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휴게소(광주방향) 식당은 밤 10시면 셔터를 내렸다. 심야에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탓이다.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 5대가 주방에 들어오면서 이 매장은 24시간 영업으로 바뀌었다. 돈가스와 찌개류를 포함한 5가지 메뉴를 새벽에도 낸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심야 식사 공백을 사람 대신 기계가 메운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휴게소 관계자는 2021년 3곳에서 2025년 103곳으로 늘었다. 4년 만에 34배다.
◆ 189곳 중 61곳만 밤에 밥을 팔았다
심야 식당의 사정은 오래 나빴다. 도로공사가 2024년 9월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전국 189개 휴게소 가운데 밤 9시 이후 식당가를 연 곳은 61곳, 32%에 그쳤다. 나머지는 야간에 따뜻한 밥을 파는 창구가 사실상 없었다.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 운영 표준계약서 제8휴게소 관계자의 24시간 상시 운영을 명시하고 있다. 규정은 있어도 구인난에 이행이 따라가지 못했다. 같은 시점 야간 식당을 대신할 무인 식당은 전국 9개소, 무인 편의점은 28개에 머물렀다.
◆ 우동 2분, 시간당 200인분
기술은 이 공백을 겨냥해 들어왔다.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인천방향)는 라면·우동·한식 3기의 '휴게소 로봇셰프'를 두고 동시에 최대 14인분을 조리한다. 시간당 최대 처리 용량은 200인분이다.
조리 시간은 주문 접수부터 배식까지 가락국수와 라면이 2분, 탕류가 3분 안팎이다. 한식은 5분 이내에 나온다. 이 코너는 한식과 면류를 합쳐 13가지 메뉴를 24시간 낸다.
메뉴 수도 늘고 있다. 초기 로봇셰프는 만들 수 있는 음식이 2종 수준이었지만, 다관절 로봇이 들어오면서 돈가스·찌개류를 포함해 5종 이상으로 넓어졌다.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안산휴게소 중국음식 코너의 로봇웍 1대는 시간당 25인분을 조리한다.
◆ 갈비탕 1만2000원에서 9000원으로
이용자가 체감하는 대목은 가격이다. 도로공사는 로봇 조리 코너 메뉴를 기존 유인 식당가 판매가보다 약 20% 낮게 매겼다. 인건비 부담이 줄어든 몫을 판매가에 반영한 구조다.
문막휴게소의 품목별 단가를 보면 갈비탕은 1만2000원에서 9000원으로 25% 내렸다. 유부우동은 6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16.7% 낮아졌다. 개장 초기에는 30% 할인 행사도 붙었다.
설비값은 가볍지 않다. 식사류 조리로봇의 대당 평균 도입 가격은 약 9400만원, 커피류 무인 제조 로봇은 1억원 수준이다. 2025년 기준 커피 로봇은 88개 매장에서 돌았고, 식사류 조리로봇 운영 매장은 15곳으로 총매출 42억원을 넘겼다. 매장당 연 2억8000만원꼴이다.
◆ 경부선 8곳 확대, 남는 문제는 일자리
확산은 노선 단위로 간다. 휴게소 운영사 대신기업은 2024년 8월 경부선 칠곡(양방향)과 언양 등 8개 휴게소에 조리로봇을 설치하는 협약을 맺었다. 우동과 라면 조리를 로봇에 맡기기로 했다.
반대편의 걱정은 고용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관계자는 휴게소 내 단순 조리 일자리가 줄고 고령층 노동자의 고용 불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야 구인난 대응책이 주방 인력 감축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도 2024년 2월 인터뷰에서 "사람이 24시간 하기 곤란한 건 제한적으로 로봇을 활용하는 게 4차 산업혁명 격변기에 맞는 일"이라며 로봇 활용 범위를 심야로 한정해 밝힌 바 있다.
정책 쪽 판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올해 푸드테크 사업자 신고제를 본격 적용했다. 식품로봇 허브 성격의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도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늘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세계 푸드테크 시장이 2020년 300조원에서 2027년 47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확산 속도만큼 신뢰가 따라붙느냐가 관건이다. 한 푸드테크 전문가는 "대체식품, 조리 로봇, 데이터 기반 맞춤형 식단 등 신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K-푸드테크'의 세계화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도 안전과 투명성에 대한 투자를 비용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신뢰 자본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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