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그림들

SUN 도슨트 지음/ 나무의마음 펴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매일신문 DB
경주솔거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다. 매일신문 DB

"뉴욕에 현대 미술관 하나쯤은 있어야하지 않아?"

진취적이고 영향력 있는 예술 후원자 릴리 블리스, 메리 설리번, 애비 록펠러. 세 여인은 뜻을 모아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술관 건립을 진행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929년 11월 7일, 뉴욕 5번가의 헤크셔 빌딩 12층에 '세계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현대 미술관' 모마(MOMA·Museum of Modern Art)가 문을 연다.

이후 모마는 새 건물로의 이전과 확장을 거듭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주변 건물들과 달리 전면이 커다란 통유리로 된 외관은 모마의 트레이드 마크다.

코로나19로 떠나는 것이 자유롭지 않은 현실. 미국 현지 미술관 도슨트가 쓴 책 '그림들'은 답답함과 고립감, 공허함과 외로움에 갇힌 우리를 뉴욕 모마에 걸린 작품 앞으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지금까지 1천700여 회 도슨트를 진행한 전문 그림 해설가답게, 마치 미술관 현장에서 직접 작품 설명을 듣는 것처럼 쉽고 생생하게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얘기한다.

빈센트 반 고흐부터 장 미셸 바스키아까지 모마가 소장한 대표 작품들을 작가별로 안내하고, 소장품이 아니더라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작품과 작가들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특히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우는 이유 ▷클로드 모네의 지네르니 정원에 쓰레기가 가득한 이유 ▷한국에 와 본 적 없는 피카소가 그린 한국 그림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림에 적힌 가수 마돈나의 이름에 'X'표시가 쓰여진 이유 등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 흥미를 더한다.

지은이의 바람대로, 이 책은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일명 '미알못'도 읽기 쉬운 책이다. 우리가 자주 들어본 작가들의 작품과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이 책 덕분에 모마를 찾기 어려운 이도, 모마에 갔었으나 시간의 제약 탓에 작품을 충분히 감상하지 못한 이들도 언제 어디서나 작품을 감상하고 그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344쪽, 1만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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