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18곳 사전투표소 불법카메라 의심물 발견

불법카메라 설치한 유튜버, 지난 대선 때도 투표소 촬영

4·10 총선을 12일 앞둔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1층 현관에 우편투표함과 사전투표함 등의 보관장소에 설치된 CCTV를 열람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12일 앞둔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1층 현관에 우편투표함과 사전투표함 등의 보관장소에 설치된 CCTV를 열람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 소속 시설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등을 일제 점검한 결과 29일 오후 3시 기준 총 18곳에서 불법 카메라로 의심되는 장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불법 카메라 의심 장치가 발견된 지역은 서울 강서구 화곡8동 1곳과 부산시 북구 1곳, 인천시 연수구 3곳·남동구 2곳·계양구 3곳·부평구 1곳 등 9곳, 울산광역시 북구 1곳, 경남 양산시 6곳 등 모두 18곳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 등 4·10 총선 사전투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유튜버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와 보궐 선거 당시에도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정황이 확인됐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에 체포된 유튜버 A씨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에 있는 사전투표소 내부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A씨는 촬영 영상을 보여주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인원과 자신이 설치한 카메라 영상 속 투표 인원에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전투표 촬영을 위해 지난 (2020년) 총선 이후 4년간 지리산에서 피나는 훈련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선관위의 방해를 뚫고 촬영을 할 수 있는지 수많은 연구와 훈련을 했고 드디어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촬영한 영상에서 인원을 세어 봤더니 (특정 사전투표소의) 투표 인원과 선관위 발표 인원은 200명 차이가 났다"며 "미리 조작 투표지를 만들고 조작 값을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인원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최근 인천 남동구와 계양구 총선 사전투표소 총 5곳에 몰래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전날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충전 어댑터 형태로 된 카메라에 특정 통신사 이름이 담긴 스티커를 붙여 통신 장비인 것처럼 꾸몄다. 이어 투표소 내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정수기 옆 등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서 A씨는 "사전 투표율을 선관위에서 조작하는 것을 감시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인천에 카메라를 설치한 장소(5곳) 이외에 전국 다른 지역 투표소에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경남 양산 투표소와 개표소 6곳을 비롯해 서울·부산·울산 투표소에서도 불법 카메라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조사를 계속 진행해 범행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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