서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미국, 이스라엘에 대한 중요한 억지력이자 보복력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보 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는 한 소식통은 이란이 일부 탄도 미사일 발사대를 이동시켰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다만 이 발사대가 미군을 겨냥한 것인지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란이 조금이라도 미국의 주요 시설을 공격할 경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보복을 하겠다는 트럼프의 경고가 있었지만 이란의 중동지역 미군 기지 공격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비해 이란이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지하 핵 시설 공격용 벙커버스터를 투하하거나 이스라엘군을 공중 엄호해 이란 핵 시설을 추가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NYT는 미국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고도의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동지역에는 미군 4만 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해 미 해군 함정의 작전 수행을 가로막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가 미군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이란 핵 시설 무력화를 공언한 이스라엘에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을 사실상 장악해 테헤란까지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지만 핵심 시설로 분류되는 이란 포르도우 등 지하 핵 시설에 치명타를 입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직접 육군이 지상전을 펼치지 않는 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는 미국이 보유한 벙커버스터가 유일한 탓이다.
2025-06-18 16:54:25
이란이 휴전의 손짓을 보내며 이스라엘 공격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기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언급한 이란 정권 교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BBC는 '이스라엘의 작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게재하며 이란의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펼쳤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감행한 첫날인 13일(현지시간) 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인들에게 "악랄하고 억압적인 정권에 맞서 싸울 때가 왔다"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은 이란인의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는 네타냐후 총리 개인의 희망사항일 수 있다고 꼬집는다. 존스홉킨스 고등국제문제대학원(SAIS) 중동학·국제관계학 교수인 발리 나스르는 "아마도 처음에는 인기 없는 장군 네댓 명이 사망했을 때 안도감을 느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파트 건물이 타격을 받고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국가의 에너지 및 전기 인프라가 공격을 받고 있다"며 "대다수의 이란인이 자국을 폭격하는 동안 침략자의 편에 서서 어떻게든 그것을 해방으로 보는 시나리오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인 사남 바킬 박사는 "네타냐후 총리는 개인적으로 정권 교체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었지만 이스라엘 정치 및 군사기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후자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지만 전자는 단기간에 격화되는 갈등 속에서 실현이 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권 교체를 언급한 네타냐후 총리의 의도가 심리전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이스라엘 특파원이자 네타냐후 전기의 저자인 안셸 페퍼는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의 통제력 상실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는 심리전 전략을 사용한다"며 "이스라엘 정보당국 내에서는 이란 정권의 몰락을 예측하거나 설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했다.
2025-06-17 17:06:43
"모두 테헤란 떠나라"… SNS 소개령 내린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즉시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고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적으며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G7 정상회담 일정이 진행 중이던 때 올린 글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엑스(X·옛 트위터)에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에 대통령이 G7 일정을 단축해 오늘 밤 만찬 후 귀국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자세를 고쳐 잡고 있다. 핵 협상장에 다시 나갈 수 있음을 피력하는 한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국가에 휴전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개령(疏開令)' 내린 미국과 중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한 '합의'에 서명했어야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며 인간 생명을 낭비했는가", "이란은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고 누차 말했다" 등 노골적으로 이란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덧붙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현지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국인들에게 사실상의 '소개령'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이란 민심의 동요와 이란 정부의 결심을 앞당기는 걸 노린 심리전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를 향한 대피 촉구 메시지는 끊이지 않는다. 테헤란으로 가는 하늘길이 열린 듯 이스라엘군도 엑스에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3구 지역에서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작전을 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두 차례 공습으로 이어지며 테헤란 북부에 있는 이란 국영 방송사(IRIB)가 화염에 휩싸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란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던 통신센터를 정밀 타격했다"며 "이란군은 이 건물을 민간 활동으로 위장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방이 격화되면서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관도 현지 자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육로를 통해 이스라엘을 떠날 것을 촉구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사관은 소셜미디어(SNS) 위챗 공지를 통해 "민간 시설이 훼손되고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하는 등 보안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스라엘 영공이 폐쇄된 상태이므로 요르단으로 향하는 육로를 거쳐 이스라엘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상호 공격 중단' SOS 신호 보낸 이란 테헤란과 텔아비브 등 양국의 주요 도심을 겨냥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히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열기로 했지만 그에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습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란은 입장을 바꿔 무력 공방 억제가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란은 또 만약 미국이 이란 지하 핵 시설 공격을 벙커버스터 등 첨단무기로 지원할 경우 상황은 달라지기에 핵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스라엘을 미국이 지원하지 말 것도 요구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현재 이란 영공에 전투기를 자유롭게 보낼 정도로 제공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이 핵 시설을 더 파괴하고,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기 전에 공세를 중단할 여지는 희박하다고 WSJ은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에 이스라엘과 휴전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WSJ 보도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ABC와의 인터뷰에서 "놀랍지 않다. 그들은 거짓말하고, 속이고, 미국을 함께 엮는 이런 가짜 회담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들은 핵무기와 대규모 탄도미사일 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회담 중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두 가지 실존적 위협을 계속 조성하고 싶어 하지만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6-17 16:59:57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나흘째에 접어든 16일(현지시간) 오전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 곳곳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분관 건물도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은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직후 곳곳에서 화재가 목격됐으며, 항구 인근의 발전소도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사관 분관도 피해를 입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공습으로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분관 건물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미국인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은 2018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고 텔아비브에는 분관이 남아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있는 대사관과 영사관을 폐쇄하고 대피령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외교공관 등 미국의 시설물을 공격할 경우 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미국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텔아비브와 하이파 공습에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란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손쉽게 통과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으며 향후 발사 횟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돌파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직 이번 사태에서 이를 동원했다고 확인한 바는 없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을 교란하는 새로운 공격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25-06-16 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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