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한 중학교서 학폭사건…금품갈취 시도에 보복 폭행도

경찰 고소장 접수·학교도 자체 조사에 들어가…학부모들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 주장

학교 폭력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학교 폭력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경북 포항 한 중학교에서 3학년이 1학년 후배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학교와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11시 15분쯤 포항 A중학교 교실 앞 복도에서 3학년 B군이 1학년 C군의 얼굴 등을 심하게 폭행했다. C군은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당시 근처에 있던 교사가 B군을 제지했지만 욕설을 하며 현장을 떠났고, 한 교사가 정문에서 B군을 붙잡았지만 "내일 학교에 와서 얘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학교를 벗어났다. 교사들은 방과 후 B군의 집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B군은 26일 등교하지 않았고, 학교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오늘(26일) 등교해서 조사를 받기로 했지만 등교하지 않았고, 담임교사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 사건을 교육청에 보고하고 학교폭력전담기구를 구성해 징계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목격자와 피해자 등에 따르면 B군은 C군에게 "친구 D를 잡아와라"라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D군은 폭행 사건 전날 B군이 SNS 1대1(DM) 메시지로 욕설과 함께 지속해서 금품을 요구하자 이를 112에 신고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군은 C군에게 친구인 D군을 잡아오라고 시켰다. C군이 이를 듣지 않자 교실 복도로 불러내 폭행했다.

사건 당일 C군 학부모는 B군을 경찰에 고소했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했고, 내용을 확인한 뒤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 등은 이 사건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군이 지난 3월 입학 때부터 1학년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금품을 갈취해 왔으며 돈을 주지 않으면 이번처럼 폭행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피해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수치심을 주는 영상을 찍어 갖고 있다는 말도 있다"며 "경찰과 학교는 단순히 폭행사건만 보지 말고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청 등은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를 찾는 일에도 적극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

포항 한 중학교 3학년이 1학년 학생에게 보낸 DM. 피해 학생 측 제공.
포항 한 중학교 3학년이 1학년 학생에게 보낸 DM. 피해 학생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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