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70㎞로 달리는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이 완료되면서 서울과 부산을 1시간대로 연결하는 초고속 철도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2030년 시험 운행을 거쳐 2031년 이후 상용화되면 전국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상업 운행속도 시속 370㎞급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의 핵심기술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차량 제작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열차의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407㎞다.
상업 운행속도 기준으로 EMU-370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고속열차다. 중국은 시속 400㎞급 고속열차를 시험 운행 중이며 2027년 영업 운행을 예고했다. 현재 주요 국가의 상업 운행속도는 중국 350㎞, 프랑스·독일·일본 320㎞ 수준이다.
이번 연구개발은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이 주관기관을 맡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9개월간 총 225억원이 투입됐다. 정부가 180억원, 민간이 45억원을 부담했다.
EMU-370은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시속 320㎞급 고속열차 KTX-청룡의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고속 주행 성능과 안전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시속 350㎞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주행 저항과 진동,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
열차는 8량 1편성 기준 길이 200.1m, 좌석수 479석이다. 전동기 용량은 560㎾로, KTX-청룡(380㎾)보다 크게 높아졌다. 전동기 출력은 47.4% 향상됐고, 이는 중형 승용차 70여 대에 해당하는 출력이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전두부 형상을 매끄럽게 설계하고, 대차 커버 적용과 옥상 설비 슬림화로 돌출부를 최소화했다. 그 결과 공기저항 계수는 0.868에서 0.761로 12.3% 낮아졌다. 주행 저항도 10% 이상 감소했다.
승차감과 안정성도 개선됐다. 구동 대차의 공기 스프링과 완충 장치를 최적화해 횡방향 진동 가속도를 30% 이상 줄였다. 실제 주행 조건을 재현한 시험에서 시속 400㎞ 이상에서도 동적 안정성이 확인됐다. 유럽 기술 기준이 정한 최고 수준의 승차감 지수도 충족했다.
실내 소음은 바닥과 측벽, 천장 구조를 개선하고 복합 차음재를 적용해 68~73dB로 낮췄다. KTX-청룡보다 2㏈ 줄어든 수치로, 외국 고속열차와 비교해도 동등 이상 수준으로 평가된다. 고속 주행 시 압력과 소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밀·차음 기술을 확보하면서 고속열차 출입문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발 과정에서 시속 400㎞급 고속열차까지 적용 가능한 성능 평가와 안전 검증 기준도 마련했다. 유럽을 포함한 해외 주요국에는 아직 시속 350㎞ 이상 고속열차에 대한 기술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기술 성과의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 코레일이 EMU-370 초도 차량 1~2편성을 발주하고, 2030년 초부터 평택~오송 구간 등에서 시험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EMU-370이 국내 주력 고속열차로 자리 잡으면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이 1시간대로 줄어들어 국가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속 350㎞ 이상 고속철도 시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기반도 넓어질 전망이다. 베트남과 폴란드 등은 초고속 철도망 구축을 본격 추진 중이다.
국토부와 철도연은 23일 EMU-370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 성과 발표회를 연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함께 기술 개발에 노력한 결과 고속철도 도입 20년 만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370㎞/h급 고속운행 기술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며 "내년부터 400㎞/h급 3세대 고속열차 핵심기술 개발 등 앞으로 초고속 철도 기반을 앞당겨 세계 철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장동혁 '변화' 언급에 입장? "함께 계엄 극복하고 민주당 폭주와 싸우는 것만이 대한민국·보수 살 길"
李대통령 "'노동신문' 접근제한, 국민 '빨갱이'될까봐서? 그냥 풀면 돼"
나경원 "李대통령, 전 부처 돌며 '망언 콘서트'…연막작전쇼"
김총리 "李임기 5년 너무 짧다, 더했으면 좋겠다는 분들 있어"
내년부터 교도소서 매월 1천300명씩 풀려난다?…"가석방 확대 적극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