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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뻐꾸기' 지목 김근식 "출신 공격 수법은 딱 극우·태극기부대"

한땐 이랬다. 대선 시기였던 2022년 2월 9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오른쪽)의 대북정책 관련 북콘서트에 참석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중간). 연합뉴스
한땐 이랬다. 대선 시기였던 2022년 2월 9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오른쪽)의 대북정책 관련 북콘서트에 참석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중간). 연합뉴스

내년 총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고 최근 신당 창당설로도 주목받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일명 '뻐꾸기'라며 국민의힘 인사 2명을 지목하자, 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맞받으며 '설전' 구도가 형성됐다.

▶우선 이준석 전 대표가 2일 오후 6시 58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 말도 안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보수를 걱정하는 뻐꾸기 두 분. 적당히 하시라. 묵비권은 권리"라고 적었다.

이 글에는 '뻐꾸기 두 분'이라고 표현한 두 인물 관련 2장의 사진이 붙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정계에 입문, 역시 전신인 통합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을 거쳐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 당적도 가졌다가 현재 국민의힘 구성원으로 있는 김근식 위원장의 2009년 전주 덕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포스터가 첨부됐다. 당시 김근식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 낙선했다.

또 2020년 21대 총선에서 광주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진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선거 당시 광주에 걸었던 '민주당에 입당하겠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촬영된 사진이 첨부됐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의 2009년 전주 덕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포스터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의 2009년 전주 덕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포스터
2020년 21대 총선에서 광주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진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선거 당시 광주에 걸었던
2020년 21대 총선에서 광주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진 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선거 당시 광주에 걸었던 '민주당에 입당하겠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뻐꾸기'는 이준석 전 대표가 친윤석열계 등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의 행보를 '탁란(托卵·뻐꾸기 등이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게 함)'에 비유하며 쓴 표현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0월 18일 대구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전통 강경 보수의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구애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 보수의 가치에 대해 오래 고민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정작 보수의 알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을 자주 본다"고 했다.

여기서 '보수 진영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이라는 기준을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거나(김근식)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구애했던(김경진) 인물에게 적용, 이준석 전 대표가 "뻐꾸기 두 분"이라고 표현한 맥락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페이스북

▶이에 김근식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글이 올라오고 35분 만인 이날 오후 7시 33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준석 전 대표가 출신을 공격한 수법은 극우와 똑같다"고 꼬집었다.

김근식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갈수록 정치적 미아가 되고 있다. 자기 스스로 정치적 좌표마저 헷갈려 한다. 이도 저도 못하는 외통수에 걸려 궁지에 몰려 평정심마저 잃은 것 같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당을 위해 총선 승리를 위해 선당후사와 살신성인의 자세로 노원병에 돌아가 밑바닥 다지기부터 진정성 있게 시작하시라. 그게 정치의 명분이다. 정치는 기술로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저를 향해 舊(구) 민주당 출신이라며 공격하는 수법은 딱 극우 강경보수의 그것과 똑같다. 나와 바른미래당을 같이 한 그가 저더러 과거 당적 운운하며 욕하는 건 그야말로 할 말이 없으니 무턱대고 색깔론을 하는 태극기 부대와 꼭 닮았다"고 비유했다.

그는 다만 태극기 부대를 비유에 쓴 것과 관련, "그래도 요즘 태극기 부대는 저의 진정성을 알고 이해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많다"고 보충 설명을 하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그렇게 비난하고 공격하던 태극기 극우보수의 못된 버릇을 따라하는 걸 보니, 이제 갈 데까지 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근식 위원장은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만남 요청 등을 뿌리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정치를 기술로만 배워온 탓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빠져서 혁신위가 내미는 손을 한사코 뿌리치고 어깃장 놓더니, 이제는 평정심마저 잃고 흥분한 것 같다"면서 "안타깝고 측은하다. 제대로 성장했으면 좋은 자산이 됐을 텐데 불쌍하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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