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국보가 있습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대구에 소재한 국보는 4점(군위군 포함)이다. 하지만 대구에서 출토돼 지역에 남아 있는 국보는 단 한 점도 없다. 대구는 사실상 '국보 문화재 공동화(空洞化)' 상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국보 3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보 제182호 금동여래입상, 제183·184호 금동보살입상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1976년 경북 구미시 선산읍 고아면 봉한리 뒷산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대구박물관에 있을 뿐, 엄밀히 말해 '대구의 역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의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을 제외하면, 대구 땅에서 나온 국보를 지역에서 소장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대구의 국보급 유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표적인 것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검 및 칼집 부속, 투겁창 및 꺾창)이다. 비산동 와룡산 자락의 초기철기시대 무덤에서 출토됐고, 영남 지역 고대 국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열쇠다.
이 유물들은 1956년 주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지만, 매장문화재 신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골동품상을 통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이 나눠 소장하고 있다.
1971년, 대구 외곽의 한 과수원에서 발견된 '청자 인물형 주전자' 역시 국보다. 복숭아를 든 인물 형상의 이 13세기 상형청자는 출토지가 분명한 희귀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도포와 같은 의복에 구름 모양의 대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불교보다는 도교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전자 역시 발견 직후 국고에 귀속돼 서울로 옮겨졌다. 보존 상태가 우수하고 미적인 아름다움과 고려 시대의 높은 청자 제작 공예 수준을 보여주며,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 등의 가치를 인정받아 1974년 국보로 지정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다.
한길중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국보가 지역에 없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관리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대구 비산동 청동기' 중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기증품 일부는 최근 대구로 돌아왔다. 비산동 청동기와 전(傳) 고령 일괄 유물은 특별전 이후 현재 대구박물관 수장고에서 관리하고 있다. 향후 상설전시실 개편을 통해 국보·보물급 유물들을 상시 공개할 계획이다.
한길중 학예연구사는 "최근 개관한 임당유적전시관처럼, 국립박물관 소장품을 해당 지역의 신설 박물관에 장기 대여하거나 이관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무조건적 '소유권 환수' 논쟁을 넘어, 순회 전시나 장기 대여와 같은 유연한 방식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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