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처님오신날]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 “중생의 마음에 연꽃 피는 날…부처님 ‘자비’ 되새겨야”

3년째 이어진 코로나…자비의 등불로 치유의 손길 펼쳐야
진정한 가치 생각하고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 구현해야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은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은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듯, 어렵고 힘든 현실이지만 부처님의 미소와 자비를 생각해보는 부처님오신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8일은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인간의 존귀함을 일깨워준 스승이며, 모든 부귀와 영화를 버리고 인간의 영원한 고민, 나고 죽는 문제, 행복과 평화의 진리를 밝힌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이다.

불가에서 부처님은 '어두운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같은 존재다. 등대가 없다면 배가 자기 길을 찾아갈 수 없듯, 부처님은 모든 중생이 자기 길을 갈 수 있게 이끈다. 부처님오신날 등불을 밝히는 이유다.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능종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은 중생의 마음에 연꽃이 피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듯, 어렵고 힘든 현실이지만 부처님의 미소와 자비를 생각해보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Back to the Life of Blossoming Hope)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3년째 이어지는 감염병의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 각 부문에서 신음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실로 이때 우리 마음에 진리의 등불, 자비의 등불을 밝혀 치유의 손길을 펼쳐야 한다. 올해 봉축 표어에도 코로나19 대유행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기원의 마음이 담겼다.

부처님은 자비로 오시고 빛으로 오셨다. 칠흑 같은 세상에 한줄기 빛을 주셨다. 칠흑 같은 어둠은 바로 인간의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이다. 소위 '삼독'(三毒)이라 부르는 이것이 모든 번뇌의 근본이며 고통의 원인이다.

부처님은 인과를 무시하고 욕망을 부추기는 세상에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주셨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깊이 생각해보며, 절제된 욕망과 나눔의 실천으로 함께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구현해야 하겠다.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전경. 동화사 제공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전경. 동화사 제공

▶그간 우리 사회는 각종 정치적 이슈 등으로 큰 갈등을 겪었다.

-중생을 모든 고통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부처님의 원력에 의지하며, 이 시대의 혼돈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밝게 비추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널리 베푸는 자비를 실천할 때, 자신의 행복과 세상의 평화가 실현될 수 있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정신, 나의 처지를 조금씩 양보하며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아쉬운 시대다.

▶동화사의 올해 주요 사업은 어떤 게 있나

-동화사 회주 의현(義玄) 큰스님께서 필생의 원력으로 '사명대사 구국(救國) 호국(護國) 문화재 수장고'와 '사명대사 구국 호국 문화체험관'을 짓는 대작불사가 최대현안이다. 현재 수장고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일은 진작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회주 큰스님을 보필하면서 큰 불사가 원만히 성취되도록 해, 동화사를 찾는 시민들에게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과 불교 문화를 널리 알리는 장소가 되도록 하겠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오랜 감염병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경제도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새롭게 일어서야 한다. 하루하루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의 소중한 삶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아름다운 조국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은 모든 생명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우리 삶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주신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을 봉축하는 날이다. 우리 모두가 생명의 존엄성에 새롭게 눈뜨길 바라며, 서로서로 인연으로 함께하는 도리를 깨달아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기원한다.

한편, 동화사는 8일 오전 10시 경내 통일대불 앞 특설무대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대법회를 연다. 법회는 불공 및 육법공양, 봉축법요식, 관불의식 순으로 진행한다.

설법전 앞마당에선 하루 종일 지신밟기, 힐링음악회, 연등‧염주 만들기, 서각 체험 등 다양한 봉축문화행사가 이어진다. 법화보궁에선 한국 불교 중흥과 동화사 중창 불사를 주제로 한 사진전도 열린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봉축 연등 점등식과 탑돌이 행사가 예정돼 있다.

※능종 스님=1967년 출가해 대구 임휴사 주지, 청송 대전사 주지, 은적사 주지, 대구경북 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능인중고등학교 감사, 총무원장 사서실장,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포항 죽림사 주지, 가창 운흥사 주지, 대구 불광사 주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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