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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화재 피해 주민들, 잠은 어디서?…열악한 대피소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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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지정 대피소, 난방 불가… 경로당으로 대피소 변경
경로당, 공간 협소·샤워시설 없어… 결국 대피소 텅 비어
35곳 중 32곳이 추위에 취약, 같은 일 겨울철마다 반복되나

대구 수성구청이 황금동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들 위한 임시거주시설로 아파트 내 경로당을 지정했지만, 밤사이 이곳을 이용한 피해 주민은 한 명도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오전 해당 경로당의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수성구청이 황금동 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들 위한 임시거주시설로 아파트 내 경로당을 지정했지만, 밤사이 이곳을 이용한 피해 주민은 한 명도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오전 해당 경로당의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2일 열린 황금동 아파트 화재 임시주거시설. 본래 경로당으로 이용되던 곳을 잠시 빌려, 이재민 임시주거시설로 지정했다.
지난 2일 열린 황금동 아파트 화재 임시주거시설. 본래 경로당으로 이용되던 곳을 잠시 빌려, 이재민 임시주거시설로 지정했다.

2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피해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잃은 가운데, 지난 밤 수성구청이 제공한 대피소를 이용한 주민은 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정 대피소였던 인근 초등학교 강당에 난방시설이 없었고 임시로 마련한 대피소는 시설이 열악했던 탓이다. 지자체 지정 대피소가 대부분 학교나 공공기관인 상황에서 겨울철에는 대피소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성구청은 2일 화재 직후 사고 장소 인근 성동초등학교 강당을 주민 대피소로 지정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피해 규모가 커 당분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주민은 15세대에 달한다.

문제는 지정 대피소인 이곳 강당에 난방 시설이 없어 겨울철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결국 수성구청은 아파트 내 경로당을 임시주거시설로 변경하고 15세대를 모두 수용키로 했다.

경로당 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강당보다 공간이 협소한 데다 샤워실 등 필수 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화재 당일 급하게 임시주거시설로 지정된 탓에 경로당은 장기간 이용 여부도 미지수다. 수성구청이 지정해 관리하는 시설이 아닌 탓에 화재 복구가 늦어져 이용 기간이 길어질 경우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과 재차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날 갈 곳을 잃은 피해주민 15세대 중 임시주거시설에서 밤을 보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피해 주민들은 모두 인근 친척 집이나 모텔 등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수성구 뿐 아니라 지자체 상당수가 초등학교 강당 등을 대피소로 지정한 상황에서 겨울철 대피소가 유명무실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대구 이재민 임시거주시설 286곳 중 절대다수가 학교와 공공기관이었다.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시설이 대피소로 지정된 곳은 세 곳 뿐이었다.

열악한 대피소 상황 탓에 다른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숙박비용 등 추후 보상을 받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화재가 발생한 장소가 재난 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데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아닌 탓에 대구시나 수성구청이 숙박비용을 지원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측은 지역 내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는 민간 숙박시설이 있지만 주민 편의를 고려해 인근 대피소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지정 대피소인 초등학교 강당은 바닥 난방이 안됐을 뿐 히터 등 다른 시설은 마련돼 있었다. 경로당도 매우 넓은 데다가 난방도 가능해 머무르기에 부족함이 없고, 낮 동안에는 여전히 이용자가 있다"며 "수성구에도 민간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을 임시주거시설로 이용 가능한 대피소가 있다. 다만 화재 장소와 거리가 멀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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