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진영(43) 씨는 수시로 배달 주문 손님의 리뷰를 확인한다. 김 씨는 "대부분 좋은 평점을 주는데 이유없이 1점을 주는 손님들도 있다. 억울해서 장문의 댓글을 쓰려다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까봐 그냥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적는다"며 "차라리 온라인 별점제가 없어지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배달앱 사용자가 늘면서 자영업자들이 부정적인 평점·리뷰를 받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 중구의 한 중화 음식점 주인 A씨는 "리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예전엔 인스타그램도 했는데 요즘은 일절 안하고 음식에만 집중한다. '남편이 요리사인데, 이렇게 만드는 거 아니다'는 식의 리뷰를 보면 속이 탄다"고 했다.
악의적인 리뷰 탓에 리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민 악마 리뷰'라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초밥을 변기에 버린 리뷰였는데, 이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리뷰를 쓴 이는 "퇴근하고 기분 좋게 먹으려 했더니 기분 X맛. 변기가 배 고프다길래 밥 줬다"라고 썼다. 이에 대부분 네티즌들은 "사람이 어떻게 되면 저런 글을 쓸 수가 있나", "자영업자는 아니지만 내가 너무 가슴 아프다", "이런 식의 맛없다는 리뷰는 편 들어주기도 싫다" 등 자영업자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
자영업자들이 평점·리뷰에 워낙 예민해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적지 못하겠다는 손님도 있다. 자취 4년차 B(25) 씨는 "자고 있다가 리뷰와 관련해 업주 측으로부터 차단됐다는 배달앱 알림이 와서 당황했다. 차단된 글을 확인하니 '다음부터 치킨 양념소스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별점 3개를 남긴 글이었다"고 했다.
별점 5점 만점에 4.7점인 이 치킨집이 별점 3점을 받으면 전체 별점은 내려가기 때문에 업주가 배민 측에 리뷰차단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B씨는 "공손하면서도 솔직하게 리뷰를 쓴 것 것뿐인데, 업주가 과민반응한 것 아니냐"고 했다.
급기야 업주가 평점·리뷰를 조작하기도 한다. 지난달 26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1년간 제 휴대폰으로 (우리 가게) 리뷰를 4개 정도 썼는데 (배달앱 측으로부터) 모두 차단됐다. 별점 5개짜리가 모두 사라졌다. 딱 걸렸나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평점·리뷰를 긍정적으로 써주고 대가를 받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기자가 리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문의하자 관계자는 "한 건당 5천~6천원으로 100건 단위로 계약을 한다"고 답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