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둘이서 당과 나라를 거덜 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심야에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요약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하며 "화합해서 거야(巨野)에 대비해도 힘이 모자랄 지경인데 용병끼리 진흙탕 싸움에 우리만 죽어난다"고 깊은 우려를 토로했다.
윤 대통령의 무모한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보수 여당을 수세로 몰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던 '강골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을 '대선 주자'로 모셔와 보수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윤 대통령은 '정치 초보' 한계를 벗지 못하고 임기 반환점을 겨우 돌자마자 파국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정권 초반 의료·연금·교육·노동 등 4대 구조개혁과 저출산 극복을 강조하며 야심차게 국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국민 명령'이라며 밀어붙인 의료개혁처럼 정치적 협치와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시도는 결국 좌초 위기를 맞았다.
잊을만하면 '불통 이미지'가 소환됐고, 채 상병 사망 사고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 야당의 특검 공세를 촉발하는 등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대국민담화, 기자회견 등에서도 아내인 김건희 여사를 감싸는 듯한 태도로 국민들에게 적잖은 실망감도 안겼다. 공정과 상식을 기대했던 많은 보수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다.
같은 '정치 초보'인 한동훈 대표는 검찰 조직에서 오랫동안 모신 '선배' 윤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는커녕, 잦은 당정 갈등 노출로 오히려 윤 대통령의 약점만 노출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대표는 4일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을 요구하며 사태 수습을 지휘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추락을 지켜보는 국민들로부터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유력 대선 주자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 심판대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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