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단체가 의료 공백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과 관련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의정(醫政) 갈등에 따른 의료 공백이 반복되면서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 증원(增員)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환자들은 1년 5개월 동안 제때 수술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지난 2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의료 공백 기간인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47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위암·간암·폐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6대 암 수술 건수가 전년보다 16.78% 줄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復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필수의료 공백 방지법과 환자기본법 제정을 촉구했다. 필수의료 공백 방지법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2020년 최혜영 민주당 의원이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의 필수의료 공백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의료계 반대로 폐기됐다. 환자기본법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환자 정책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두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12월 발의된 이 법안은 국회에 계류(繫留)돼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 공백을 방지하고 환자의 건강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의료인이 집단행동을 해도 응급실·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정상 운영돼야 한다. 의료 공백이 발생했을 때 국가가 환자 피해를 조사하도록 의무화하고, 의료 대란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법안도 필요하다. 환자는 의료의 주체이며, 의료 정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利害關係者)다. 정부와 국회는 환자 단체의 요구를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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