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제약사 제넨셀 창업자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신약 개발이 엄청난 금전적 이득과 관련된 일임을 알면서 협조했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재판부는 김 의원 청탁 전달 행위의 위법성을 직접 판단하지는 않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건 판결문에서 임상시험 승인 청탁이 이뤄진 과정을 다루며 이같이 적시했다. 강 교수는 전날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김 의원에게 청탁을 전달한 브로커 양모 씨에게 6억원을 지급하고, 이를 정상적인 투자금인 것처럼 꾸민 혐의를 유죄로 봤다. 판결문에는 양씨가 김 의원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하는 과정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재판부는 "양씨는 (강 교수와 통화하며) 국회의원 김승원을 '오빠'로 칭하면서 그가 '실세'로서 식약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또한 판결문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021년 10월 7일 김 의원에게 강 교수가 개발하던 신약의 임상시험 승인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써주거나, 식약처에 관련 사정을 전달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에 대해 "김승원은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완전 수천억원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일단 관련 자료를 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같은 달 12일 식약처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양씨에게 "너만 보라"면서 전달한 사실도 판결문에 담겼다.
이후 양씨가 강 교수에게 '김 의원이 일이 잘 풀리면 정치후원금 상한인 500만원을 지원해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정황과, 식약처 승인이 난 뒤 강 교수가 김 의원 후원금 계좌에 돈을 보내려 했지만 모집 한도가 차 실제 송금으로 이어지지 않은 일도 재판 과정에서 다뤄졌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양씨는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하던 김승원을 통해 관할관청의 수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청탁했다"며 "김승원은 신약 개발이 엄청난 금전적 이득과 관련된 일임을 알면서 협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강 교수)도 금전 수수에 관해 엄한 제한을 받는 김승원에게 법적으로 허용되는 후원금이라도 보내서 보답하려 할 만큼 그로부터 받은 도움이 컸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며 "그렇다면 피고인은 청탁 가교 구실을 한 양씨도 역할에 상응하는 대가를 줘야 한다고 여겼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제넨셀은 김승원을 통해 청탁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며 "정당한 직무행위에 대한 청탁도 금전을 대가로 하는 이상 처벌되므로, 승인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는지는 범죄 성립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판결은 김 의원의 청탁 전달 행위 자체가 위법했는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판결문에도 김 의원이 강 교수 측의 요청을 식약처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별도 판단은 담기지 않았다.
앞서 김 의원은 2021년 10월 양씨의 부탁을 받고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김 의원이 알선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한 혐의는 인정된다고 보면서도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았고, 재수사를 요구하는 고발이 잇따랐다. 현재 사건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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