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하던 원유 가격 제동에 중국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원유 수입을 대폭 줄이고 자국 수요를 조절해 사실상 산유국 협의체 OPEC+처럼 유가 조절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 원유 급등…최악 피했다
9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하루 1천400만배럴의 원유 수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러자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지만, 다행히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3월 112달러를 찍은 후 현재 84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는데, 전쟁 전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지만 감내할 만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 배경에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가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2월 하루 1천160만배럴에서 5월 550만배럴까지 수입량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을 30달러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OPEC+ 회원국들의 생산 조절이 아닌 수요 조절로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이전 석유시장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라 특히 관심이 쏠렸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원유 비축 ▷수출 통제 ▷국내 수요 감소 등을 통해 원유 가격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전쟁 전 1년간 중국은 초과공급 우려에 따른 가격 안정기를 틈타 2억배럴의 막대한 원유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원유 비축량이 10억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는 데 비하면 엄청난 양이다.
◆ 비축유·수요 조절…물가 안정 효과
전쟁 발발 전 출발한 마지막 원유 화물이 도착한 4월 이후부터 석 달간은 비축분 중 상업용 원유 1억5천만배럴, 하루 약 150만배럴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국은 3월 이후 석유제품 수출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수출도 절반 수준까지 줄였다. 이를 통해 중국 정유업체들은 하루 120만~180만배럴의 원유를 아낄 수 있었다.
국내 석유 사용량 감소도 눈에 띈다. 6월 기준 중국 정유업체들의 원유 처리량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하루 270만배럴 감소했다. 휘발유 생산은 14%, 경유와 항공유 생산은 각각 21% 감소했다.
당국이 연료가격 통제를 중단해 지하철이나 자전거 등 대중교통에 수요가 쏠렸다. 5월 첫 주 연휴기간 전기차 충전량이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석유화학 과잉생산분 사용,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교통 투자 등으로 에너지 체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유연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가 급등기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월 1.3%에서 7월 1% 수준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로이터는 원자재 분석업체 스파르타 커머디티스 등을 인용해 중동의 원유 공급이 안정화되더라도, 전동화 등 영향으로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800만~900만배럴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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