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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대통령 피소…인도네시아 산불 연무에 17만5천명 호흡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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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원주민 연대 '나파스 칼바르', 폰티아낙 지방법원에 집단소송 제기…7일 첫 심리

대규모 산불로 짙은 연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에서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화재 대응 부실을 규탄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I 생성 이미지)
대규모 산불로 짙은 연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에서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화재 대응 부실을 규탄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I 생성 이미지)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 시민·원주민 단체들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들어 4만8천 헥타르(약 185제곱마일)가 불에 타면서 발생한 연무로 17만5천 명이 넘는 급성 호흡기 환자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9월 17일 '나파스 칼리만탄 바랏(서칼리만탄의 숨결)'이라는 이름의 시민사회 연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 등 25명의 공직자와 국가기관을 상대로 "산림·토지 화재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혐의로 집단소송을 냈다.

소장은 폰티아낙 지방법원에 사건번호 292/Pdt.G/2026/PN Ptk로 접수됐으며, 첫 심리는 7일로 잡혀 있다.

원고단에는 군도원주민연맹(AMAN) 서칼리만탄 지부, 환경단체 라만 푸융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 가톨릭 청년회 지도부, 그리고 시민활동가 시실리우스 라미가 포함됐다. 피고로는 대통령·부통령 외에 국가경찰청장, 국가재난관리청(BNPB) 청장, 서칼리만탄 주지사와 지방경찰청장, 보건부·산림부·환경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집계한 급성 호흡기 감염 환자 17만5천 명 가운데 11만6천 명 이상이 서칼리만탄 주민이었고, 이 중 2만8천 명 가까이가 5세 미만 영유아였다.

원고 측 법률팀을 이끄는 글로리오 사넨 변호사는 "화재가 급성 호흡기 감염 환자 급증을 유발하고 등교·항공 운항을 방해하는 등 시민의 건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사넨 변호사는 지역 정부의 "예산과 자원 부족"을 근거로 이번 산불을 국가재난으로 선포할 것을 법원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소송은 국가 행정관들에게 각자의 임무와 책임에 따라 일하라고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산불은 11년 만에 최악의 규모로, 적어도 8월부터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인접국으로 유독성 연무를 퍼뜨리고 있다. 이번 산불은 '슈퍼 엘니뇨'로 기온이 오르고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더욱 빠르게 확산됐다.

글로리오 변호사는 자카르타포스트에 "중앙정부와 각 부처, 지방 행정부 사이에 서칼리만탄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소송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2016년에도 환경운동가 7명이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장관들, 지방정부를 상대로 전년도 중앙칼리만탄 산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전례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환경 소송은 법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칼리만탄 지역에 인공강우를 재개하고 헬리콥터 30대를 공중 진화와 순찰에 투입했다. 폰티아낙 지방법원은 7일 첫 심리를 열고 소송 수리 여부를 포함한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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