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선거 패배와 탄핵 사태 속 지지 기반의 축소를 겪은 보수정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보수의 가치에 공감하며 진보정치에 반감을 갖는 계층과 세대를 집중 공략, 반전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고령층에 고립, 확장 없이 승리 없다
보수 정당은 수년간 여러 정치적 굴곡을 겪으며 외연 확장에 실패, 영남과 고령층의 지지밖에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마주하고 있다.
두 명의 대통령이 연속으로 탄핵을 당한 과거는 중도·수도권·청년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매번 '탄핵의 강'을 쉽게 건너지 못하는 내홍을 겪은 것도 뼈아프다. 내부적으로는 전례 없는 수준이 계파갈등을 겪으며 분당 가능성마저 시시때때로 언급될 정도다.
동시에 지역적 기반이 쪼그라든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의 강성 보수 여론이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영남당'이라는 이미지 역시 고착화됐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할 때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국민의힘은 지역적으로는 영남, 연령대로는 70대 이상에서 확고한 강세를 나타낼 뿐이다. 우리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은 4050세대에서는 뚜렷한 열세를 보이는 동시에, 2030세대에서는 윗세대에서의 열세를 극복할 만큼의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심화, 고령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당의 외연확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실정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당이 특정 지역이나 세대 기반에만 의존할 경우 장기적으로 정치적 생존이 어렵다"며 "기존 지지층을 지키되, 정책 어젠다와 인사에서 수도권·청년층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 독주에 반감, 대안세력으로 선택받아야
민주화를 주도한 '86세대'를 비롯해 노동계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더불어민주당이지만, 이들 역시 강성 지지층에 매몰되고 있다는 약점에 주목해야 한단 시각도 있다.
일례로 민주당은 최근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등 지지층 맞춤형 법안을 추진하며 결집을 시도했으나 이에 대한 반감 역시 상존한다. 보수정당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연대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먹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특히 주목할 곳은 자영업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민주당 정부에서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및 주휴수당 확대 등 친노동 정책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어 왔다. 코로나19 사태와 최근의 소비위축을 겪으며 시름도 크다.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입법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불 보듯 뻔한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출신 인사의 영입과 공천이 필요성과 함께 이들의 경험이 당 정책으로 연결될 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는 22대 국회에서 율사 출신만 20명이 당선된 당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은 민주당보다 국민의힘과 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민주당이 강성노조를 정치세력화했듯 국민의힘도 이런 집단을 공략해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중소기업중앙회 같은 경우도 민주노총만큼이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이다. 더 소통하고, 전략적으로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공천 등을 통해 당내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청년세대 공략도 과제
사회적 불평등에 민감하고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30세대 역시 보수정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연령대다. 이들은 윗 세대와 비교해 이념적 관점에서 벗어나 실용적 관점에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경향을 보인다.
노동시장 유연성보다 안전성을 중시하고, 강성노조의 입장을 주로 대변하는 민주당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청년층의 마음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경제성장 담론에 강점이 있는 국민의힘과 공감할 여지가 크다.
반면 그간 청년층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2016년 전당대회에서 전국 규모 청년조직 설립을 정식으로 논의했고, 실제로 전국청년위원회 및 각 대학별 대학생위원회 조직이 2021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중앙대학생위원회 조직을 기존 운영 이후 중단했다가, 청년 당원 및 2030 지지층 확대 전략에 따라 올해 4년 만에 공식 재출범시켰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청년층의 민심을 파고드는 것과 동시에 인재 영입에서도 앞서 나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청년 당원 비율 확대, 맞춤형 정책 공약 개발 등에 힘써 청년층의 지지가 우리 당의 강점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국정 지지도 48.3%…50%선 '붕괴'
국민의힘 새 대표에 장동혁…"이재명 정권 끌어내리겠다"
송언석 "'文 혼밥외교' 뛰어넘는 홀대…한미정상회담, 역대급 참사"
장동혁 "尹면회 약속 지킬 것"…"당 분열 몰고 가는분들엔 결단 필요"
정청래 "국힘, 정상회담 평가절하 이해 안돼…나라 망치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