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공단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근로자 수레시 타파(33·가명) 씨는 추석 명절동안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 구미시에서 지원하는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는 타파 씨는 "네팔은 국경을 넘어야 바다를 볼 수 있어 평생 바다를 모르고 사는 국민들이 많다"며 "직접 바다에 가서 바닷물에 발을 담궈보고 싶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근로자 아리프 라흐만(32)씨는 일터에 남기로 했다. 명절날 특근을 하면 수당을 두 배로 받기 때문이다. 그는 "고향집 빠듯한 살림을 생각하면 한 푼이라도 더 버는 선택을 하는 것이 휴식보다는 더 즐겁다"고 웃었다.
추석 연휴에도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기숙사는 불이 켜진다. 구미에서 추석을 맞는 외국인은 8천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지역 외국인은 8천203명이다. 전체 구미시 인구 40만2천여명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22년 4천642명, 2023년 5천369명, 2024년 6천15명, 2025년 7천33명 등 5년 만에 80% 넘게 증가했다.
외국인이 늘면서 '이방인'에 대한 시선과 정책도 바뀌고 있다. 기업과 행정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서 '정착'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숙사다.
구미시는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체류와 장기근속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이 20% 이상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숙사 개·보수와 증·개축 등을 지원한다.
특히 지역 주민으로 연결하는 적극 행정을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필리핀·태국 등 13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 공동체 대표를 위촉, 현장 의견을 행정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복지가 임금과 명절 선물을 넘어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로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의 외국인 인력관리 방식도 바뀌고 있다.
기숙사와 식사, 생활편의시설, 사내 복지 등을 강화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선택과 장기근속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챙기고 있다.
외국인 20명을 고용하고 있는 구미산단 A사는 지난해 5천만원(시 보조금 2천500만원)을 들여 외국인 4인실 기숙사를 1인실로 바꾸고 각각 세탁실·주방을 새로 설치한 후 이직자가 줄었다고 밝혔다.
구미 상공회의소 측은 "구미산단의 외국인 근로자는 제조업 현장의 인력 부족을 메우는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방인이 아닌 우리의 이웃이 됐다"며 "이들의 명절 풍경도 산업도시 구미의 풍성한 문화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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