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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北포로 이송 비공개 합의? 한 적 없어"…李대통령 주장 '정면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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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부 진실게임 양상…각국 야권은 공세에 고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이송한 사실을 전격 공개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가 25일(현지시간) "한국과 포로 이송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바 없다"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겨 아쉽다"던 이재명 대통령의 전날 주장에 정면 반박한 셈이다.

포로 이송 공개 문제로 양국 정계에서 벌어진 공방이 다시금 합의 여부를 둘러싼 외교적 진실게임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전날 야권의 비난을 향해 이례적인 '격정 토로'를 쏟아낸 이 대통령의 발언도 이번 반박을 계기로 다시금 야권의 반발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크라이나 언론 "비공개 합의 없었다" 일제히 인용보도…反젤렌스키 측은 '공세'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 디로바스톨리차 등은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소통담당보좌관이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런(비공개) 합의는 없었고, 사실이 아니다. 특정 포로가 어디로 가는지 숨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포로 이송 문제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부터 우크라이나 언론은 북한군 포로 이송 공개가 한국·우크라이나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진데 이어, 현지 정치권의 쟁점으로도 떠오르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이어왔다. 특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적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젤렌스키를 향한 공세를 펼치는 양상이 주로 전개되고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의 언론 보좌관 옥사나 토로프는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의 '비공개 합의 위반' 발언을 직접 거론하며 "양국 간의 합의와 비밀 유지 약속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젤렌스키 측을 비판했다. 토로프는 젤렌스키가 유엔 총회 연설 도중 해당 사실을 전격 공개한 점을 겨냥해 "화려한 쇼, 과장된 홍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리트빈 보좌관이 이를 부인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토로프는 재차 "내가 알기론 그런(비공개) 협상이 있었다"며 "포로 협상은 전쟁 중 한국과의 협력에 관한 훨씬 더 큰 협상 과정의 일부였고,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리트빈 역시 "침묵(비공개)하기로 한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에 나섰다.

잘루즈니 대사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로, 현지에서는 젤렌스키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 외교가에서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소재로 미래 권력의 정점을 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트빈은 한국 언론의 질의에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리트빈이 대통령실 외신 채팅방에서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개방된 나라"라며 "우리 군인들이 포로로 잡은 이들을 어디론가 그저 비밀리에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RBC우크라이나는 자국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이 문제를 숨기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으며, 포로와 관련한 문제라면 절대 숨기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포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은 "키이우와 서울 간 논쟁은 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비밀 유지 합의를 위반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대통령은 정보 공개를 '잔인하고 무책임한 행위'로 규정했다"며 "우크라이나의 판단으로는 모든 것을 완전히 비밀에 부치는 것도 이상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징치고 춤추고 광고, 잔인" 이 대통령 강력 발언, 우크라 반박에 빛바래나?

전날 이 대통령은 SNS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보낸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 포로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두고 야권에서 비판이 이는 것에 대해서도 "타당하고 정당한 비공개 조치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심지어 이 대통령은 이어 "남북 관계가 어떻게 되든, 누군가 죽어 나가든, 국익이 손상되든 개의치 않고 성과를 생색내느라 포로 송환 사실을 징치고 춤추며 온 세상에 광고했을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의 비공개 노력이 이해가 안 될 뿐 아니라 심지어 '뭔가 문제 될 게 있나' 싶을 것"이라며 "이처럼 잔인하고 무책임할 수는 없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공식 반박이 나오면서, 야권의 공세가 재차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측의 반박이 '비공개하기로 한 구속력 있는 협약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한국이 '포로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인지했더라도, 이것이 양국 간의 '합의'라고 볼 지에 대해서는 양국 간 이견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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