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파출소에 경찰 간부급인 '경감'이 급증하면서 조직 운영에 혼선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장과 팀장에 이어 팀원 일부까지 경감으로 채워지며 지휘체계 혼선과 내부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통상 경감은 일선 경찰서의 계장이나 팀장, 지구대·파출소 관리직을 맡아 왔다. 하지만 승진자가 급증하면서 관리 보직이 포화됐다. 파출소에선 소장부터 팀장, 팀원 일부에 경감이 대거 배치되면서 지휘·평가를 둘러싼 혼선이 이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 한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경감 A씨는 "소장이더라도 같은 경감인 팀장이나 팀원에게 근무를 지시할 때 곧바로 받아 들여지지 않아 마찰이 생기는 일이 있다"며 "또 나이가 비교적 젊은 경감이 소장으로 부임하면 같은 계급에 업무를 내리기 주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감 B씨는 "경찰 근무 경험이 적더라도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팀장을 맡는 경우가 있다"며 "순경으로 먼저 입직한 동료가 이런 경감에게 근무평정을 받게 되면 현장에선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고, 사기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파출소 팀장 한 경감 C씨는 "과거엔 경감이 순찰차를 타는 일이 없었다. 지금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작은 사건들에도 일일이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만2천319명이었던 경감은 지난해 말 기준 2만7천8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경감 계급 정원(1만967명)과 견줘도 두배를 훌쩍넘어서 규모다.
같은 기간 대구도 경감이 576명에서 1천401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 정원(494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런 변화에는 2012년부터 시행된 경감 '근속 승진' 제도의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2020년 경위에서 경감으로 승진하는 근속 연수가 기존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 점도 증가세를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휘체계 확립을 위해 파출소에도 지구대처럼 경정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2월 인사부터 경감이 많았던 지구대의 수장에 경정을 대거 앉혔다. 현재 대구 관내 지구대 31곳 가운데 경정이 배치된 지구대는 모두 28곳이다.
파출소 35곳 가운데 경정이 소장을 맡은 곳은 달서구 성서파출소와 군위 효령파출소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이들 파출소는 인근 파출소와 통합되며 중심지역관서로 지정됐고, 관할 구역이 넓어지면서 예외적으로 소장 보직에 경정이 배치됐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파출소장에 경정을 배치하려면 정원을 늘려야 한다. 본청 조직계에서 경정 정원이 정해져 있고, 늘리려면 예산이 반영돼야 하는 절차가 있다"며 "파출소장의 경우에는 경력이 많은 사람 위주로 배치하는 등 조직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만 경감으로 승진자를 늘린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군사분계선 애매하면 더 남쪽으로"…DMZ 내 北 영역 넓어지나
김총리 "李임기 5년 너무 짧다, 더했으면 좋겠다는 분들 있어"
박지원 "북한 노동신문 구독은 가장 효과적인 반공교육"
[서명수 칼럼] 소통과 호통, 한없이 가벼운 대통령의 언행
'제1야당 대표 필리버스터 최초' 장동혁 "나라 건 도박 멈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