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천 화학물질 공장서 폭발·화재사고…3명 중경상 및 1명 고립 실종(종합)

과산화수소·포름산 등 상당량 화학물질 연쇄 폭발, 화재 진화 애로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려" 주변 건물·상점 등 외벽·유리창 파손 피해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화학물질 취급 공장 화재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화학물질 취급 공장 화재 현장. 경북소방본부 제공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화학물질 취급 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주변 건물 외벽 및 편의점 간판 등이 파손됐다. 독자 제공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화학물질 취급 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주변 건물 외벽 및 편의점 간판 등이 파손됐다. 독자 제공

"'펑'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과 유리창이 크게 흔들렸고 밖에선 시커만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

경북 영천에 있는 한 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인한 큰 불이 났다. 주변 건물과 상점 등은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되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영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12시42분쯤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채신공단 내 화장품 원료 제조 공장 2층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2시58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헬기 등 장비 50여대와 인력110여명 등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 건물과 함께 내부에 과산화수소, 포름산 등 자극적 냄새와 유독성 물질을 발생시키는 상당량의 화학물질이 크고 작은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화재 진화 초기부터 어려움에 컸다.

영천시는 긴급 재난문자 발송을 통해 공장 인근 100m 주민에게 대피를 안내하고 마스크 착용 및 연기 확산에 유의를 당부했다. 소방당국 역시 대구지방환경청 등 관계기관에 화학사고 긴급출동반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사고로 공장 지붕에서 태양광 설치 작업을 하던 외부 인력 2명과 대피 안내를 하던 공장 근로자 1명 등 3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공장 내부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40대 근로자 1명이 고립 상태에서 실종돼 인명 사망 피해도 우려된다.

불은 이날 오후 7시쯤 큰 불길이 잡혔으나 완진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화재 현장 부근 한 편의점주는 "굉음이 울리더니 건물 상단의 간판이 떨어지고 샌드위치 판넬 구조물이 내려앉았다"며 "건물 상단 부분의 안전이 우려돼 (편의점) 문을 닫고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 도심에 사는 한 시민도 "사고 시간대에 '쾅' 하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여 대형사고가 난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며 "다행히 바람이 크게 불지 않아 도심쪽에는 자극성 냄새나 유독가스 영향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완진 이후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공장주 등을 상대로 화학물질 취급 부주의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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