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해 사건'의 피의자 A(62) 씨가 아들 B(33)씨 일가가 해외로 떠나기 직전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경인일보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일 저녁 인천 연수구 송도의 자택에서 A씨의 생일을 맞아 가족 모임을 가졌다. B씨는 다음 날인 21일 아내, 자녀 2명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밤 9시 30분쯤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B씨를 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총격 직후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같은 날 밤 숨졌다. 부검 1차 소견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총상으로 인한 장기 손상으로 파악됐다.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택에서는 시너가 든 페트병과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B씨의 어머니이자 A씨의 전 부인인 C씨는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미국 출장을 떠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부부와 자녀들이 C씨를 만나기 위해 미국행을 계획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와 C씨는 2000년 이혼했으며, A씨는 C씨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쌍문동 자택은 C씨가 2008년 매입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정불화가 있었다"고만 진술했을 뿐 범행 경위나 구체적인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A씨는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도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답변했으며, 특히 전처 C씨와 관련된 질문에는 진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는 아들 살해 이후 한강이나 미사리에서 극단선택을 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범죄심리 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했으며, A씨의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한 심의도 검토 중이다. 다만 피의자와 피해자가 부자 관계라는 점에서 신상정보 공개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이날 본인 의사에 따라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A씨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이혼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질투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00% 계획범죄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무조건적인 본능을 거슬렀다"며 "가장 아끼는 아들을 상실한, 그 고통을 주기 위한 어떤 의도나 심리적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편 입장에서는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를 느껴서 그로 인한 좌절감에 의한 복수심의 발로로 보인다"며 "현장에 아들과 며느리, 손주, 지인 등이 있었지만 오직 아들만을 겨냥했다. 그렇다면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고 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도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자격지심이나 열등감, 애정결핍, 피해의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계획적으로 아들을 일단 죽이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허위 저격 논란 '백종원 저격수'… 과거 허위 방송으로 징계
정부 관심 벗어난 '대구경북신공항'…TK 정치권 뭐하나
송언석, '입당 논란' 전한길 언행 조사 지시
우상호 "강선우 임명 강행은 與 지도부 의견…대통령 고민 많이 해"
한동훈 "尹 지키자는 세력은 극우 맞아…국힘 이러다 진짜 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