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열병식에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은 인사를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최고위급 인사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우 의장은 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열린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열병식 참관 전 대기실에서 김 위원장과 마주쳐 악수를 나눴다. 양측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각자 자리로 이동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7년 만에 다시 봅니다"라고 인사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은 "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당초 만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조우가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의 조우 가능성에 대비해, 김 위원장에게 전할 이재명 대통령의 짧은 구두 메시지를 우 의장 측에 사전에 전달했다고 SBS는 전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적대와 대결의 시대는 뒤로 하자', '평화 공존의 새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는 내용인 걸로 파악됐다.
우 의장이 김 위원장과 대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 자리에서 첫 만남이 있었으며, 당시 우 의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중국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우 의장은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오른쪽 방면의 가장자리에 자리했다. 시 주석 오른쪽 옆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왼쪽 옆 자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았다.
이번 행사에는 우 의장을 비롯해 국회 소속 김태년, 박지원, 박정,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함께했다. 하지만 이들 의원과 북측 인사 간의 별도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 의원은 연합뉴스에 "북한 측 인사와 접촉해 보려 했으나 망루나 리셉션 모두 자리가 멀어 여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 일행이 열병식을 참관하러 왔는데, 그쪽 분위기가 아는 척하고 싶어하진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리셉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우 의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130개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우 의장에게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북러 정상회담 기회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면 좋겠는지'를 물었다.
우 의장은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 지금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은 중국 정부의 공식 초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우 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우 의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 2월 하얼빈 방문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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