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호 기자 kozm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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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 문화권 콘텐츠 개선‧수익성 확보 등 대책 시급"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는 3대 문화권 사업(매일신문 5월 16~29일 보도)에 대한 개선 방향이 국책 연구기관에 의해 제시됐다. 막대한 운영비 부담과 관광 매력도 저하, 지역 간 연계 부족 등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콘텐츠 개선과 수익성 확보, 홍보마케팅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3일 안동에서 마련한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포럼'에서 3대 문화권 사업의 개선 방안들이 나왔다. 이날 인사말에 나선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대구경북의 관광지들을 둘러보며 정부의 관광정책 수립에 있어 확실한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투자를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를 잘 운영할 인력이 필요하다"며 "시설은 이미 넘칠정도로 조성돼 있다. 어떻게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 발상을 전환해야한다"고 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콘텐츠 경쟁력 저하 ▷광역 연계협력 부족 ▷관광 마케팅과 상품 개발 미흡 등 3대 문화권 사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관광 매력 저하→방문객 감소→재투자 미흡→콘텐츠 퇴락 등의 악순환을 우려했다. 이러한 3대 문화권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밝혔다. 가장 먼저 지역 정체성을 담으며 차별화가 가능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협력 기관을 활용해 낡은 콘텐츠를 리뉴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을 위해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또 식당과 숙박 등 관광객 행동 분석을 바탕으로 편의시설을 확보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3대 문화권 사업의 2017~2023년 누적 수입은 331억4천만 원으로, 누적 지출 1천332억8천만 원의 24.9%에 불과하다. 방문객 1인당 기준으로 보면, 수입은 2천895원인데 지출은 1만1천644원이나 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열악한 형편이다. 나아가 적극적인 홍보마케팅과 지역 간 연계협력을 주문했다. 고객 시장 조사를 통해 마케팅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축제와 이벤트 등 맞춤형 전략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접근성 개선으로 지역 내 관광자원들의 연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제도화와 운영역량 강화도 요청했다. 조례 제정으로 시설 관리 운영에 필요한 재원 근거를 마련하고, 콘텐츠 기획을 위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운영관리 주체(조직)와 중장기 운영관리 계획 수립도 요구된다. 김영준 선임연구위원은 "3대 문화권 사업은 관광 목적을 상실하거나 콘텐츠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문제점을 보였다"며 "여러 개선 방향 중 가장 핵심은 '인력'이다. 홍보와 새로운 콘텐츠 도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력의 양성과 조직 구성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6-13 16:22:08

  • 버스·도시철도 동반성장 길 찾아야…환승·연계 시스템+대중교통 유입책

    버스·도시철도 동반성장 길 찾아야…환승·연계 시스템+대중교통 유입책

    지난 10년간 대중교통을 외면한 시민들은 승용차로 눈을 돌렸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는 경쟁이 아니라 동반 성장해야 하는 관계다. 떠나가는 승객을 불러 모을 공동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환승 시스템 구축과 함께 승용차 억제 등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줄어든 대중교통 승객…승용차로 떠나 지난달 22일 오후 6시쯤. 평일 퇴근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타고 수성구 신매네거리에서 반월당네거리까지 13㎞를 이동했다. 또 직접 승용차를 몰아 같은 구간을 움직였다. 시내버스는 승·하차 교통카드를 찍은 시점을 기준으로 했고, 승용차는 규정 속도를 준수했다. 시내버스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46분 35초였다. 승용차로 운행한 결과 40분 33초가 걸렸다. 운행구간 중 담티고개~수성교 9.4㎞ 구간은 버스전용차로가 있었지만,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은 시내버스가 6분 이상 더 길었다. 시내버스와 승용차의 주행 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대신 시내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내릴 때마다 시간이 지연되며 승용차에 뒤처졌고, 또 가장자리 차로를 주로 이용하는 탓에 우회전이나 주‧정차 차량의 방해를 받았다. 여기에 시내버스는 운행 시간뿐만 아니라 승차 대기와 도보 이동까지 더하면 승용차보다 15~20분은 더 소요된다. 이 같은 이용 불편은 대중교통 승객이 승용차 등으로 돌아서는 선 이유다. 실제 대구시의 대구사회조사(격년 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시내버스+도시철도)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2015년 47.8%에서 지난해 35.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승용차‧승합차를 꼽은 비율은 36.2%에서 47.0%로 늘었다. 대중교통이 줄어든 만큼 자가용 자동차가 늘어난 것이다. 교통수단 이용률을 세부적으로 보면 2015~2023년 사이 시내버스는 34.9%에서 25.4%로, 도시철도는 12.9%에서 10.5%로 모두 비중이 줄었다. 시내버스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년 23.2%로 저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소폭 반등했다. 도시철도는 2017년 14.1% 이후 줄곧 하락 흐름을 보였다. 승용차 선호는 도로 교통 체증으로 이어지고, 시내버스의 정시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사회조사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문제점으로 '접근성 및 노선 부족'을 꼽은 응답자가 2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6%가 교통체증(통행시간 증가 및 정시성 저하)을 지목했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승용차가 다니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놓고 대중교통을 활성화하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4차 순환도로 개통 등 대구 내에서 승용차를 운행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점도 대중교통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 활성화, 승용차 억제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시내버스 증차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결국 승용차 억제 정책과 환승·연계 체계 개선을 통해 대중교통 수요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구의 자가용 수송 분담률은 55.3%로 서울(30.9%)과 부산(49.4%)보다 높았다. 수송 분담률은 육상의 모든 교통수단 수송량 중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승용차 등 자가용의 경우 1대당 수송 인원이 대중교통(버스, 도시철도)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구 도로에서의 승용차 비중은 훨씬 더 높다. 이에 도시 외곽에 환승 거점을 마련해 도심으로의 승용차 유입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대구 외곽에 승용차와 대중교통을 연결하는 환승주차장을 조성함으로써,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면 대구뿐 아니라 경산과 영천 등 경북의 대중교통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심의 교통체증을 완화하면서 시내버스의 정시성 부족 문제까지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의 도봉산역 환승센터와 청량리 환승센터, 구파발역 환승센터 등 도시 외곽에 대규모 주차장을 동반한 환승 거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외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교통수요를 환승 거점을 통해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목적으로 조성됐다.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는 "인근 도시에서 대구로 들어올 때 승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통해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구의 경우 2호선 임당역과 3호선 종점 등이 적당한 위치다"며 "승용차 유입을 억제하면 시내버스 경쟁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함께 살리기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승용차로 돌아선 시민을 다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로 불러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승용차요일제와 연계한 대중교통 마일리지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주일 중 하루 승용차를 쓰지 않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자체 앱을 통해 차량 운휴를 신청하면 교통비의 80%를 마일리지로 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지난해 1만210대가 참여했다. 이는 등록 승용‧승합차의 0.9%로 참여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올해 통합이동서비스(MaaS)도 추진한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PM(개인형 이동장치)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한 플랫폼에 묶어 이동 수단 간 연계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용 편의성을 높여 대중교통 수요를 확대한다는 목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승용차요일제는 올해 1만5천대까지 신청자를 늘리는 게 목표다. MaaS의 경우 실시간 교통상황을 반영해 적절한 교통수단을 안내·결제하는 앱이다. 대중교통 환승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말 광역철도 개통과 연계해 대구경북 공동생활권 대중교통 광역환승제도를 확대 시행한다. 현재 대구와 경산, 영천 등 3곳에 적용하는 무료 환승을 모두 9곳으로 늘린다. 구미와 김천을 비롯해 청도, 고령, 성주, 칠곡 등이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구형 수요응답형교통(DRT)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취약 지역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해 10월 연호역~율하역~의료R&D지구(동구 율암동)를 오가는 45인승 버스 4대를 투입했다. 오는 8월부터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수성알파시티에 7대(25인승 3대, 16인승 4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대구는 인구 감소와 승용차 증가 등 대중교통이 자가용 차와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결국 대중교통의 경쟁력을 높여 자가용 이용 시민들을 다시 불러와야만 한다. 이를 위해 버스 노선을 조정하는 한편 도시철도와 연계한 수요응답형 교통을 곳곳에 도입해 이용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내버스 업계에서는 노선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운환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도시철도가 갈 수 없는 취약 지역과 더불어 유동 인구 등 다수 시민의 편의를 고려한 버스노선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4-06-12 22:46:56

  • 대구 도시철도 승객 '제자리 걸음'…노선 확장 한계 맞았나

    대구 도시철도 승객 '제자리 걸음'…노선 확장 한계 맞았나

    대구 도시철도는 지난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3호선 개통과 1호선 화원역‧설화명곡역 연장으로 외연을 확장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역 대다수에서 이용자가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환승률도 낮아지면서 대중교통 전체가 동반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엔데믹에도 회복 못 한 도시철도 수요 지난달 20일 오후 3시쯤 도시철도 1호선 명덕역. 학교와 상가, 학원이 밀집한 곳이지만 역으로 들어가는 승객은 1분 동안 5명뿐이었다. 같은 시각 명덕역 위 도로는 혼잡했다. 명덕역 서편에서 반월당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차량은 신호를 두 차례 기다린 뒤 통과할 수 있을 정도였다. 명덕역은 교통수요가 많고 도시철도 1, 3호선이 오가는 곳이지만 정작 도시철도 수요는 크지 않았다. 도심의 환승역이 사실상 '지나가는 역' 신세가 됐다. 1호선 명덕역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5천579명이었지만 지난해는 3천117명으로 44.1% 줄었다. 이곳은 코로나19 여파 이전인 2014~2019년 사이 25.4%(-1천418명)가 감소하는 등 이미 침체를 겪었다. 경북여고 1학년인 한 학생은 "명덕역을 가보면 대부분 우리 학교 학생들 뿐이다. 인근에 반월당역을 이용하거나 도시철도가 없는 지역의 통학생은 차라리 버스를 이용한다. 또 집이 칠곡이나 수성구 쪽이 아니면 3호선으로 환승할 필요가 없어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는 지난 10년간 등락을 반복했다. 2015년 3호선 개통과 2016년 1호선 연장에도 이용자 증가는 미미했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철도 1~3호선 하루 평균 수송인원(승차기준)은 38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30만1천 명까지 줄었다가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2019년 45만9천 명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위기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다. 3호선 개통과 1호선 연장이라는 호재에도 2016~2018년 도시철도 전체 하루 평균 수송인원은 44만 명대에 정체돼 있었다. 2호선의 경우 2016년 1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7~2019년 17만 명대에 머물렀고, 지난해는 15만4천 명에 그쳤다. 특히 역들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역별 이용자는 오히려 큰 폭으로 줄었다. 1개 역당 하루 평균 수송인원은 2014년(1~2호선) 6천215명이었지만, 지난해(1~3호선)는 4천282명으로 31.1% 감소했다. ◆도시철도역 대다수 승객 감소세 도시철도의 정체를 역별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1, 2호선의 경우 역 중 대부분이 지난 10년 사이 승객이 줄었다. 3호선도 개통 이후 상당수 역의 이용자가 감소했다. 외곽지역이 아니라 도심 곳곳 역들의 침체가 눈에 띈다. 1, 2호선 전체 59개 역 중 지난해 수송인원이 2014년보다 줄어든 곳은 모두 48개(81.4%)에 달한다. 역 대부분이 하락세인 것이다. 3호선은 개통 이듬해인 2016년보다 지난해 승객이 적은 경우가 전체 30개 역 중 20개(66.7%)다. 특히 도심권 승객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10년간 호선별로 하락 폭이 큰 상위 5곳을 보면 1호선은 ▷대곡역(-54.3%) ▷명덕역(-44.1%) ▷동구청역(-29.5%) ▷대구역(-29.4%) ▷중앙로역(-29.2%) 등이고, 2호선은 ▷청라언덕역(-31.2%) ▷만촌역(-27.3%) ▷두류역(-27.2%) ▷대구은행역(-26.0%) ▷계명대역(-25.6%) 등이다. 1호선 연장 여파를 받은 대곡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요 상권이나 교통 요지와 관련된 곳이다. 이는 동성로 등 도심 상권의 위축과 신규 택지개발 등 변화된 도시 구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역 주변 상인들은 역세권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명덕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10년 전만 해도 정류장 쓰레기통을 보면 우리 가게 컵이 많았다. 지금은 상권이 오히려 완전히 죽었다"며 "3호선이 개통되면서 유동 인구가 늘어날 줄 알았는데 거의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 영향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호선의 경우 노선 길이가 짧고 대규모 주거단지가 비교적 적은 약점이 있다"며 "올해는 하루 평균 승객 40만 명을 넘기는 게 목표다.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도입 등 시민과 도시철도 간 거리를 최대한 줄여 이용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따로 노는' 도시철도와 버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연계가 갈수록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도시철도는 정시성과 짧은 배차간격이 장점이지만 노선이 고정돼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시내버스와의 환승 체계가 필요하다. 그런데 환승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는 결국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동반 침체를 부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구교통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를 오가는 환승률은 2014년 10.5%에서 지난해 7.7%로 2.8%포인트(p) 낮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기간 시내버스에서 도시철도로 갈아탄 비율은 11.1→8.0%로 –3.1%p, 반대로 도시철도에서 버스로의 환승률은 10.0→7.3%로 –2.6%p를 기록했다. 특히 환승률은 버스노선 개편과 3호선 개통이 이뤄진 시점에 큰 폭으로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과 2016년의 환승률이 전년보다 각각 –1.0%p, -0.8%p를 기록했다. 이후 7년에 걸쳐 –1.0%p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폭으로 하락했는지 알 수 있다. 대구시가 환승 활성화를 목표로 단행한 버스노선 개편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에 있는 역들의 환승률이 낮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1호선에선 반월당역과 동대구역의 환승률이 각각 3.3%, 3.0%에 그쳤고, 중앙로역(4.3%)과 대구역( 2.5%)도 낮은 편이었다. 2호선에선 ▷청라언덕역 3.1% ▷반월당역 4.9% ▷경대병원역 3.1% ▷범어역 4.3% 등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동구 효목동에서 대구가톨릭대로 통학하는 전준수(21) 씨는 등교할 때 주로 도시철도에서 시내버스로 환승한다. 하지만 하교 때는 버스만 이용한다. 전 씨는 "도시철도에서 내려 환승할 버스노선이 많지 않고, 특정 시간에 학생들은 몰려 불편하다"며 "하교 때는 시간 여유가 있어 오래 걸리더라도 환승 없이 버스로 집까지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승률 감소의 원인으로 시민 불편을 꼽는다. 도시철도와 버스 간 환승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사실상 '등 떠밀린' 환승객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대구는 환승 체계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된 상황에서 대구시가 환승 체계를 만드는 데 더 집중했어야 했다"며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중복 구간을 과감하게 걷어낸 나머지 지역에 버스를 집중해 배차간격을 줄이고 환승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6-11 19:58:14

  • 갈수록 재정지원금 눈덩이…승객 감소에 요금 인상도 무용지물

    갈수록 재정지원금 눈덩이…승객 감소에 요금 인상도 무용지물

    대구 대중교통의 위기는 재정지원금 부담으로 이어졌다. 운송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송원가는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입 구조로 인해 세금으로 메우는 손실이 증가하는 악순환이다. 11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재정지원금(시내버스+도시철도)은 2014년 1천953억 원에서 지난해 4천487억 원으로 2.3배나 늘었다. 이 기간 시내버스는 2.4배(948억→2천296억 원), 도시철도는 2.2배(1천5억→2천191억 원) 각각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이 28.3%로 가장 크지만, 이전에도 재정지원금은 꾸준히 늘었다. 버스노선 개편과 3호선 개통이 있었던 2015년(13.7%)을 비롯해 2018년(11.9%)과 2019년(17.6%)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원가 회수율'이다. 이는 운송원가 대비 운송수익금의 비율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가 들인 운영비와 비교해 수입이 얼마인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대구 대중교통의 원가 회수율은 2014년 53.8%에서 지난해 31.4%까지 떨어졌다. 10년 전에는 수익금으로 원가의 절반을 충당했지만, 지금은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원가 회수율을 나눠서 보면 지난 10년 사이 시내버스는 72.7%에서 46.2%로, 도시철도는 31.6%에서 19.4%로 각각 낮아졌다. 하락 폭은 버스가 크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도시철도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시내버스는 운송원가로 4천28억 원을 지출하고 운송수익금으로 1천860억 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해 도시철도는 4천983억 원 원가에 수익은 968억 원에 그쳤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운송원가는 비슷한데, 운송수익금에선 큰 차이가 났다. 도시철도는 새롭게 노선을 추가할 때마다 운송원가가 늘었다. 2015년과 2016년의 전년 대비 운송원가 증가율은 15.1%와 19.1%에 달했다. 3호선 개통과 1호선 연장 때문이다. 도시철도는 인건비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감가상각비(시설 등 고정자산의 가치 소모 비용)도 연간 1천3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도시철도는 올해 말 1호선 하양역 개통을 앞두고 있어, 원가 회수율 하락과 재정지원금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연계가 떨어지면서 한쪽의 이용객 수가 올라가면 다른 교통수단이 타격을 입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새로운 대중교통 수요가 생기지 않으면 적자 폭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6-11 19:57:53

  • 늘였다 줄였다 누더기 된 '버스 노선'…승객 불편만 커졌다

    늘였다 줄였다 누더기 된 '버스 노선'…승객 불편만 커졌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외면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잦은 노선 개편과 간선 기능 약화로 이용 불편이 커졌다. 도시철도는 3호선 개통과 1호선 연장에도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 갈수록 버스와 도시철도의 연계성은 떨어졌고,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이는 승객 감소라는 성적표로 되돌아왔다. 이에 매일신문 기획탐사팀은 대구 대중교통의 문제와 해법을 담은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600번 버스의 수난, 인기 노선에서 '동네 버스'로 대구 시내버스 600번은 지난 10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대표적인 노선이다. 이 노선은 네 차례에 걸쳐 단축과 연장을 반복했다. 달성군 현풍과 중구 시내를 오가던 간선 기능을 사실상 잃어버리고, 동네 지선버스로 전락했다. 그 사이 승객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600번은 10년 전 현풍시외버스터미널~대곡역~두류네거리~칠성시장 구간을 운행했다. 달성군과 달서구, 서구, 중구, 북구 등 여러 생활권을 가로지르는 노선이었다. 하지만 2015년 8월 노선 개편으로 달성군·달서구만을 잇는 노선(달성2차산단~대곡역~대천공영차고지)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민원이 쏟아지자 그다음 달 곧바로 종점을 달서구(대천공영차고지)에서 남구(KT남대구지사)로 연장했다. 이듬해인 2016년 KT남대구지사 인근 개발 문제로 종점을 앞산공원으로 또다시 늘렸고, 올해 4월에는 종점을 9년 전 노선 개편 때와 같은 대천공영차고지로 단축했다. 잦은 조정에 600번은 완전히 몰락했다. 600번의 1대당 하루 평균 승객은 2014년 447명에서 지난해 283명으로 급감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을 보면 노선 개편이 이뤄진 2015년(-7.3%)과 2016년(-11.9%), 2017년(-8.3%)에 특히 컸다. 코로나19로 감소한 승객 70명(2019~2020년)보다 더 많은 124명(2014~2019년)이 노선 개편으로 줄었다. 600번은 노선 개편 이전까지 달성군‧달서구 주민들을 중구 도심까지 실어나르던 대표적인 간선이었다. 그래서 번호도 달성군‧달서구의 '6'과 중‧남구의 '0'을 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성군·달서구만 운행하는 사실상 '666'에 그치고 있다. 간선 기능을 잃고 지선으로 전락한 것. 600번 운전기사 A씨는 "노선 개편 전에는 상인동과 같이 대규모 주택단지 주민을 도심까지 실어날랐다. 당시는 승객이 많았고 연령층도 다양했다. 지금은 달성군 국가산단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와 노인이 대부분이다"며 "노선이 너무 자주 바뀐다. 그 과정에서 운행 대수가 줄었고 배차간격이 늘었다. 크고 작은 변화에 승객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민들은 노선 개편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지난달 16일 달성군 논공읍 금포초교 정류장에서 만난 신수근(68) 씨는 "과거 600번은 서부정류장과 칠성시장에 갈 수 있어서 승객이 많았다. 지금은 이용 가능한 노선이 줄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할 때는 택시를 타고 도시철도 1호선 설화명곡역으로 간다. 택시비만 5천 원이 넘는다. 도시철도가 없는 곳에는 버스노선이 많아야 하는데, 기존 노선까지 단축해버려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간선의 추락이 불러온 시내버스의 위기 대구 시내버스의 위기는 간선버스의 추락에서 비롯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78만4천 명에서 지난해 53만9천 명으로 10년 사이 24만5천 명(-31.3%)이 줄었다. 문제는 전체 승객 70~80%를 차지하는 간선버스다. 10년 사이 간선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64만8천 명에서 39만9천 명으로 24만9천 명(-38.4%)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지선버스가 7천 명(-6.6%) 감소하고, 급행버스가 1만 명(37.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손실이다. 간선버스 내리막은 노선 개편 이후 본격화됐다. 대규모 노선 개편이 이뤄진 2015년 간선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전년보다 9.8%(6만3천 명) 감소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10.4%(6만 명)나 줄었다. 그렇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까지 하루 평균 승객 16만8천 명이 사라졌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2020년 감소(14만4천 명)보다 더 많은 수치다.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으로 버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와중에도 간선버스는 부진한 모양새다. 2020~2023년 사이 간선버스는 33만5천→39만9천 명으로 19.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지선버스(30.9%)와 급행버스(35.3%)는 큰 폭으로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간선노선에서 비롯된 시내버스의 위기는 도시 외곽의 신규 주거단지와 군위군 편입 등 도시의 외연 확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넓어진 교통 서비스 지역에 대해 운행구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제시간에 도착하는 정시성도 나빠지는 등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503번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서 지역에서 출발해 계명대~두류역~약령시~경북대~엑스코를 지나 동‧서변동에서 운행을 마치던 503번은 2020년 북구 연경지구가 조성되면서 종점을 연장했다. 굴곡 없이 운행하던 503번 노선은 갑작스레 구부러진 형태가 됐다. 운행거리도 64㎞에 달하는 초장대 노선이 됐다. 이는 대구와 포항 사이 직선거리 수준이다. 평균 운행시간도 139분이나 된다. 북구 서변동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송윤아(41) 씨는 "503번을 타고 경북대 근처로 출퇴근하는데 10분 넘게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연경지구 승객이 많으면 이해가 되는데 매번 보면 두세 명밖에 없다"며 "서변동이나 산격동 주민들은 대중교통이 버스밖에 없는데 배차간격이 너무 길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업계는 지금과 같은 간선노선 운용의 경우 증차 없이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남운환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지난 2015년 대규모 노선 개편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노선 조정이 잦았다. 노선을 바꿀 때마다 시민 혼란이 이어졌고 승객 수가 계속 감소했다"며 "버스 대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신도심과 서대구역사 등 노선 수요가 높아지면서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서비스 질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잦은 '땜질 처방'만 반복에 커지는 이용 불편 대구 시내버스는 그동안 노선을 자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운행 노선이 많아졌고, 버스 대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결국 배차간격이 길어지는 문제를 낳았다. 대구시는 2015년 8월 버스노선 17개를 신설하고, 17개를 폐지했다. 또 43개 노선을 변경했다. 전체 노선 조정률이 39.8%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개편이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노선을 도입하거나 조정했다. 시는 2015년 노선 개편 이후 올해 4월까지 모두 80개 노선을 추가로 조정했다. 이는 대구 전체 124개(군위 제외) 시내버스 노선 중 64.5%에 해당한다. 특히 이 가운데 두 차례 이상 조정된 노선이 31개나 된다. 3차례와 4차례 조정된 노선도 각각 4개, 3개다. 대대적으로 버스노선을 손봤음에도 다시 '땜질 처방'을 한 셈이다. 아울러 시는 2015년 이후 최근까지 12개 노선을 추가로 신설했다. 같은 기간 폐지된 노선은 달성8 하나뿐이다. 결국 전체 노선은 지난 10년 사이 113개에서 124개로 늘어났다. 반면 연간 운행 대수는 2014년 54만4천935대에서 지난해 54만7천719대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정된 버스에 노선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평균 배차간격은 2014년 13.5분에서 지난해 15.2분으로 길어졌다. 시는 서대구역(KTX) 개통과 군위군 편입, 대규모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신규 주거단지 조성 등 도시 구조 변화로 인해 노선 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채운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600번 등 일부 조정이 잦았던 것은 노선 개편이 완벽할 수는 없는 만큼 시민들의 민원을 반영한 결과다. 소외지역에 대해선 교통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부진한 노선이 있을 수 있다"며 "변화된 도시 여건을 고려해 내년에 노선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교통 유입을 늘리기 위해 도시철도와의 환승 체계 개선 등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내버스 전체 노선 체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영근 영남교통정책연구원장은 "간선버스는 많은 인원을 빠르게 먼 곳으로 수송하는 게 목적이고 지선은 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다. 그런데 노선 단절과 우회 노선으로 인해 간선과 지선 모두 승객에게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구 시내버스는 배차간격과 차량 대수 등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 재정지원금을 생각하면 당장 버스를 늘릴 수 없기에 최대한 환승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획탐사팀

    2024-06-10 19:55:52

  • 위기 빠진 대구 대중교통…10년 새 하루 승객 22만명 감소

    위기 빠진 대구 대중교통…10년 새 하루 승객 22만명 감소

    대구 대중교통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이용자가 급감했다. 2015년 대대적인 노선 개편 이후 특히 버스 승객의 이탈이 해마다 지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타격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구 대중교통(시내버스+도시철도)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115만1천 명에서 지난해 92만8천 명으로 10년간 19.3% 감소했다. 대중교통 하루 승객 22만 명이 사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시내버스의 타격이 컸다. 시내버스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78만4천 명에서 지난해 53만9천 명으로 31.3%나 줄었다. 이를 코로나19 이전(2014~2019년)과 이후(2019~2023년)로 나눠서 보면, 이전(-19.8%)이 이후(-14.3%)보다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도시철도의 경우 2015년 4월 3호선 개통과 이듬해 9월 1호선(화원역, 설화명곡역) 연장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2020년 코로나19 이전까지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도시철도 이용자는 2015~2019년 사이 연간 41만~45만 명 수준을 오르내렸다. 그러다 2020년 30만1천 명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38만9천 명으로 더디게 회복했다. 대중교통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서비스 질 악화가 손꼽힌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열풍으로 도시 외연이 크게 확장되면서 버스노선 개편이 잦았다. 이로 인해 운행 대수는 그대로인데 수요 면적이 확대됐다. 운행구간이 지나치게 긴 장대 노선이 생겨 배차간격이 늘어나는 한편, 시내를 오가는 간선을 축소하면서 시민 불편이 커졌다. 특히 시내버스의 하락은 2015년 노선 개편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도시철도와 겹치는 주요 노선을 대폭 축소하면서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교통수요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탓으로 평가된다. 노선 개편 전후를 보면, 2014~2016년 사이 시내버스 승객은 13.7%나 급감했다. 이처럼 대중교통이 외면받는 가운데 시민들은 승용차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대구의 자가용 승용차 등록 대수(12월 기준)는 2014년 84만3천818대에서 지난해 103만3천550대로 10년 사이 27.5%나 늘었다. 이는 해마다 평균 2만2천 대씩 증가한 수치다. 전망은 어둡다. 지난해 군위군이 대구로 편입됐고 앞으로 예정된 택지개발까지 고려하면 대중교통 서비스 지역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중교통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서비스 질의 악화가 우려된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도시가 외연을 확장하면 대중교통의 유지관리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제 논리를 생각해서는 교통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시내버스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결국 환승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도시철도와 함께 교통망을 구축한다는 생각으로 도시철도가 닿지 않는 부분에 시내버스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6-10 19:54:49

  • "더 이상 방치, 무관심 없다"…'3대 문화권 사업' 살리기 나선 경북도

    2조 원을 투입한 3대 문화권 사업이 혈세가 낭비되는 '밑 빠진 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매일신문 16~29일 보도)이 일자, 경상북도가 전격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상북도는 그동안 제기된 막대한 운영비 부담과 관광 콘텐츠 경쟁력 저하, 낡고 방치된 시설 등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지역별 맞춤형 해법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각 시‧군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방위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다. 우선 내달 중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주재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비롯해 각 시‧군 담당자, 외부 전문가 등을 총망라한 토론회를 열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경북문화관광공사, 학계, 위·수탁사업자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북도는 최근 22곳 시·군으로부터 3대 문화권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모으고 있다. 현장을 운영·관리하는 담당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별로 필요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 향후 추가로 공공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민간 참여를 유도해 콘텐츠를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 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3대 문화권 사업 최종 평가 용역이 이르면 내달 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토론회와 정부 최종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각 시군에 협조를 얻어 종합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북도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관련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경상북도 3대 문화권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마련된 것이다. 조례에는 '도지사가 3대 문화권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라는 책무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도지사는 3대 문화권 활성화를 위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매년 시행계획을 각각 수립할 수 있다. 구체적인 지원사업으로 ▷홍보와 국내‧외 교류 협력 ▷콘텐츠 개발 및 운영 ▷사업비 지원 ▷주민사업체 발굴 및 육성 등을 추진할 수 있다. 김상철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매일신문 보도를 기회로 3대 문화권 사업 전반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지역의 문화관광생태기반을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사업에 의미가 있다"며 "경북도가 추진 중인 '1시·군 1호텔 프로젝트' 등과 연계하는 등 3대 문화권 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 주최로 내달 13~14일 안동에서 3대 문화권 사업을 포함한 광역관광 개발사업 활성화 포럼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선 3대 문화권 관련 시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앞서 매일신문은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취재를 통해 '3대 문화권 사업 대해부' 시리즈 7편을 이달 선보였다. 이를 통해 전체 45개 사업의 실태와 운영 문제, 개선을 위한 제안 등을 다뤘다. 기획탐사팀

    2024-05-29 16:16:15

  • [3대 문화권 대해부]

    [3대 문화권 대해부] "변해야 산다, 뭉쳐야 산다"…새 콘텐츠·지역 간 협력·인력 확보 필수

    3대 문화권 관광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낡고 방치되고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곳이 됐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매일신문은 지자체·위탁기관 관계자 77명과 지역·관광 전문가 12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3대 문화권 살리기에 필요한 3가지 개선 방향을 정리했다. ◆변해야 산다…새로운 콘텐츠 통한 '변화'는 필수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관광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트렌드를 끊임없이 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3대 문화권 사업은 오래전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다. 준공 5년이 지난 곳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 도입해 관광지로서 매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센터로 성공을 거둔 제주도의 '빛의 벙커'와 서울 '빛의 시어터'를 운영하는 ㈜티모넷의 박진우 대표는 "과거의 관광은 주로 당일치기, 1박 2일 정도의 짧은 기간에 단체 규모의 관광객이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했다"며 "요즘은 1인 또는 소규모 가족·친구 단위 관광객들이 2박 3일 이상 긴 기간 동안 관광지 한두 군데서 시간을 보내는 쪽으로 유행이 변했다. 관광지에서 예술 작품을 느긋하게 둘러볼 여유가 생기며 전시·관람 콘텐츠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인기를 끌며 '빛의 벙커'를 오픈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만 총 63개의 미디어아트 전시관이 생겼다"며 "다만, 단순 베끼기식으로 조성돼 내부를 구성하는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관객들의 재방문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가능해야 한다. 어떤 전시관을 세운다고 했을 때 그 안에 새로운 콘텐츠를 어떻게 공급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부 운영 주체들은 중앙 부처, 광역지자체 공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 도입에 필요한 자금 사업비 마련하고 있다. 구미시 산림과에서 직접 운영 중인 '에코랜드'는 중·고등학생 이상 이용객이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산림청 공모 사업을 통해 20억원 확보에 성공했고, 지난해 하반기 짚코스터를 준공해 운영 중이다. 군위군 삼국유사테마파크에도 아이누리 키즈공원과 몰입형 미디어아트센터가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군위는 2020~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경상북도로 이양된 관광자원개발사업에 지원해 60억원을 확보했다. 키즈공원과 미디어아트센터에 각각 군비 20억원을 더해 모두 100억원을 들여 신규 콘텐츠 조성에 나서,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삼국유사테마파크를 위탁 운영하는 이응진 군위문화관광재단 본부장은 "테마파크는 개발하지 않고 두면 그대로 죽기 때문에 2, 3년마다 뭔가 하나씩 새로운 걸 내놓아서 올려줘야 한다"며 "하나의 테마파크엔 적어도 4개 이상의 킬러콘텐츠가 있어야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콘텐츠 2개를 추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뭉쳐야 산다…'협력'으로 광역관광 취지 살려야 3대 문화권 사업은 애초에 '지역 관광지 간 연계'라는 광역관광의 취지에서 추진됐다. 그러나 현재 지자체 간 협력이나 연계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각 지역이 따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이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된다. 서철현 대구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현재 지역마다 3대 문화권 사업들이 '면' 위에 펼쳐져 있는 상태인데, 뚜렷한 '점'처럼 찍힐 수 있도록 지역별 특색을 살려 홍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끼리 서로 겹치지 않고 지역만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선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3대 문화권 관련 지자체들이 모여 이러한 논의할 조직이나 단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지역 우수사례를 참고해 '협력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이는 경북도가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간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김윤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협력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무원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순 없다. 재단 같은 조직을 통해 민간 관광 활동가들과 협력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우수사례로 '지리산관광개발조합'이 손꼽힌다. 지리산권에 속하는 3개 도(전남, 전북, 경남) 6개 시·군(남원시, 장수군, 구례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이 힘을 합쳐 만든 조합으로, 시·군 간 공동연계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담 기구다. 공동연계사업뿐만 아니라 지자체 간 중복 투자와 유사 시설 도입을 방지함으로써 지자체 간 특색을 유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조합 사무실이 있는 전북 남원시에 각 시군에서 공무원을 3명씩 파견해 1년간 근무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2008년 설립 당시엔 한시적으로 10년 동안 운영하기로 했다가 행정안전부로부터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2027년까지 운영 기간을 확대했다. 이재신 지리산관광개발조합본부 관리과장은 "16개 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엔 지리산권 지자체들의 문화, 장터, 특산물, 숙박시설 등 정보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공유하는 지리산권 스마트관광 콘텐츠 개발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운영 기간이 만료되는 2027년 전까지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승격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결국엔 '사람'…인력 확보 없이 미래는 없다 관광지를 가꾸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조성된 관광지를 단순히 '근무지'로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자산'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숨은 진주처럼 존재한다. 봉화군 청량산박물관에서 기간제로 근무하는 김덕호(61) 씨는 문화관광해설사가 아니지만, 청량산 관련 질문이라면 뭐든 막힘없이 대답하는 '청량산 전문가'다. 김 씨는 1994년 봉화군 시설관리직 공무원이 되고 나서 지난해 6월 퇴직 전까지 30년 가까운 세월을, 청량산을 위해 일했다. 원래 업무인 청량산 등산로 정비 및 시설물 관리부터, 청량산 관련 언론 홍보 및 안내, 관광객 대상 해설까지 다양한 업무를 도맡았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역사 문헌과 봉화군 간행물 등을 섭렵하며 공부를 이어왔다. 그 덕에 해설사가 없는 청량산박물관에서 김 씨는 어엿한 해설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수 인력의 열정에만 의존해선 관광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청량산박물관은 2004년에 개관했다가 3대 문화권 사업을 통해 2020~2022년 리모델링 공사 후 다시 문을 열었다. 건축면적이 1천628㎡에 달하는 박물관 상주 직원은 김 씨를 포함한 기간제 근로자 2명, 학예사 2명, 시설 보수 관련 공무직 1명 등 모두 5명뿐이다. 행정 인력, 전기직 등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부터 근무한 학예사 A씨는 "현재 학예사가 행정 업무까지 맡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군에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군 자체에도 인력이 부족해 미처 박물관까지 신경 쓰기는 어려운 듯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수 인력에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유연한 인력 확충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현재 인력 확충 방안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가령 '3대 문화권 대학생 인턴십'을 운영해 인근 대학 관광 관련 학생들을 운영 인력으로 투입하거나, 다문화 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이들을 홍보 인력으로 채용해 해외 홍보 업무를 맡게 하는 등 지역 내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대일 경북도의회 의원은 "전문성 있는 인력 확보, 기존 인력의 전문성 제고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그나마 문화 분야에는 학예사 등 전문 인력이 있는데, 관광 분야 전문 인력은 흔치 않다. 시군 단위에서 외부 공모를 통해 관광 경영 쪽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채용해 기본적으로 3년은 관광과 업무를 맡기고, 이후 평가에 따라 1년씩 연장해 기본 5~6년은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인사권자와 지자체장들이 3대 문화권 사업을 지역의 성장 동력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관광 전문 인력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5-28 20:19:49

  • [3대 문화권 대해부] 외국인도 찾는 K푸드 체험 관광…전통‧전문성 갖춘 음식디미방

    [3대 문화권 대해부] 외국인도 찾는 K푸드 체험 관광…전통‧전문성 갖춘 음식디미방

    "전통 K-푸드를 체험하고자 미국에서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큽니다."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 대구 덕림차예절원 체험단 40명은 고택들을 둘러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350여 년 전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 선생의 흔적들이 스며든 마을을 한 시간여 둘러봤다. 이들은 조리 실습을 위해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으로 향했다. 체험단은 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실습실에서 석계종가 13대 종부 조귀분 음식디미방 보존회 고문을 맞이했다. 이날 조 고문은 '섭산삼'을 준비했다. 찹쌀가루를 묻힌 도라지를 튀겨 꿀에 찍어 먹는 간식으로 음식디미방에 조리법이 수록돼있다. 체험단은 조 고문의 설명을 들으며 도라지를 깎고, 소금물에 재워뒀다 찹쌀가루를 묻혀 데워진 기름에 튀겼다. 조리실에는 향긋한 도라지 향이 퍼졌다. 이곳은 영양의 3대 문화권 사업인 '음식디미방'으로 역사와 음식이 어우러진 체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의 전통성과 전문성을 갖춘 종부가 직접 체험을 진행하는 등 내실 있는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2018년부터 문을 연 이곳은 단체 체험객만 한옥 숙박이 가능하다. 개인 체험에 다소 제약이 있음에도 조선 시대 음식을 경험하고픈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K-푸드를 체험하고자 방문하고 있다. 영양군에 따르면 교육원과 체험관 방문객은 2019년 1만5천899명에서 2020년 코로나19로 3천285명까지 줄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만5천776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음식디미방 아카데미 24회차(1회 40명) 모집에 2배에 가까운 40여 팀에서 예약을 문의할 정도로 호응이 좋은 상황이다. 교육원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지난해 57세의 한 미국인 여성이 혼자서라도 꼭 체험해보고 싶다며 단체비용을 다 내고 프로그램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격도 합리적인 선이다. 40명 단체 기준 1박 2일 체험비는 600만 원으로 1인당 15만 원 수준이다. 무엇보다 음식디미방 음식과 다도·전통주 체험, 문화유적지 답사, 한옥 숙박까지 이용할 수 있다. 유명 식품업체와 협력해 '찐빵'과 '막걸리' 상품을 개발하고, 또 음식디미방의 정통성을 이어가고자 조귀분 고문이 전수 교실을 열어 계승자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영양 사례를 통해 3대 문화권 활성화의 단서를 제시했다. 바로 ▷변화와 특화된 콘텐츠 ▷지역 간 협력 ▷전문 인력 등 3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영양은 음식디미방 역사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체험으로 특색있는 관광지가 됐다"며 "구미 등 다른 지역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음식디미방 아카데미를 접목했고, 전수 교실을 통해선 사람을 키워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4-05-28 20:17:56

  • [3대 문화권 대해부] 우여곡절 끝에 또다시 개장 연기…도동서원 옆 서원스테이

    [3대 문화권 대해부] 우여곡절 끝에 또다시 개장 연기…도동서원 옆 서원스테이

    "쩌리스 썬머 쩨앤쭈?(저 건물의 용도는 뭔가요?)" 은행나무 명소로 유명한 도동서원. 이곳 문화관광해설사 집 앞엔 '도동유교문화관, 서원스테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있다. 400년 된 거대한 도동서원 은행나무에서 오른쪽으로 더 걸어가면, 10채 남짓한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처럼 조성된 곳이 나온다. 그러나 출입제한 테이프가 군데군데 걸려있고, 빨간색 바탕에 '출입금지 안내문'이라고 큼지막하게 써 놓은 현수막이 한옥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영숙 문화관광해설사는 "오는 사람마다 저곳은 뭐 하는 덴지, 언제 개장하는지 물어본다"며 "최근 여행사 인성예절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인이 많이 방문하는데, 서원스테이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달성군 구지면에 세워진 도동유교문화관. 지상 1층 건축물(10동)을 건립해 조선5현역사관, 서원스테이·문화원 등이 들어섰다. 이곳은 오는 6월 첫 손님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또 다시 개장을 연기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6년 3월 대구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2018년 2월 기본‧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다. 국가지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도동서원으로 인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 심의를 통과해야 했다. 이후 대구시는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문화재 변경 신청을 진행한 끝에 허가를 얻었다. 이선애 대구시 관광과장은 "문화재의 역사성과 경관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관련 전문가들 자문을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며 "원래 조선5현역사관, 서원스테이, 서원문화관 등 큰 규모의 건축물을 3개 동 건축할 계획이었으나,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을 반영해 건물을 소규모로 분리해 건립하면서 서원스테이 객실 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해 준공이 1년 가까이 늦어지기도 했다. 당시 공사 감독을 맡았던 달성군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레미콘, 철근 등 기초 공사에 필요한 자재 수급이 어려워 3~4개월 정도 공사를 중지해야 했다. 그 외에도 행정절차 일정도 늦어지며 준공 예정이었던 2022년 9월에서 1년 뒤인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동유교문화관은 사전 예약을 통해 내달 1일부터 첫 손님을 맞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보완하고자 개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예약자는 환불 조치하거나 모니터링 체험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도동서원 유림 측이 서원스테이만 운영하는 데 부정적이라서 서로 협의를 거쳐 서예 프로그램 등을 만들기 위해서 개장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전통 방식 한옥이라 난방이 제대로 안 되고, 객실마다 조리시설이나 화장실이 없다 보니 일부 불편을 느낄 방문객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기획탐사팀

    2024-05-27 18:34:02

  • [3대 문화권 대해부]

    [3대 문화권 대해부]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아직 개장조차 못 한 관광지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관광지 조성이 추진된 지 올해로 15년째다. 예정된 사업 기간을 훌쩍 넘기고도 여전히 공사 중인 곳들이 있다. 전체 45개 사업 중 4개가 공사나 내부 콘텐츠 설치 지연 등 여러 사정으로 아직도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올해 안에 문을 열지도 미지수다. ◆'내년 개장 목표'지만 아직 계획 세우는 중 3대 문화권 사업 중 하나인 '낙동가람 수변역사 누림길'은 대구 달성군의 화원유원지(화원지구)와 도동서원(도동지구)에 복합 관광지로 조성 중이다. 이 중 2023년 준공 예정인 화원지구는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화원지구는 화원유원지 내 7만7천㎡에 역사문화체험관, 고분공원, 상화대공원 등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6년 3월 대구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8월 설계용역에 착수해 지난 2019년 12월 용역을 마무리했다. 이후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계약심사, 지방재정 중앙투자 재심사 승인, 총사업비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지난 2021년 10월 비로소 착공했다. 대구시는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의 역사문화체험관 건립과 일부 진입로 구간 공사를, 달성군은 건물 뒤편 조경 공사를 각각 담당했다. 지난해 3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레미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그해 5월에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달성군 관리·운영 이관 절차도 준공 이후 5개월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문제는 대구시가 공사를 맡은 역사문화체험관 내부 구성이 부실해 달성군이 추가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빨라도 내년 이후 개관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달성군에 따르면, 지상 2층은 강변을 볼 수 있는 야외 데크와 바닥 공사만 이뤄져 사실상 비어 있는 공간이다. 이에 달성군은 지난달 22일 내부 인테리어 기본계획 구상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 결과가 나온 뒤 오는 7~8월 공사 업체 공모를 진행해 공사에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김근영 달성군청 관광개발팀장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하다는 데 집행부와 의회가 모두 공감했지만, 우선 개관한 뒤에 보완 공사를 할지 공사 이후 개관할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길어졌다"며 "그래서 본예산 수립에 반영하지 못하고 추경을 통해 19억원을 마련해서 용역에 착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뚜렷한 콘텐츠 구성 계획도 마련되지 않아 '내년 조기 개관'이라는 달성군의 목표가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사업을 추진해왔던 대구시에서 콘텐츠를 세밀하게 구성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달성군에 관리·운영을 위임하는 것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었다"며 "강당에 의자도 다 들어가 있으며, 달성군이 일부 공간을 자체적으로 꾸민다는 것이지 콘텐츠가 하나도 없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개장 5년 늦춰진 경주 신라금속공예관, 올해는 문 여나 경주 하동에 들어설 예정인 신라금속공예관도 아직 개장하지 못했다. 이곳은 신라 금속공예지국 조성사업의 하나로, 신라 철기문화를 활용해 관광명소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 2013년부터 194억6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만4천㎡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공예관과 잔디마당, 황금테마정원 등을 조성해왔다. 처음 사업 기간은 2019년까지였지만 토지 매입 문제로 2021년까지로 연장됐고, 그 이후 또다시 지연돼 2024년까지로 길어졌다. 토지 매입에 어려움 겪었던 3개 필지 가운데 개인 소유의 2개 필지(약 1천㎡)는 2022년에 매입을 마쳤으나, 나머지 1개 필지(1만2천694㎡ 중 일부)는 소유주인 파평 윤씨 문중 내에서 의견이 분분해 결국 매입을 포기하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원래 지난해 5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 때 토사물이 덮치는 피해가 발생했고, 복구공사를 하느라 같은 해 12월로 준공이 밀렸다. 그러다 기후적인 문제로 공사에 지장이 생겨 올해 5월까지로 또다시 연기된 것. 준공 연기와 더불어 공예관 구성 콘텐츠와 운영 방식에 관한 결정도 더뎌 지난해 9월 경주시의회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경주시는 올해 하반기 공예관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출자·출연기관인 경주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아직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단계로 위·수탁 협약은 마치지 못했다"며 내부 콘텐츠 구성 여부와 관련해선 "지상 1층은 전시실, 공방, 놀이방 조성하는 등 어느 정도 계획이 나왔는데 2층은 아직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진락 경주시의회 의원은 "사업 예산이 315억원에서 195억원으로 줄면서 사업부지도 좁아져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국가 공모 사업을 포기하면 페널티를 받기 때문에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위탁 기관도 경주시설관리공단, 경주문화재단, 민간업체 등에서 서로에게 미루다가 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일이 늘어나는 만큼 재단에 인력을 보강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시설 인증 못 받아 개장 못 해…영양 산촌문화누림센터 지난달 11일 찾은 영양군. 군청이 있는 읍내를 지나 10분가량 오르막길을 걸으니 '산촌문화누림센터'가 나왔다. 건물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아치 형태의 독특한 형태로 근사하게 지어졌으나 내부는 어수선했다. 찜질방이 들어설 예정인 시설은 문이 굳게 닫혔고, 일부 유리창은 금이 간 채 방치돼 있었다. 이곳은 '산촌문화 누림터' 사업으로 지어진 시설이다. 지역의 청정 이미지를 활용해 생태마을과 친환경 메카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농업학교, 농업체험공간, 산수유 공원 등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기본계획상의 농업학교에서 변경된 것이 산촌문화누림센터다. 건물 자체는 2020년 12월 준공했으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Barrier Free)' 인증을 받지 못해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영양군은 교육연구시설이었던 이곳을 주민들을 위한 체험 시설로 바꾸고자 찜질체험시설과 식당을 추가하기로 사업 계획을 2018년 10월에 변경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에 따라 최종 건물 소유주가 공공기관이면서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될 경우 BF인증을 받아야 한다. 찜질방과 식당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이라 BF인증이 필요해 영양군은 일부 설계를 다시 하고, 계단 난간 설치와 출입로 폭 확장 등 보완 공사를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산림문화누림센터는 정식으로 개장하지 못한 채, 공무원들의 회의 장소나 출자출연기관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관광지 역할을 못 하지만 전기 사용과 환경정비 등에 군 예산은 꾸준히 지출되고 있어 BF인증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민우 영양군 산림이용팀장은 "건물 준공은 마쳤으나 BF인증 때문에 보완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계속 연락을 취하며 조율 중이고,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인증을 받아야 내부 시설 위탁운영을 위한 절차들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팀사팀

    2024-05-27 18:33:50

  • [3대 문화권 대해부] '관광' 없고 '이용객' 찾지 않는 외딴곳…3대 문화권 맞나요?

    [3대 문화권 대해부] '관광' 없고 '이용객' 찾지 않는 외딴곳…3대 문화권 맞나요?

    "뱀이 나오고 웃자란 풀에 길도 사라졌어요. 정말 탐방길이 맞나요?"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고령 개경포공원. 3대 문화권 사업으로 조성된 '낙동강 역사너울길'을 찾아 나섰지만 입구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문화해설사 집은 텅 비어 있었고 안내판에 '현 위치에서 왼쪽으로 더 가면 너울길'이라는 한 줄만 있었다. 온라인 검색이나 3대 문화권 홈페이지 어디에도 정확한 주소가 없었다. 한 개인 블로그에 '나루터 상회 가게 옆 작은 계단으로 올라가면 너울길로 갈 수 있다'는 글이 유일한 단서였다. 이를 따라서 겨우 입구를 찾았다. 너울길은 입구부터 꽤 경사가 가팔랐다. 경사로에는 손잡이나 밧줄 지지대 등은 없었다. 길 중간의 작은 계곡에는 임시로 만든 철제 다리가 놓여있었다. 녹 쓸고 삐걱대는 다리는 성인 두 명이 오르기 힘들 만큼 좁고 약했다. 2시간을 걷는 동안 곳곳에서 뱀들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 '멧돼지 주의'라는 현수막은 있었지만 뱀에 대한 경고문은 없었던 터라 당황했다. 절벽 옆 안전 펜스 기둥은 아래가 썩어 기울어져 있었다. 또 풀들이 성인 허리춤만큼 자라있어 길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위험하다고 판단해 목표지점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낙동강 역사너울길 사업에는 모두 23억원이 투입됐다. 구간은 ▷개호정~부례관광지 1코스 ▷개호정~어목정 유허지 2코스로 나뉜다. 개경포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이곳을 잘 모르는지 사람들이 별로 안 찾아온다. 길 자체가 미끄러워 위험하기도 하다. 자갈도 많고, 보수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며 "경사가 심한 곳에 원래 미끄럼방지 야자수 매트가 깔려있었는데 지금은 다 벗겨졌다. 화장실이나 손 씻는 곳도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3대 문화권 사업지 가운데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 곳들이 적지 않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관광지로서 매력도가 떨어진다. 특히 이용객 집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편익 추정도 어렵다. 준공‧개장한 41개 사업 중 9개가 이용객이 파악되지 않는다. 이들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709억 원에 이르며, 대부분 수변 탐방로와 근린공원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성과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탐방로를 조성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가서 시설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용객이 적어서 시설을 개선하는 데 예산을 더 들이기가 쉽지 않다"며 "있는 시설을 유지‧보수하면서 이용객 편의를 높일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5-26 19:38:00

  • [3대 문화권 대해부] 안내도 홍보도 부족…관광 정보 어디서 찾아야 하나?

    [3대 문화권 대해부] 안내도 홍보도 부족…관광 정보 어디서 찾아야 하나?

    3대 문화권 사업이 추진된 지 15년이 됐지만, 관광지 안내와 홍보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젊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온라인 마케팅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경상북도는 3대 문화권 사업지를 홍보하고자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94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흩어진 시·군의 관광자원을 8개 권역으로 묶어 테마별 여행상품으로 개발하는 '경북문화기행 하이! 스토리(HIStory) 경북' 사업을 진행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맛 멋 여행 ▷디스커버리 가야 ▷화랑 즐거운 경험 ▷선비의 힐링 ▷인생샷 김칠구 등 8개 권역에 대한 홍보 팸플릿을 제작했다. 아울러 홍보 서포터즈와 경북 하이스토리텔러 청년 크리에이터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재 '하이 스토리 경북'은 홈페이지 하나만 남아있을 뿐이다. 2022년 이후 홍보와 안내는 멈춰진 상태다. 현재 홈페이지에선 3대 문화권 사업지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권역별 팸플릿 자료 내려받기 정도만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홍보에 이용한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상태였으며,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해 1월 올라온 새해 인사가 마지막 게시물이다. 하이스토리 경북 홈페이지 이외에는 3대 문화권 관광지를 안내하는 온라인 공간은 없다. 자세한 관광 정보를 얻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관광 안내 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볼 수밖에 없다. 아울러 경상북도는 지난해 1억원 예산을 편성해 여행 할인 통합플랫폼인 '투어054'에 여행상품을 할인하는 '경북e누리', '경북 워케이션' 상품과 함께 3대 문화권 관광지 입장료 할인 판매에 나섰지만, 올해는 아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3대 문화권 사업 홍보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운영했다. 하지만 이미 관광 홍보 채널인 '경북나드리'가 있어 도의회 등이 통합 운영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관련 내용을 이관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5-26 19:12:00

  • [3대 문화권 관광지] 자세히 보아야 관광지…방치된 길·주민 산책로로 전락

    [3대 문화권 관광지] 자세히 보아야 관광지…방치된 길·주민 산책로로 전락

    3대 문화권 사업장 대구경북 전역에 분포돼 있다. 넓게 흩어진 탓에 외딴곳에 홀로 떨어져 있거나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들이 있다. 특히 계획 당시 둘레길 열풍에 맞춰 수변길과 공원이 조성됐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찾지 않거나 주민 산책로로 전락했다. ◆나 홀로 덩그러니, 저 건물은 뭘까? 벚꽃이 활짝 핀 지난 4월 5일. 상주 낙단보 자전거길에도 봄꽃을 즐기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낙단보를 지나는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라이딩족이었다. 이들은 낙단보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받고 다시 자전거길에 올랐다. 인증을 위해 멈춰 섰을 때 건너편 낙동강역사이야기관(이하 이야기관) 외관만 잠깐 스치듯 바라볼 뿐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이야기관 주차장 입구에서 30분간 오가는 20여 명을 지켜봤다. 외부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잠시 들른 2명을 제외하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에서 온 김윤한(38) 씨는 "자전거를 타고 낙단보 옆을 지날 때 처음엔 큰 건물(이야기관)이 있어 궁금하긴 했지만 지나는 길목이어서 막상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인근에 편의점도 없고 전시물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사업비 526억원을 들여 3층 규모로 지어진 이야기관은 '나 홀로 위용'을 뽐내고 있을 뿐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다. 1, 2층에 마련된 전시관에 뱃나루, 어린이도서관과 쉼터, 낙동강과 상주의 역사, 과거 낙동강 모습 등을 전시 중이다. 대부분 글과 사진으로 채워졌다. 무료인 이곳을 찾은 사람은 줄어드는 추세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야기관은 지난 2019년 4만7천명이 다녀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만1천명까지 방문객이 줄었다. 이후 2022년 2만4천명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는 2만명에 그쳤다. 같은 상주 내 외진 곳에 조성된 또 다른 3대 문화권 사업장이 있다. 바로 '거꾸로 옛이야기나라 숲'이다. 이곳은 속리산 자락 화북면 일대 14만㎡ 부지에 어린이체험전시관인 이야기공작소와 명상숲길, 우복학당 등이 조성됐다. 사업비가 252억원에 달한다. 이곳은 화서나들목에서 북쪽으로 21㎞를 이동해야 한다. 북대구나들목을 기준으로는 약 1시간 40분이 걸리는 거리다. 고속도로를 내려선 굴곡이 심한 산길을 지나야 한다. 피서지로 유명한 쌍룡계곡 인근으로, 여름철 한때 사람들이 주로 몰리는 편이다. 상주시 관계자는 "거꾸로 옛이야기나라 숲은 오는 7월부터 민간에 운영을 맡겨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채워 넣을 계획"이라며 "낙동강역사 이야기관은 2016년에 지어졌기 때문에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위탁을 통해 전시 내용을 확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곳이 관광지?…주민 산책로로 전락 주민들이 풀숲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 강아지를 앞세워 도심 하천을 따라 산책을 즐겼다. 초등학생 2명은 하천 징검다리 사이에서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갔다. 지난 4월 16일 오후 1시쯤 찾은 영덕군 영덕읍 중심을 흐르는 덕곡천 풍경이다. 덕곡교를 시작으로 영덕시장 입구로 이어지는 900m 구간을 친수공간으로 정비됐다. 이곳은 3대 문화권 사업 중 '동해안 연안 녹색길'로 조성된 곳이다. 관광지보다는 주민 산책로로 이용된다. 사업 추진 때부터 관광사업이 아닌 도시재생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랐지만 크게 개선된 내용은 없다. 산책로와 데크, 쉼터가 있는 하천 공원 수준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덕곡천을 단순히 산책로만 두기보다 지난해부터 환경예술제 같은 축제를 여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관광지 취지에 맞춰 축제와 공연 규모를 더 키워 관광객을 유입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수변 공간을 관광지로 조성했지만, 방치된 곳들도 있다. 칠곡의 '낙동강 역사 너울길'은 어디서부터 사업 구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했다. 칠곡보 오토캠핑장~호국의 다리~칠곡보 등 10㎞ 사업 구간 안내판은 부식이 심해 지도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사업 취지와 동떨어진 중국 제원시와 전북 완주군 등 자매도시를 상징하는 공원과 조형물이 있었다. 의성 '비봉산 푸른 문화길' 사업으로 조성된 효천지 수변 산책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 나무 데크는 곳곳에 검은 곰팡이가 폈다. 무료인 캠핑장은 식수대 이외에 캠핑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했다. 의성에서도 관광자원이 부족한 북부지역에 있는 데다 인근 관광지인 대곡사와는 6㎞나 떨어져 있어서 관광지로서 매력도가 떨어졌다. 의성군 관계자는 "효천지 탐방로는 방문객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활성화와 연계방안에 대한 논의도 없다"고 말했다. 포항 일월문화공원은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전시관과 산책로가 조성돼 있었지만, 실상은 애견동반 동네 공원에 지나지 않았다. 애견과 산책하는 사람 중 일부는 제대로 배변을 처리하지 않아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곳을 관리하는 한 직원은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이용객들이 많다. 감시카메라도 있고 배설물 안내판도 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배변 봉투 안 가져온 사람에게 검은 봉지를 나눠주면 기분 나쁘다고 던지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철현 대구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인기가 있던 여러 가지를 넣으려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며 "시설 조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관광지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2024-05-26 18:27:00

  • [3대 문화권 대해부] 이대로 '방치'되게 둘 것인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은?

    [3대 문화권 대해부] 이대로 '방치'되게 둘 것인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은?

    콘텐츠 부실, 지자체의 활성화 의지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긴 채 시설 유지·보수를 위한 세금만 낭비하는 관광지가 많다. 특히 관광 트렌드가 단체에서 개인 위주로 변하고, '힐링' 키워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생태 탐방로들이 관광자원으로 많이 개발됐으나, 그 가운데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방치된 곳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 주민 중심의 민간협의체를 조직하고, 주변 상권·문화 인프라 개발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역지자체 주도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일 대구가톨릭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활성화 방안을 구상할 때 용역 업체 의견만 듣는 경우가 있는데, 외지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둘러보고 제시한 대안과 보고서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며 "잘되길 가장 바라는 사람들 즉 그 지역 내 주민들, 사회경제 조직, 학계 전문가들을 모아 상설 기구로 운영하며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순히 산책만 하려고 먼 거리에 있는 길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관광지의 매력을 올리려면, 그 길 주변에 카페, 식당 등 '먹을 것'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요소가 '걷는 것'과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워낙 오랜 기간 진행된 사업이고, 담당했던 인원들이 많이 바뀌어 사업 종료 후엔 관심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광역지자체와 시군 사이에 협업과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체계적인 중간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21년 경북에서 3대 문화권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3대 문화권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국내·외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할 근거가 마련됐다"며 "각종 탐방로 등 2개 이상 기초지자체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아우를 광역지자체가 중심이 돼 홍보 활동을 펼쳐야 한다. 걷기 대회 등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 위주로 홍보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2024-05-23 19:32:00

  • [3대 문화권 대해부] 보수만 하면 ok? 새로움 없이 방치되는 관광지들

    [3대 문화권 대해부] 보수만 하면 ok? 새로움 없이 방치되는 관광지들

    3대 문화권 사업 관광지 가운데 필요한 시설만 보수하고 새로운 콘텐츠 없이 관행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치된 경우도 있었다. 갈수록 오래된 시설이 많아지면서 '세금 먹는 하마'만 늘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해파랑길 18코스…열악한 도보 환경·시설 하자 지난 14일 동대구역에서 오전 10시 4분 출발 기차를 타고 30분 뒤 포항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포항 해파랑길 18코스의 시작점인 칠포해변에 내렸다. 3대 문화권 사업 중 '동해안 연안 녹색길'에 포함된 곳이다. 입구 안내판 옆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인증 스탬프를 획득한 뒤, 오전 11시 42분부터 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18.9㎞에 달하는 모든 구간이 데크로 조성된 게 아니었다. 왕복 2차로 도로와 마을 이면도로, 자갈길, 모래밭 등을 걸어야 했다. 6시간 48분 동안 해오름 전망대, 오도리해변, 이가리닻전망대, 월포해수욕장 등 주요 지점을 지나 종점인 화진해수욕장에 다다랐다. 특히 도로 옆을 걷는 구간은 위험했다. 사람 한 명이 통행하기에도 힘들 만큼 폭이 좁아 달리는 차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했다. 제때 시설 보수가 이뤄지지 못한 채 방치된 곳도 눈에 띄었다. 칠포해수욕장과 해오름전망대 사이 가파른 계단의 경우 기둥이 뽑혀있고 난간 손잡이 일부가 떨어져 추락 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월포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세워진 안내판은 뽑힌 채 쓰러져 있었고, 팻말도 훼손된 상태였다. 즐길만한 콘텐츠도 부족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두루누비' 앱에 소개된 18코스의 볼거리로는 해골바위, 전망대, 방파제 그림들, 벽화 등이 있지만 일부 전망대를 제외하곤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곳이 없었다. 바위는 안내문만 달랑 설치돼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동물이 그려진 방석리 방파제 그림들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졌다. 또 다른 문제는 대중교통이 여의찮다는 점이다. 코스 종점인 화진해수욕장에서 버스로 포항역까지 가려면 1시간 넘게 걸린다. 우선 배차간격 40분에 오후 6시가 막차인 송라지선 마을버스를 타고 송라면행정복지센터까지 가야 한다. 거기서 25분마다 오는 5000번 급행버스로 환승해 28개 정류장을 지나야 포항역에 도착할 수 있다. 사실상 택시 이용이 필수다. 이날 매일신문 취재진은 기차비 2만900원(동대구역~포항역 왕복), 택시비 4만9천200원(포항역→칠포해수욕장 1만7천850원, 화진해수욕장→포항역 3만1천350원) 등 교통비로만 7만100원을 지출했다. 포항에서 20년 넘게 택시를 운전한 A(59) 씨는 "주말엔 화진해수욕장 안내판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 종종 있다. 해파랑길을 다 걷고 포항역 가려고 택시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고, 운전자도 사고 걱정 없이 운전할 수 있게 해파랑길 일부 차도 구간에 보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최근 북구 둘레길 정밀안전점검 용역을 진행하는 등 시설물 보수에 나섰다. 이한국 포항시 걷는길조성팀장은 "경상북도가 올해부터 2027년까지 포항 구간만 국가 지원 지방도 확장공사를 진행하는데, 해파랑길이 포함돼 1m 폭 정도의 노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셔틀 운영 계획에 대해선 "해파랑길에만 운영하기엔 수요가 적어서 어렵다"고 말했다. ◆데크길만 '달랑'·버섯 자라는 기구… 매년 관리비만 눈덩이 '솔누리 느림보 세상 사업'은 경북 청송군의 3대 문화권 사업으로, 당초 달기약수 지구, 주산지 지구, 너구마을 지구, 탐방로 등 4개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지금은 탐방로만 조성돼 있다. 2018년 장난끼공화국을 탈바꿈해 만들어진 달빛예술학교는 요리, 미술, 공예, 예절 다도체험 등이 진행됐으나 코로나19 이후 2021년부터는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탐방로는 사실상 나무 데크길만 조성된 수준으로, 지난 2016년 6월 준공돼 10년 가까이 흘러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다. 청송군에 따르면 탐방로는 공사비 57억6천만원, 자재비 31억3천만원으로 설치에만 89억원 가량 예산이 투입됐다. 여기에 목재 데크 부패를 막기 위해 도장 공사를 실시하는 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억620만원을 썼다. 이 비용은 2018년 936만원에서 2019년 1천398만→2021년 3천84만→2022년 2천9만→2023년 3천193만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운영 수익이 없는 상황에 시설 유지보수를 위해 투입되는 세금만 점점 증가하는 것. 청송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3대 문화권 사업 중에서도 부진한 곳으로 분류됐고, 현재로선 추가 사업 진행 없이 개보수 정도만 담당하고 있다"며 "이미 준공된 탐방로의 경우 청송에 있는 주왕산 주산지 등 인기 관광지와 연계해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 군의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개장한 영천 화랑설화마을 역시 시설 유지·보수 비용이 2020년 4천700만원에서 2021년 9천86만→2022년 1억3천369만→2023년 4억3천765억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4D돔영상관·신화랑우주체험관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바람에 설화재현마을에 대한 관리는 소홀했다. 영천시에 따르면 2020~2023년 설화재현마을 시설의 유지·보수에 집행된 금액은 49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4D돔영상관과 신화랑우주체험관에 투입된 예산은 1억1천만원에 이른다. 이러한 차이는 시설 상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설화재현마을 시설들의 노후화가 상당했다. 안내판이나 과녁 등 시설물 중 일부는 겉이 벗겨져 녹슨 부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화랑의 계율인 세속오계를 한 글자씩 맞춰 완성해보는 퍼즐 놀이 기구의 경우 퍼즐이 헛돌았고, 퍼즐 사이에 버섯이 자란 것을 확인했다. 지난 3월 26일 방문 후 이달 12일 다시 찾은 확인한 결과, 버섯은 제거돼 있었으나 일부 퍼즐이 고정되지 않는 문제는 그대로였다. 아예 방치하다시피 한 관광지는 더 있었다. 지난 3월 29일 방문한 고령 대가야생활촌. 이곳에 오두막집 형태로 조성된 '하늘미술관'은 건물 외벽부터 이용객들의 낙서가 가득했다. 내부는 더 심각했다. 빈센트 반 고흐, 바실리 칸딘스키, 클로드 모네의 그림이 걸린 벽면은 낙서로 뒤덮여 원래 작품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 조형물, 앉은뱅이 테이블, 큰 테이블 가릴 것 없이 다 낙서에 점령당한 모습이었다. 상주 직원이 없어서 이용객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비치된 그림 도구로 시설물에 낙서를 남긴 것이다. 하늘미술관 관련 민원이 쏟아지자 고령군은 지난달부터 재단장에 나섰다. 지난 12일 다시 찾은 하늘미술관은 외벽의 낙서는 지워진 상태였고, 입구엔 출입 제한 팻말이 걸려있었다. 남중석 고령군시설사업소 팀장은 "학원 등에서 단체로 온 어린 이용객들이 과격하게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차라지 '낙서의 성지' 콘셉트로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미관상 좋지 않아 리모델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4-05-23 19:11:00

  • [3대 문화권 대해부] 이게 116억 들인 관광지?…김천 무흘구곡전시관 방치

    [3대 문화권 대해부] 이게 116억 들인 관광지?…김천 무흘구곡전시관 방치

    지난 15일 오후 3시쯤 김천 증산면 무흘구곡전시관. 김천 시내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차로 40분이 걸려 도착했다. 석가탄신일 휴일임에도 관광객은커녕 주민들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2017년 12월 세워진 전시관에는 안내 직원이 보이지 않았다. 작은 책상 위에 출입자명부와 볼펜 하나만 놓여있었다. 한쪽 벽면에 있는 '문화체험실 소식통' 게시판은 텅 비어 있었다. 1층 전시실도 초라했다. 첫 전시부터 조명이 꺼져 어두컴컴했고, 일부 스크린 화면과 키오스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무흘점빵, 무흘문고, 문화체험실로 구성된 2층 역시 불이 꺼졌고 인기척이 없었다. 무흘구곡이란 조선 중기 학자인 한강 정구가 경북 성주와 김천에 걸쳐 흐르는 제1곡 봉비암부터 제9곡 용추까지의 절경을 읊은 시를 가리킨다. 무흘구곡의 총길이는 35.7㎞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긴 구곡이다. 무흘구곡전시관은 3대 문화권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무흘구곡 경관가도'의 대표 시설이다. 이 사업에 2012~2017년에 걸쳐 국비 75억원을 포함해 모두 116억원이 투입됐다. '무흘구곡의 다양한 가치를 관광 자원화한 문화 공간 조성을 통해 선조들이 풍경 향유 방식을 발견한다'는 취지다. 100억원 이상의 혈세를 들였음에도 무흘구곡전시관은 무관심 속에 방치된 모습이었다. 지난해 방문객은 578명에 그쳤다. 전시관을 둘러본 뒤 방문한 제5~9곡 역시 관광 명소화에 실패한 모습이었다. 각 곡엔 관련 시비(詩碑) 조형물과 포토존 안내판, 벤치 정도만 있을 뿐이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 힘들었다. 제7곡 만월담처럼 화장실이 없거나, 제8곡 와룡암같이 주차장이 없는 등 기본적인 시설마저 갖추지 못한 곳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4시쯤 방문한 제5곡 사인암에선 오랫동안 방치돼 지저분한 텐트 옆에서 식사하는 나들이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 식수대는 일부 기둥이 뽑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후 방문한 제7곡 만월담 역시 장애인전용 주차면의 주차블록이 깨지거나, 두 개 중 하나가 없는 등 관리가 미흡했다. 입구에는 버려진 누더기 이불이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4월 2일 첫 방문 때 본 나뭇가지에 걸린 까만 비닐도 그대로였다. 제7곡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엔 경북 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된 '한강 무흘강도지' 입구가 있다. '쓰레기 불법투기 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있음에도,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쓰레기가 경관을 해쳤다. 배출 요일 및 시간을 준수하지 않아 경고스티커가 붙은 쓰레기 봉지도 보였다. 제9곡 용추폭포의 경우 연석 4개가 분리된 채로 방치돼 있기도 했다. 대부분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근린공원 역할도 못 하고 있음에도, 무흘구곡전시관과 5~9곡에 사용되는 시설유지보수비로만 매년 평균 6천만원 상당의 세금이 쓰이고 있다. 꼭 필요한 시설 보수만 하고, 지자체에서 홍보 및 활성화 방안 마련에 관심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김천시는 무흘구곡 관련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도 않고, 전시관 리뉴얼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천시 관계자는 "무흘구곡전시관은 시 차원에서도 2층 체험실 대관 활성화 계획 등을 수립했지만 지리적 특성상 이용객이 많지 않아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천 사례처럼 시설의 노후‧방치는 3대 문화권 사업 곳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관광지들은 개장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이 낡고 정책적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개장한 41개 사업 중 이미 5년 이상 지난 곳이 65.9%(27곳)에 달한다. 기획탐사팀

    2024-05-23 18:38:00

  • [3대 문화권 대해부]

    [3대 문화권 대해부] "그냥 산책길인줄" 용두사미로 끝나고, 재투자도 하세월인 관광지들

    3대 문화권 사업 가운데 초반 계획 보다 콘텐츠의 양과 질이 후퇴한 관광지가 있다. 콘텐츠의 양과 질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지지부진하다. 콘텐츠 개선에 대한 의지 자체가 부족한 지자체가 많을뿐더러, 추진하려고 마음먹어도 예산 확보 단계에서부터 막혀 재단장에 하세월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용두사미로 끝나다… '킬러' 빠진 킬러 콘텐츠 지난달 16일 오전 10시쯤 재개관에 맞춰 방문한 지상 2층 규모의 경산 동의한방촌. 1층은 한의원과 족욕체험실, 약초전시장, 화장품 판매장, 식당과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2층은 사무실과 약재 창고 등으로 사용했다. 1층 사용면적이 1천800㎡에 불과한 건물 안에 각종 시설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어 상가건물이나 단과대학 강의동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식당 역시 내부가 약 150㎡로 좁아 평일 낮임에도 자리가 모자랐다. 외부 산책로 역시 둘러보는 데 20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넓지 않았다. 3대 문화권 사업 중 '동의(東醫) 참 누리원 조성사업'은 대구와 영천, 그리고 경산에 의료 및 한방 산업과 연계된 역사·문화·관광 공간을 창출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그 가운데 한방휴양지구로 지정된 경산은 자연과 불교, 한방이 접목되는 순례길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경산은 당초에 팔공산의 불굴사와 선본사 일대에 순례길, 템플스테이 체험관, 캠핑장, 쌈지공원, 약초야생화단지, 전망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사찰과의 협의 과정에서 마찰을 빚었다. 결국 사업대상지가 삼성현역사공원 근처로 바뀌었고, 현재의 경산 동의한방촌이 됐다. 이 사업은 2010년 기본계획에선 5만4천㎡ 부지에 4천400㎡ 면적의 건축물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성 과정에서 용두사미가 된 것이다. 입지를 변경하면서 계획보다 축소된 4만9천㎡ 부지에 2천700㎡ 면적의 건축물에 그쳤다. 대구시와 접근성이 양호하고 현재 운영을 위탁한 대구한의대와 가까운 이점이 있지만, 기본계획상 핵심이었던 템플스테이 등 불교 관련 사업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생겼다. 현재 동의한방촌은 내부 한의원 진료, 족욕 등 체험 콘텐츠 이외에 외부는 즐길거리가 없어 산책하는 게 전부다. 기존 계획에 있던 약초야생화단지가 조성되긴 했지만 안내판만 있고 특색 없이 방치된 실정이다. 지난 2018년 중간평가에서 "약용식물의 지역 연관성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한방체험관과 더불어 약초야생화단지를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한방체험관에만 초점 맞춰 운영되고 있다. 경산시 관계자는 "약초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이 굉장히 까다로워 현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의지 부족… 리뉴얼 기약 없는 콘텐츠 포항시에는 3대 문화권 사업 가운데 '신라문화 탐방 바닷길 조성사업'으로 남구 동해면에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과 '귀비고' 전시관이 지난 2019년 건립됐고, 오천읍에 일월문화공원이 2022년 조성됐다. 사업비는 모두 487억원이 투입됐다. 신라문화 탐방 바닷길 조성사업은 포항을 배경으로 한 삼국유사의 연오랑세오녀 신화를 관광 콘텐츠로 활용해 신라 역사 관광지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동해안을 따라 주변 지역 신라문화자원과 연계를 꾀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귀비고는 포항시 출자출연기관인 포항문화재단의 위탁, 일월문화공원은 포항시의 직영 형태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방문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귀비고는 지하 1층의 제1, 2전시실을 제외하면 즐길 콘텐츠가 부족했다. 지상 1~2층엔 일월문화 관련 짧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일월영상관과 경북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일월라운지, 그리고 카페가 전부였다. 옥상정원이 마련돼있으나 포토존 조형물만 설치돼있을 뿐 썰렁했다. 귀비고는 지난 2018년 중간평가에서도 "충분한 전시물이 확보되지 않아 물리적 시설 활용도를 높여야 하며, 옥상에 전망 관련 시설 추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이미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전시 트렌드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개장한 지 5년이 지난 만큼 대대적인 리뉴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지방재정365를 통해 살펴본 결과,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귀비고 콘텐츠 개선' 내용을 포함한 포항시 '관광자원 개발' 예산이 잡혔지만, 정작 이와 관련해 지출된 내역은 2022년 귀비고 태양관 전기시설 출입금지 휀스 설치, 귀비고 계단실 지붕 및 옥상 포토존 보수 등 시설비뿐, 콘텐츠 개선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귀비고 측도 리뉴얼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지자체의 의지 부족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부서에서 리뉴얼 계획이 있더라도, 예산 확보를 위해선 시의회 등 여러 단계에 걸쳐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난관이 많다. 포항시 컨벤션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귀비고 콘텐츠 리뉴얼 관련으로 예산팀에 올해 2억원을 요청했으나, 현재 다른 현안 사업이 많아 우선순위에서 밀려 실현되진 못했다"며 "예산이 없어 현재로선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2024-05-22 20:22:43

  • [3대 문화권 대해부] 관객은 '몰입'을 원한다…'빛의 벙커' 정병목 감독 인터뷰   

    [3대 문화권 대해부] 관객은 '몰입'을 원한다…'빛의 벙커' 정병목 감독 인터뷰  

    현장 전문가들은 단순 정보 전달 위주의 하드웨어형 전시보단, 공간과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이 전시물 안에 포함돼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주 서귀포 성산에 지어진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을 리모델링해 2018년 개관한 '빛의 벙커'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를 선보이며 전시 업계에 반향을 일으킨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이곳은 높은 층고(내부 높이 5.5m)와 넓이 1㎡의 기둥 27개가 나란히 있는 깊이감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고화질 프로젝터와 대용량 서버, 3D 음향 등 최신 기술을 통해 관람객이 전시물을 보는 것이 아닌, 오감으로 전시물을 느끼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가 이뤄지기에 최적의 장소다. 빛의 벙커와 서울에 있는 빛의 시어터를 운영 중인 ㈜티모넷의 정병목 감독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은 인터넷 검색만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며 "그렇기에 사람들은 글자, 단편적인 영상 위주의 정보 전달형 전시를 보기 위해 굳이 멀리 있는 전시관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OTT 활성화로 노트북, 스마트폰의 한정된 화면 안에서 영상을 보는 것이 익숙한 시대가 됐고, 관객은 단순한 영상을 넘어 임장감(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며 "가령 신라 화랑에 대한 설명문이나 영상이 아닌 실제로 화랑들의 전투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박물관 유물, 역사적인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전시에도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다만, 몰입형 미디어아트 기술이 구현되려면 최소 4m 이상의 높은 층고와 건물 내부의 깊이감 등이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큐브형 전시관 건물에선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콘텐츠 업데이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국가사업을 통해 건물을 조성할 땐 세금 낭비를 최대한 줄여 경제적으로 만들려고 하므로 미디어아트 전시에 적합한 규모의 건물을 확보하긴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렇다면 전시 콘텐츠 자체의 매력을 강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콘텐츠 업데이트를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사업 특성상 사업 예산을 받아 전시관을 다 짓고 나면, 그 이후로도 콘텐츠 업데이트에 필요한 예산이 계속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기획탐사팀

    2024-05-22 20:22:35

  • 오토바이 타고 '드래곤' 잡는 신라 화랑?…3대 문화권 사업 취지 '실종'

    오토바이 타고 '드래곤' 잡는 신라 화랑?…3대 문화권 사업 취지 '실종'

    3대 문화권 사업 관광지 내 전시·체험 콘텐츠 상당수가 식상하고, 애초 사업 취지와 관련성이 떨어진다. 또 유사 사업 간 연계성과 차별성이 부족한 곳들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시기법·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일찍 준공된 곳일수록 리뉴얼이 시급하지만, 지자체 등 운영 주체들의 의지 부족,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재단장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래 도시서 오토바이 타는 '화랑'?…관련성 부족 콘텐츠 '신화랑 풍류체험벨트 조성사업'은 경주, 영천, 경산, 청도 등 4곳 시군에 걸쳐서 추진된 3대 문화권 사업 안에서도 굵직한 편에 속한다. 이 4개 사업의 예산은 모두 합쳐 2천억 원에 달한다. 각각 지역 자원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신라 문화권 관광거점 지역으로 육성하고, 신라의 중요 자산인 화랑정신을 체험, 교육, 계승함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교감하는 신개념 전통 문화관광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와는 달리 매일신문 취재진이 4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관련성 낮은 콘텐츠 ▷지역 간 연계성·차별성 부족 등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쯤 영천시 금호읍 화랑설화마을을 찾았다. 2020년 개장해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이곳은 일요일인데도 가족 단위 관광객 한 무리만 보일 뿐 한산했다. 입구에서 분수대가 있는 '풍월못' 뒤편으로 걸어가면 원기둥 형태의 신화랑주제관이 나왔다. 주제관은 4D돔영상관, 신화랑우주체험관, 키즈카페인 화랑배움터로 구성됐다. 4D돔영상관에서 상영하는 3D 애니메이션은 무늬만 '화랑'일 뿐 일반 SF 판타지 애니메이션과 다를 바 없었다. '화랑단' 소속 주인공들은 빔을 발사하는 총을 무기로 쓰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미래 도시의 건물 사이를 날아다녔다. 등장인물들의 옷차림에서도 '화랑'과 관련이 없었다. 신화랑우주체험관 역시 화랑과 관련성 적은 체험과 전시가 상당수 차지했다. 기기에 탑승해 VR헤드기어를 쓰고 날아오는 악당들을 총으로 쏴서 없애는 '화랑의 심신훈련'이란 체험은 총을 쏘면서 '드래곤'을 쓰러트리는 등 화랑과 걸맞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됐다. 체험관 절반 가까이는 화랑과 관련 없는 우주 콘텐츠로 채워졌다. 화랑설화마을 관계자는 "평일에 방문자가 별로 없고 주말이나 연휴에 가족 단위로 반짝 이용객이 늘어난다"며 "찾는 사람 중 화랑에 관심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다른 3곳에서도 비슷비슷한 콘텐츠가 이어졌으며, 화랑만의 매력을 살린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주 화랑마을 화랑전시관과 청도 화랑풍류마을 화랑발상지기념관에는 서로 비슷한 전통놀이 체험 기기가 있었다. 스크린을 통해 4가지 전통놀이와 관련된 게임을 할 수 있는 체험인데, 경주에 있는 기기엔 '농주'가, 청도엔 '격구'가 있다는 것만 다르고 ▷칠교(조각 맞추기) ▷투호 ▷축국(축구) 등 은 두 곳이 겹쳤다. 사업 초반 계획에는 ▷경주는 화랑도 수련 덕목의 핵심인 '도의를 서로 연마하는' 거점지구로▷영천은 화랑 설화를 연출한 휴양·체험·관람시설로 ▷청도는 심신수양, 화랑무예, 예술을 총괄한 심신수련의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으로 ▷경산은 화랑도 수련공간을 복원하고 전통문화행사를 재현한 공간으로, 각각 나름의 특성이 있었다. 그러나 영천, 경주, 청도 모두 단체가 아닌 개인 단위 이용객이 즐길 만한 콘텐츠는 전시관 관람, VR과 국궁 체험으로 한정돼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경산의 마위지는 사실상 근린공원 수준으로, 평가할 만한 콘텐츠 자체가 실종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관광자원 유형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시설 조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이 추진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응진 대구대 관광경영과 교수는 "관광자원은 크게 자연, 문화, 사회, 산업 등 4가지로 분류되는데 경주, 청도, 영천, 경산이 어떤 유형의 자원에 특화될 수 있는지 연구해 각자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며 "각 지역 상주 직원들의 복장을 지역별로 색깔만 다른 화랑 코스튬으로 통일한다거나, 4개 지역 스탬프 투어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통일성과 연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자만 한가득…매력 없는 콘텐츠 그런가 하면, 하드웨어 중심의 시대에 뒤떨어진 전시 기법으로 잊혀 가는 전시관들도 많았다. 3대 문화권 사업 중 '신라 본(本) 역사지움 조성사업'으로 지난 2019년 경북 의성군에 건립된 최치원문학관. 203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으나 규모에 비해 지루한 전시로 문학관을 다 둘러보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3월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찾은 최치원문학관 내부는 한산했다. 사무실과 세미나실 등이 들어선 1층, 휴게실과 게스트룸으로 쓰이는 2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시가 이뤄지는 곳은 지하 1층뿐이었다. 지하 1층은 최치원 선생의 일대기와 필사본 영상자료를 볼 수 있는 전시실이 조성돼 있으나 글자가 빼곡히 적힌 패널만 가득할 뿐이었다. 전시된 계원필경, 격황소서 등 최치원 선생이 집필한 책자는 모두 복제본이었고, 영상자료도 한 방송사에서 제작한 최치원 선생 일대기 다큐멘터리의 영상을 활용한 것으로, 최치원문학관만의 차별성이 떨어졌다. 이를 방증하듯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치원문학관 방문객은 7천881명에 그쳤다. 문학관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있는 고운사의 지난해 이용객이 8만9천805명에 달했다. 문학관이 의성에서도 외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용객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문학관 담당자는 "고운사 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가 입장료가 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분들도 많다"며 "외지에 있다 보니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올해는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이용객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글자 위주의 '무매력' 전시관은 흔하다. 3대 문화권 사업으로 건립된 전시관 대부분이 2020년도 전후로 개장해, 요즘 전시 트렌드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영주 무섬마을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천지인사상문화체험관'은 천, 지, 인 3가지 테마로 나눠 역술과 천문 관련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시설은 깔끔했지만, 팔괘, 음양, 사상, 태극 등 생소한 개념에 대한 설명을 넓은 족자 위에 긴 글로 써 놓아 이해하기 어렵고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성주 중심지에서 차로 30분 정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거쳐야 도착할 수 있는 가야산역사신화공원 테마관도 비슷했다. 2층의 정견모주와 가야 건국 신화를 주제로 조성된 트릭아트존 등 일부를 제외하곤 단조로운 조형물과 글자 위주의 패널 전시가 따분함을 자아냈다. 용바위 전설을 소개하는 블라인드 위엔 원고지 1.9장(공백 제외 280자) 분량의 글이 아래 영문 번역과 함께 빼곡히 적혀있었다. 옆에 백운리 마애여래 입상, 박이현 설화에 대한 소개도 똑같은 방식으로 전시돼있어,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현대인의 눈길을 끌기에 역부족으로 보였다. 테마관 리뉴얼 계획에 대해 성주군 관계자는 "아직 3대 문화권 사업이 전체적으로 완료되지 않아 각 사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관련 예산이 잡히지 않아 현재로선 리뉴얼 계획은 없다"고 했다.

    2024-05-22 19: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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