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을 '사법리스크를 안고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라는 하나의 프레임에 올려놓았다.
시작은 닮았다. 두 사람 모두 개인 형사사건을 안은 상태에서 국가 지도자가 됐다.
그런데 재판정 앞에서 갈라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중에도 법정에 서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5개 형사재판은 취임 뒤 모두 멈췄다. 양국 법제도 차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배숙 의원의 시선을 따라가면 다시 두 사람이 모이는 지점이 생긴다. 네타냐후 총리가 "재판을 미루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비판과, 이재명 대통령이 멈춰 있는 자신의 재판을 둘러싼 사법·정치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사법부와의 충돌도 불사하는 것 아니냐는 '방탄' 프레임이다.
◆"네타냐후, 재판 미루려 전쟁 불사"
조배숙 의원은 26일 오전 8시 39분쯤 페이스북에 '사법 리스크가 있는 자는 국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맨 먼저 네타냐후 총리를 언급하며 이렇게 적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처지입니다. 그는 자신의 재판을 미루기 위해 끝내 전쟁을 불사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보다 사익과 개인의 안위가 먼저인 것입니다. 사법 리스크를 짊어진 인물이 국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 국가가 어떤 파국에 직면하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비극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실제 뇌물·사기·배임 혐의 등으로 2019년 기소돼 2020년부터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현직 총리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해 직접 증언도 했다.
조배숙 의원 말대로 전쟁과 안보 상황을 이유로 재판이 미뤄진 사례도 있다. 2025년 6월 예루살렘지방법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외교·안보상 사정을 들어 요청한 재판 연기를 받아들였다. 2026년에도 이란과의 군사충돌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로 재판이 중단됐다가 비상상황이 끝난 뒤 재개됐다.
◆닮은 '사법리스크'…한 사람은 출두, 한 사람은 중지
두 사람 모두 개인 형사사건을 안은 채 국가 지도자가 됐지만 법정에서의 모습은 정반대다.
이스라엘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것과 같은 재직 중 형사 불소추특권이 총리에게 없다. 이스라엘 기본법은 현직 총리에 대한 기소와 형사재판 절차 자체를 예정하고 있다. 그래서 네타냐후 총리는 집권하면서도 법정에 계속 서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전 공직선거법·대장동·위증교사·경기도 법인카드·대북송금 등 5개 형사재판을 받고 있었다.
취임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한민국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이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소추'에 이미 시작된 재판의 계속까지 포함되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지만, 각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중단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법리스크 평행이론'이라는 수식보다는, 같은 출발점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진 사례에 가깝다.
◆두 국가 수장의 '전쟁 불사'와 '사법충돌 불사'
그러나 조배숙 의원의 글은 다시 두 사람을 하나의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인다.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재판을 미루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비판을 적용했다면,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형사재판을 둘러싼 사법환경을 바꾸기 위해 사법부와의 충돌까지 감수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 맥락이다.
최근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를 둘러싼 재제청 갈등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후보의 재제청을 요구했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행정부와 사법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를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무력화하고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명백한 위헌적 폭거"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공소취소 논란과 형사사법제도 개편 논의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과 연결해 이렇게 적었다.
"형사사법 체계를 흔들어 자신의 방탄을 완성하려는 시도 역시 도를 넘었습니다. 특검과 형사소송법 손질을 통해 어떻게든 공소를 취소하거나 기각시키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결국 조배숙 의원의 논리를 압축하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는 '재판을 미루기 위해 전쟁도 불사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멈춘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하기 위해 사법부와의 충돌도 불사하는 것 아니냐'는 두 갈래의 사법리스크 비판이 만들어진다.
◆재제청·DMZ·대북정책도 '사법리스크'로 귀결?
이어진 글에서 조배숙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을 지킨 결정으로 평가하며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 나오는 '선출 권력의 민주적 정당성' 논리에 대해서도 "3부는 동등한 헌법기관으로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를 지탱하는 것이 헌법의 기본 원리"라고 반박했다.
최근 발생한 DMZ 폭발 사고와 대북정책도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재판과 연결시켰다. 조배숙 의원은 "이 모든 굴종과 무리수의 배후에는 대북송금 재판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의원은 결국 "이것이 바로 사법리스크를 안은 자를 결코 국가 지도자로 세워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일침하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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